안녕하세요.
등갤 형님,  누님, 아우님들.
겁많보 등린이가 인사드립니다.
어제 어머니와 북한산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4차 산행, 어머니는 2차 산행)

어머니는 백운대에 또 오르고 싶어하는 눈치었으나
단호히 백운대는 가지않고 다른 코스 탈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북한산성 입구 ㅡ 대남문 ㅡ 우기동 입구

산성 입구에서 내려서 가는 도중에 빙판길에서 넘어져서
엉덩방아를 찧은 후 근처 가게에 들러 아이젠 7000원 짜리를 구입했습니다. 눈길이라 착용했는데 확실히 미끄럽지는 않으나 발목이 더럽게 불편하여 얼마 안가 벗었습니다. 심지어 어머니는 중간에 벗겨짐.
아까운 14000원 ㅠㅠ.
계곡에 있는 바위를 구경하며 천천히 계곡길을 따라 걸으며 어느 절 앞에 지붕있는 평상에서 컵라면을 먹었습니다.  사람들이 엄청 많아서 좀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고양이가 한 마리 있었는데 그간 등산객들이 먹을 것을 많이 주었는지 완전 돼냥이였습니다.
그렇게 완만한 등산로를 걸어가다 백운대, 대남문 갈림길에서 대남문쪽으로 갔는데 주변에 볼 게 없는 동네 뒷산
같은 코스였습니다. 게다가 눈이 많이 쌓여 앉을 곳도
없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어머니께서 한 말씀 하셨습니다. 마치 동네 뒷산에 온 것같다고 재미없다고. 그러길래
백운대나 한 번 더 가지 왜 이런데로 오냐고. 고관절 아파죽겠는데 쉴 때도 마땅치 않다고.
저는 겸언쩍어 아무말 않고 대남문까지 어찌어찌 올라왔습니다. 그시간이 정말 길게 느껴졌습니다.
대남문에 오르니 그림같은 보현봉이 보였습니다.
그제서야 굳어있던 어머니의 표정이 좀 풀리더군요.
아픈 다리(어머니)도 풀겸 대남문에서 따뜻한 커피와 초코파이를 먹으면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개꿀~~

원래대로 이대로 우기동으로 내려가면 두고두고 욕 먹을
것 같아 보현봉 쪽 성곽길을 올랐습니다. 뿌옇게 건물들만 보일 뿐 별거없었습니다. 근데 거기서 반대쪽을 보니
일단의 사람들이 어떤 바위위에 서 있는 게 보여 왠지
조망이 좋을 것 같아 다시 내려와 반대편 성곽길에 올랐습니다.  

!!!!!!!!
와아야아아~~~
뜻밖의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왼쪽엔 한편의 그림같은 보현봉이, 앞쪽엔 이름은 모르지만 보현봉 못지 많은 봉우리들이 오른쪽엔 진짜 문수봉이
뒷쪽으론 멀리 백운대가.
그간 올라오면서 사진 한 장 안 찍다가 거기서 연방 셔터를 눌러대기 바빴습니다.

백운대에서 무서워서 제대로 구경못한 걸  보상받기라도하듯 넋놓고 구경하다 다른 분들 오시면 비켜드리고 대신 사진 찍어드리고 문수봉 푯말앞에서 사진을 찍었지만 오른편에 좀 더 높은 봉우리가 진짜 문수봉 정상 맞죠?
저 멀리 능선타고 문수봉 쪽으로 오시는 분들이 보여서
어머니께서 재미겠다며 우리도 저리로 가보자 하시길래 제가 기를 쓰고 말렸습니다.

암튼 설악 권금성에 못지 않은 멋진 풍경에 사로잡혀 40분간 구경하다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면서 올라오면서 쌓인 스트레스가 풀렸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아까봤던 그 능선 꼭 타보자 하시길래
그 땐 제 동생하고 같이 가시라 했습니다.

암튼 많이 걸어 다리가 아프신지 내려오면서 많이 쉬느라

시간이 지체됐지만 괜찮은 등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