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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절반을 출소자로 채용했더니 벌어진 일 [주홍글씨 벗는 사람들②]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1.10 16: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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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국 퓨젼테크 대표 "지인과 한 약속 지키려 고용했지만 처음엔 걱정"
"어릴때 부모 보호 못받고 누명 쓴 범죄자도 많아"


10일 경기도 안성시 퓨젼테크 본사에서 만난 강선국 대표./사진=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색안경을 끼고 보기 전에 같은 출발 선상에 놓아주는 기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10명중 8명은 같은 환경만 만들어줘도 실력을 발휘 합니다."
강선국 퓨젼테크 대표의 말이다. 이 회사는 주방용 가구 등을 제조해 한샘, LX 등 대기업에 납품한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의 이 회사 공장엔 직원 33여명이 작업대에 서서 거친 가공작업에 매달린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이들 중 절반인 18명이 출소자라는 사실이다. 그가 출소자들을 고용한 건 2011년부터다. 출소자와 일반 직원 모두 같은 경력이라면 채용 조건이 거의 동일하다. 심지어 회사사람들 모두 누가 출소자인지 다 알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강 대표는 큰 무리 없이 한해 매출 130억원의 회사로 키웠다.

10일 경기도 안성시 퓨젼테크 본사의 작업현장./사진=김동규 기자

■"지인과 한 약속 지키려고 시작"
출소자를 고용한 건 우연한 계기였다고 한다. 10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그는 "약 15년 전인 어느 날, 축구를 매개로 한 지역유지들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슬쩍 나를 떠봤다"면서 "일자리를 못 구하는 출소자를 고용해 보는게 어떻겠느냐고 했는데 그땐 술도 한잔 들어간 터라 별 생각 없이 제안을 수용했다"고 말했다.

귀가한 강 대표는 슬슬 걱정이 앞섰다. 살면서 범죄 경력이 있는 사람을 만나본 일 조차 없었다. 같은 조건이라면 누가 출소자를 고용하겠는가. 그는 "괜히 고용했다 우리 사업장에서 분위기를 헤치면 어떠나 하는 걱정이 가장 컸다"고 회고했다.

2011년 여름.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으로부터 막 교도소를 나온 사람 2명을 받았다. 채용은 했지만 우선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걸치며 처음 그들을 마주했다.

강 대표는 "난생 처음 출소자를 만났는데 걱정처럼 험악하거나 이상한 사람들은 아니었다"면서 "범죄 이력도 전자상가에서 노트북을 훔치거나 부모 형제도 없이 떠돌아다니다가 미해결 사건의 범죄자로 누명을 쓴 것이 전부였다"고 회상했다.

10일 경기도 안성시 퓨젼테크 본사의 작업현장./사진=김동규 기자



■"부적응, 직원 선입견 극복하니 간부도 배출해"
우려하던 일도 많았다. 일과가 불투명했던 출소자들이 일반 직장에 적응하는데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그는 "출소자 직원 중 일부가 술 먹고 사고를 쳐 파출소에 잡혀가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그때마다 각서를 받고 달래봐도 끝내 적응 못해 회사를 떠나는 사람을 봤을 때 마음이 아팠다"고 아쉬워했다.

그래도 강 대표는 꾸준히 출소자들을 받았다. 일반 직원들이 출소자에게 갖는 선입견도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 회사는 출소자들의 신분을 쉬쉬 하지 않고, 일반 직원들과 출소자들이 편견없이 어울리도록 노력했다. 주기적으로 전직원 단합대회를 열며 출소자 출신과 일반 직원들이 섞이게 했다.

그는 "회사 마당에 돼지 1마리 잡아서 구워 먹으며 족구를 하는 등 단합 대회를 열고 있다"며 "별것 아닌 것 같은 흔한 행사이지만, 한번 하고 나면 회사 구성원들 사이에 끈끈한 동료애가 만들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출소자들이 적응하는데는 길게는 6개월 가까이 걸린다고 한다. 적응 후엔 강 대표도 만족하는 순간이 왔다. 안정적인 멘탈을 가지고 작업환경에 익숙해지자 출소자들의 업무 효율도 높아졌다.

그는 "출소자들이 회사에 정을 붙이고 적응하는 순간 일반 직원보다 동일 노동시간 대비 더 많은 상품을 생산해냈다"면서 "우리 회사를 거쳐간 출소자 중엔 회사 간부로 성장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100만원 의무적금 들어야 고용해줘"
강 대표는 출소자들에게 딱 1가지를 '차별대우'한다. '매월 100만원 의무 적금'이다. 고용계약을 작성할 때 강 대표가 요구하는 '제1계약조건'이다. 출소자들 대부분이 말 그대로 "돈 한푼 없이 몸만 오는 사람들이어서 일자리만 만들어주는데서 끝나지 않고, 목돈을 이용한 경제적 자립이 더 중요한 목표가 돼야 한다는게 그의 소신이다.

"그런 것 까지 참견하냐 그럴 수도 있죠. 그런데 그 사람들이 얼마나 모았을까요? 4년동안 1억4000만원 모은 친구도 있고, 돈모아 땀푸트럭(덤프트럭) 사서 독립한 직원도 있고, 식당 차릴 밑천이 거의 다 돼가는 사람들도 있고, 허허허.". 강 대표는 이 고용 조건은 절대 바꾸지 않을 생각이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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