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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차인 줄 알았던 자동차에 숨겨진 놀라운 사연

dakipos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0.26 16: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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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제네시스의 유럽 시장 전략 차종인 ‘G70 슈팅브레이크’가 영국에서 공개되었습니다. 마치 트렁크를 뒤로 잡아 늘린듯한 비주얼은 기존 G70에 익숙해져 있던 소비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는데요. 더불어 ‘슈팅브레이크’라는 독특한 이름도 관심을 사로잡았습니다.


자동차에 관심이 많으시다면, G70 슈팅브레이크가 ‘왜건’과 유사하다는 것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몇 년 전에 단종되었던 현대자동차의 ‘i40’가 떠오르셨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G70 슈팅브레이크는 i40와 같은 왜건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특히 매끈하게 흐르는 G70 슈팅브레이크의 측면 실루엣은 왜건이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로 역동적인 기운을 뿜어내는데요. 어찌 보면 쿠페스러운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이처럼 묘한 위화감이 느껴지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G70 슈팅브레이크는 왜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슈팅브레이크’라는 별도의 장르로 구분되죠. 그래서 오늘은, 슈팅브레이크만의 유니크함을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슈팅브레이크의 어원을 알기 위해서는 19세기 말까지 거슬러올라가야 합니다.


당시 영국에서는 망아지들의 훈련용 수레를 ‘브레이크’라고 불렀는데요. 이 단어는 시간이 지나면서 짐칸이 넓은 대형 마차를 지칭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이후 사냥꾼들이 마차를 사냥에 동원하기 시작하면서, 이전까지 ‘브레이크’로 불리던 마차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게 됩니다. 그 이름이 바로, 사냥을 뜻하는 ‘슈팅’을 합쳐서 만든 ‘슈팅브레이크’입니다.


<1910 롤스로이스 실버 고스트 슈팅브레이크>


시간이 흘러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슈팅브레이크라는 이름은 또 한 번의 격변을 겪게 됩니다. 이제 막 태동하기 시작한 자동차가 마차를 대신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때부터 슈팅브레이크는 마차가 아닌 ‘최고급 왜건’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합니다.



슈팅브레이크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선빔 알파인’이 등장하면서부터입니다.


당시 영국의 자동차 회사인 ‘선빔’은 ‘알파인’이라는 모델의 다양한 파생 버전을 생산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2도어 쿠페를 시작으로, 세단과 컨버터블도 생산했죠.


그러던 중 1960년, 선빔은 알파인의 왜건 버전인 ‘알파인 슈팅브레이크’를 출시합니다. 평범한 왜건이 아니라, 고급스럽게 다듬은 스포츠 왜건이었죠. 한정판으로 생산된 이 모델의 가격은 기본 모델의 두 배에 달했고 내부는 가죽과 호두나무 트림으로 호화스럽게 꾸며져 있었다고 합니다.


<애스턴마틴 DB5 슈팅브레이크>

<릴라이언트 시미터 GTE>

<볼보 1800ES>


이 유니크한 모델은 자동차 시장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기 충분했습니다. 곧이어 다양한 브랜드에서 이와 유사한 모델을 출시하며, 슈팅브레이크의 대중화를 이끌었죠. 대표적으로 애스턴마틴의 ‘DB5 슈팅브레이크’와 릴라이언트의 ‘시미터 GTE’, 볼보의 ‘1800ES’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쯤 되면 한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그럼 왜건과 슈팅브레이크의 차이는 무엇인지 말이죠.


두 모델을 구분하는 해답은 ‘루프라인’에 있습니다. 루프가 높고 D 필러가 수직으로 각이 져 있으면 ‘왜건’으로 분류되며, 반면에 루프가 낮고 D필러가 완만하게 흐르면 ‘슈팅브레이크’로 구분됩니다.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 에스테이트>

<메르세데스 벤츠 CLS 슈팅브레이크>


왜건 모델인 ‘벤츠 C 클래스 에스테이트’와 슈팅 브레이크 모델인 ‘벤츠 CLS 슈팅브레이크’를 비교하면 그 차이를 더욱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실용성을 중점에 두고 큼직하게 디자인된 C 클래스 에스테이트와 달리, CLS 슈팅브레이크는 금방이라도 달려나갈 듯한 긴장감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G70 슈팅브레이크도 같은 특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후면부가 살짝 부풀었음에도 불구하고, G70에서 보여주었던 특유의 스포티함은 고스란히 유지되어 있죠.


만약 왜건처럼 실용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디자인되었다면, 스포티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짐차’가 되었을 지도 모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슈팅브레이크가 실용성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비록 왜건의 실용성에는 미치지 못할지라도, 세단에 비해선 공간활용성이 매우 우수합니다.


G70 슈팅브레이크의 트렁크 공간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세단 모델 대비 40% 더 넓은 트렁크 공간은 어떤 물건이든 손쉽게 집어삼키죠. 게다가 4:2:4 비율로 접을 수 있는 2열 시트를 활용하면 자전거도 실을 수 있습니다.


슈팅브레이크의 독특한 매력은 마음속 한구석에 숨어있던 구매 욕구를 샘솟게 만듭니다. 특히 아빠들의 드림카로 제격이죠. SUV처럼 실용적이면서 스포츠 쿠페의 감성까지 누릴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완벽한 패밀리카는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정말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선 G70 슈팅브레이크를 만날 수 없습니다. 현대자동차가 공식 입장을 통해 “G70 슈팅브레이크의 국내 출시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라고 못을 박았기 때문입니다.



G70 슈팅브레이크의 국내 미출시는 사실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한국은 왜건의 무덤’이라는 표현만 봐도 그 이유를 금세 알 수 있죠. 무엇보다 세단과 SUV의 강세가 너무나도 뚜렷합니다.


심지어 독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로 선정된 ‘벤츠 CLS 슈팅브레이크’조차 한국 시장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는데, 그 누가 우리나라에서 슈팅브레이크를 팔려고 할까요?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제네시스가 국내 시장에 G70 슈팅브레이크를 출시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물론 예외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국내 소비자의 자동차 성향을 고려하면, 내심 기대를 한번 걸어볼 만도 합니다. 작년 9월 국내 시장에 출시된 BMW의 ‘뉴 3시리즈 투어링’이 대표적입니다.


뉴 3시리즈 투어링은 출시 이후 꾸준히 완판되는 기염을 토하며, ‘한국은 왜건의 무덤’이라는 표현을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차박 캠핑 트렌드가 뉴 3시리즈 투어링의 실용성과 절묘하게 맞물렸기 때문이죠. 이처럼 국내 시장에 깔려있던 왜건에 대한 선입견은 점차 희석되는 분위기입니다.


즉, G70 슈팅브레이크가 어느 날 갑자기 국내에 출시될 가능성도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만합니다. 소수의 고객을 겨냥한 ‘마니아 전략’ 차원에서 말이죠.


현대자동차의 입장에서 G70 슈팅브레이크는 꽤나 중요한 모델입니다. 국내 시장에선 별다른 임팩트가 되지 못하나, 슈팅브레이크에 대한 관심이 높은 유럽 시장에선 ‘제네시스’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증명할 간판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G70 슈팅브레이크가 유럽 시장에서 호평을 얻는다면, 뒤이어 유럽에 상륙할 ‘G80 전동화 모델’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G70 슈팅브레이크가 제네시스가 유럽 시장에 안착할 발판을 마련해 주는 셈입니다.


과연 G70 슈팅브레이크는 슈팅브레이크의 본고장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유럽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쳐서 국내 시장에서도 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짐차인 줄 알았던 자동차에 숨겨진 놀라운 사연

글 / 다키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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