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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올해 첫 도입 '형사전담법관' 베테랑 이종우 판사 "충분히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03 15: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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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해진 형사사건..."재판도 전문화 필요"
"6년간 변호사, 재판 진행 중 法 불신 지점 알게 돼"
'충분히 듣는 재판'으로 승복도 향상 기대


이종우 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전담법관이 지난달 28일 본인의 사무실에서 전담법관으로서 다짐에 대해 말하고 있다./사진=박범준 기자 artpark@fnnews.com

[파이낸셜뉴스]"변호사를 하고 오니 재판 진행 중 어떤 부분에서 불만이 생기는지 보이더라고요. 절차적인 부분부터 신뢰 확보를 신경써보려고 합니다"
22년간 법복을 입었던 이가 변호사 생활을 뒤로하고 다시 법원으로 돌아왔다. 이종우(57·사법연수원 26기) 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전담법관은 법관과 변호인의 역할을 모두 경험한 후, 재판 진행에서 '소통'이 중요함을 더욱 절감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다시 법관 업무를 시작한 이 판사는 이달부터 맡게 될 사건에서 당사자가 승복할 수 있는 재판 진행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전담법관제는 오랜 경력을 가진 판사를 국민 생활과 밀접한 재판에 배치하는 제도로, 지난 2013년 시행 이래 처음으로 형사 분야에도 도입됐다. 이번에 임용된 형사전담법관 3명 중 가장 베테랑인 이 판사는 1997년 수원지법 판사로 임관한 이후 서울중앙지법, 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 특허법원, 춘천지법 강릉지원 부장판사, 춘천지법 강릉지원장,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역임했다. 이후 2019년 법무법인 세종으로 자리를 옮겨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6년 만에 다시 법원으로 돌아왔다. 지난달 28일 법원으로 돌아온 이유와 목표를 듣기 위해 그를 만났다.

전담법관 제도는 특정 분야의 재판을 전문적으로 담당해 판결의 수용성을 높이고 재판 지연을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에는 민사 분야에서만 운영되다가 올해 처음 형사 분야에 도입됐다. 이 판사는 "형사재판도 사회 변화에 맞춰 더욱 전문화될 필요성이 커졌다"며 "디지털 증거능력 문제, 성범죄·음주운전 등 범죄에 대한 양형 문제 등으로 형사 사건의 복잡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9년 법원을 떠나 변호사로 활동했던 이 판사는 다시 법복을 입게 된 계기에 대해 "변호사로 근무하면서 사건이 어떤 경위로 발생하고 진행되는지, 소송 당사자들이 법원을 불신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며 "이런 경험을 살려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고 법률서비스 수요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더 나은 재판을 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형사단독 전담법관이 맡는 주요 사건은 벌금형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한 경우다. 이는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 공판 절차를 요청하는 사건으로, 당사자들의 불만이 클 가능성이 높다. 성범죄, 폭행·상해, 공무집행방해, 명예훼손, 전자상거래 사기 등 사건 유형이 다양하며, 다수의 증인 신청이 이뤄질 경우 재판이 장기화될 수 있다.

이 판사는 "이 사건들은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인생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문제"라며 "법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재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약식명령 사건 중에는 단순히 금전적인 문제가 아니라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도 있어 판결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판사의 목표는 '충분히 듣는 재판'을 통해 당사자의 승복도를 높이는 것이다. 재판 과정에서 사건과 관련 없는 주장이라도 충분히 말할 기회를 제공해, 당사자가 자신의 주장을 다 했다는 만족감을 느끼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 판사는 "재판장 입장에서는 쟁점과 관련이 없으면 발언을 제한할 수도 있다"면서도 "(당사자 입장에서 발언기회 제공이) 이게 엄청 중요한 문제다"라고 말했다. 발언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판결 결과를 바꾸지는 않더라도, 당사자의 재판 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판사는 전담법관제를 통해 고질적인 재판 지연 문제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하급심 판결에 불복해 2·3심으로 상소하는 비율을 낮출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이 판사는 "승복률이 높아져 항소가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재판 지연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전담법관이 한 재판부에서 계속 근무하면 재판 갱신 절차가 최소화되고, 특정 사건 유형에서 충분한 전문성이 쌓이면 빠르고 정확한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아직은 두 개 재판부만 신설된 상태이고, 재판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어 실제로 지연이 해소될지는 두고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종우 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전담법관이 지난달 28일 본인의 사무실에서 전담법관으로서 다짐에 대해 말하고 있다./사진=박범준 기자 artpark@fnnews.com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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