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도통 술 없이는 잠을 못자는 기분이다.

근데 그게 나쁜 습관 같아서 그러지 않으려고 해보는데 밤만 되면 술을 찾게 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우울감에 이유를 찾기가 쉽지가 않다.

한두개가 아니다.

앞으로 내가 나아갈 사회에 대한 두려움과 그런 두려움을 깨지 못하는 나 자신의 한심함과 헤어진 전여친의 대한 생각,

그동안 내가 해왔던 아쉬운 일들의 대한 후회 등.. 고민 할 필요도 없는 불안감들이 나를 가만히 두지를 못한다.

이런 고민들로 인한 우울감이 정말 쓸데없다는 거 정도는 정말 잘 알고 있다.

미래를 걱정하고 두려워하고, 과거를 후회하고, 이불킥하고 그 일에 대해서 찾아오는 우울감에 휩싸여서 당장 해야할 일을 못한다는 것이

얼마나 쓸데없는 걱정인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어릴땐 친구한테 이런 한풀이를 털어놓으면 그나마 위로가 되는 기분이 들었다.

근데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수록 학창시절을 지나 대학을 가는 친구, 그렇지 않은 친구,

그리고 어떤 직장을 선택했는지, 어떤 진로를 선택했는지에 따라서 그 친구들은 제 갈길을 찾아갔고,

지금은 나만 동 떨어져 있는 기분이다.

지금은 굳이 내 미래에 대한 고민이 아닌 그저 정말 쓰잘데기 없는 고민들을 이야기해도,

내가 그렇게 소중하게 여기고, 날 위로해주던 불알 친구들이 내 고민을 나만큼 고민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 가슴 깊이 느낀다.

점점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내가 한순간 한순간 내리는 선택을 아무도 보상해주지 않고,

정말 혼자라는 기분이 절실하게 느낀다.

어쩌면 정말 그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고, 정말 세상에는 나 혼자 뿐이고,

나를 이해하고 내 이런 의미없는 고민들을 이해해주는건 아무도 없다는 걸 점점 알게된다.

난 왜 이런 쓸데없는 우울감의 술과 밤을 지새고,

아무 생각없이 내뱉는 사람들의 말로 밤잠을 설치며 고민하고,

나만 잘하면 된다는 정답을 알고있음에도 우울해할까

모든 일에 그만 예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