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관(崔元琯), 자는 우옹(友翁)이요, 형주(荊州)의 신야(新野) 출신이라. 어려서부터 기개가 남달랐으며, 칼과 창을 익히기를 게을리하지 않았으니, 십 리 밖의 적도 꿰뚫는 활솜씨로 이름을 떨쳤다.

그의 부친은 마침내 전란에 휘말려 적도(賊徒)의 칼날 아래 숨을 거두었으나, 원관은 슬픔을 삼키며 가문의 원수를 갚겠노라 맹세하였다. 열다섯 살에 이미 전장에 나섰고, 유표(劉表)의 군에 들어 그 용맹함을 인정받아 별동대장으로 활약하였다. 그러나 세상은 혼란스러웠고, 유비(劉備)가 형주로 물러왔을 때, 최원관은 스스로 유비를 찾아가 칼을 바치며 말했다.

“천하를 구원하고 백성을 편안케 할 군주는 장차 주공(周公)의 덕을 가진 분이어야 합니다. 저는 마침내 이 몸을 바쳐 대업을 돕고자 하니, 바라건대 주공께서는 저를 시험해 보소서.”

유비가 크게 기뻐하며 관우와 장비에게 말했다.
“이자는 늠름하고 의기가 장하며, 실로 호걸이라 하겠다. 장차 우리 촉의 보배가 될 것이니, 각별히 잘 대해주도록 하라.”

그리하여 최원관은 유비 휘하에서 여러 차례 공을 세웠다. 번성 전투에서는 수십 기를 이끌고 조인(曹仁)의 병참을 끊어 그의 진중을 혼란케 하였고, 한중(漢中)에서는 황충(黃忠)과 함께 위군의 요새를 점령하여 촉군의 승리를 이끌었다.

최원관은 단지 무예만 뛰어난 것이 아니었다. 전략에도 밝아 제갈량(諸葛亮)과 자주 논의를 나누며 계책을 제시하였으니, 그의 용맹과 지략을 모두 겸비한 모습에 사람들이 감탄하였다.

그러나 그의 마지막은 비운으로 끝났다. 제갈량의 북벌 중 위군의 장수 사마의(司馬懿)와 교전을 벌이던 중, 조우전에 나섰으나 적의 복병에 걸려 고립되고 말았다. 최원관은 이에 물러서지 않고 천여 명의 병력을 이끌고 싸우며 적군을 수없이 베었으나, 아군의 구원이 늦어져 끝내 전사하였다.

제갈량이 이 소식을 듣고 크게 통곡하며 말했다.
“원관은 촉의 장수 중 으뜸가는 충신이었다. 이제 이가 없으니 마치 내 팔 하나를 잃은 듯하다.”

그리하여 최원관의 유해를 장안성(長安城) 남쪽 산기슭에 묻고, “충렬후(忠烈侯)”라는 시호를 내려 그의 공을 기렸다. 촉의 병사들과 백성들은 그의 이름을 칭송하며 노래로 전하길,

“강남의 호랑이 울부짖고, 북국의 바람은 잦아드니,
충절의 깃발 아래 최 장수의 이름만 남았도다.”

이로써 최원관의 이름은 역사의 어둠 속에서도 빛을 발하며, 촉한의 위업과 함께 전해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