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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2024] 배틀그라운드가 버티고, 신작은 작고 빠르게. 체질 개선 나선 크래프톤

게임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2.06 14:4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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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에 많은 게임사들이 경기 침체로 고전하는 가운데, 크래프톤은 넥슨과 더불어 가장 성공적인 한해를 보냈다.


크래프톤



2022년 1조8540억원의 매출과 751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크래프톤은 2023년에도 1조9105억원의 매출과 768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실적이 소폭 상승했다. 역성장이 대부분이었던 다른 게임사들이 부러워할만한 성과다. 특히, 4분기는 매출 5346억, 영업이익 1643억을 기록하면서 증권가 예상치를 훨씬 웃돌았다.

이 같은 성과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PUBG 배틀그라운드라는 든든한 매출원이 해외에서 꾸준한 수익을 올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해외 매출 비중이 무려 93.6%에 달한다.


크래프톤 2023년 실적



특히, 갑작스런 서비스 중단으로 크래프톤에 위기감을 안겨줬다가 극적으로 다시 서비스가 재개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의 선전이 인상적이다.

크래프톤이 인도 지역 e스포츠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한 덕분인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의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서비스 중단 시점 대비 19% 증가하면서 인도 국민 게임으로 자리잡았다. 크래프톤 지역별 매출을 살펴보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인도에서 퇴출됐던 2022년 4분기에는 아시아 지역 매출 비중이 전체의 67%까지 하락했지만, 인도 서비스가 재개된 이후 84%까지 회복하면서 전체 매출을 견인 중이다. e스포츠까지 확산되면서 게임을 넘어 젊은 층들이 소통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은 장기 흥행을 기대하게 만든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다만, 지난해 말 중국에서 새로운 규제 관련 초안이 발표되면서, 크래프톤 주가가 크게 휘청인 것은 ‘배틀그라운드’ IP 의존도가 높은 크래프톤의 약점을 보여준 사건이다.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의 ‘칼리스토 프로토콜’, 언노운월즈의 ‘문브레이커’ 등 새로운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크래프톤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기에는 모자랐다.

다른 게임사 역시 코로나로 역대급 매출을 찍던 시절과 비교하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상태이지만, 공모가 대비 절반 이하에서 장기간 머무르고 있는 크래프톤의 주가는 ‘배틀그라운드’ 의존도가 높은 크래프톤의 수익 구조에 대한 불안감을 얘기해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공모가 대비 절반 이하에서 머무르고 있는 주가



배틀그라운드 IP의 엄청난 수익 때문에 가려져 있지만, 지난 2021년 진행한 큰 폭의 연봉 인상과 개발 스튜디오 증가로 많이 늘어난 인건비는 잠재적인 폭탄이 될 가능성이 있다. 2020년에는 직원수 1171명에 연간급여총액이 328억 원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직원수 1761명에 연간급여총액이 1376억 원으로 인건비가 2020년 대비 4배 이상 상승했다. 이것도 직원 수 1770명, 1인 평균 급여액이 1억900만원이었던 2022년과 비교해서 많이 줄인 수치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크래프톤의 전략은 빅앤리틀이다. 펍지 스튜디오가 차기 대형 프로젝트로 준비 중인 ‘프로젝트 블랙버짓’, 언노운월즈의 ‘서브노티카2’, 이번에 신설된 크래프톤 몬트리올 스튜디오의 ‘눈물을 마시는 새’ 등의 대형 프로젝트를 장기적으로 준비하고, 그 사이에 시장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한 다수의 소규모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전략이다.


크래프톤의 빅앤리틀 전략



크래프톤은 이를 위해 퍼블리싱 강화를 선언했으며, 신작 개발을 희망하는 자사 구성원 누구나 팀을 꾸려 도전할 수 있는 ‘ 더 크리에이티브’ 제도도 신설했다. 기획안이 통과되면 약 1년 동안 소프트런칭까지 지원해주고, 이용자에게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면, 크래프톤 퍼블리싱을 맡아 정식 출시하게 되는 제도다. 독립 법인은 채용, 개발, 운영의 자율권이 주어지며,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소규모로 운영된다. 최근 스팀얼리액세스로 발매된 플라이웨이게임즈의 ‘트리니티 서바이버즈’는 크래프톤의 바뀐 전략을 보여주는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더 크리에이티브 제도를 통해 출시된 트리니티 서바이버즈



올해 크래프톤 라인업은 지난해 지스타에서 선보인 던전크롤러 장르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K심즈라는 별명을 얻은 ‘인조이’,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의 ‘프로젝트 블랙 버짓’ 등이 주력이 되고, 나머지는 ‘더 크리에이티브’ 제도를 통해 발굴된 소규모 프로젝트들이 이를 뒷받침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 중 ‘인조이’와 ‘프로젝트 블랫 버짓’은 아직 올해 출시를 확정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상반기 출시 예정인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지스타에서 상당한 완성도를 선보여, 올해 크래프톤 핵심 타이틀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올해 주력 작품이 될 다크앤다커 모바일



물론, ‘다크앤다커’ 관련으로 아이언메이스와 넥슨이 프로젝트 도용 소송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엄청난 비난이 쏟아지고 있긴 하다. 하지만, 원작이 해외 이용자가 46만명을 넘길 정도로 인지도가 높고, 원작의 게임성을 모바일로 완벽히 구현한 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엄청난 비난이 쏟아질 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을 감수하고 선택할 만큼 매력적인 IP였다는 얘기다.

그리고,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긴 하나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원작의 이름만 사용하고, 게임 리소스는 블루홀스튜디오에서 자체 개발했기 때문에, 소송 결과가 큰 문제가 안될 가능성이 높다. 소송 결과와 상관없이 ‘다크앤다커’ 상표권 자체는 아이언메이스 소유이기 때문이다.

소송에서 이기면 금상첨화이고, 만약 소송에서 진다고 하더라도, 크래프톤이 ‘다크앤다커’ 상표권을 쓰는 것은 문제가 안될 확률이 높으며, 그 경우에는 크래프톤의 ‘다크앤다커 모바일’이 유일한 ‘다크앤다커’ 게임이 된다. 최악의 경우 ‘다크앤다커’ 이름을 아예 못 쓰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미 ‘다크앤다커’ 팬들에게 충분한 인지도를 쌓아뒀기 때문에, 다른 이름으로 출시하면 그만이다. 상당히 얄밉지만, 크래프톤 입장에서는 잃을 것이 없는 전략적인 선택이다.

다만, 사업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기업 이미지 측면에서는 분명히 대미지가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더 크리에이티브’ 제도를 통해 발굴되는 게임들 역시 개발 기간이 짧기 때문에 완전한 신작보다는 기존 인기 게임을 벤치마킹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역시 기업 이미지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 ‘배틀그라운드’가 처음 나왔을 때처럼 시장에 충격을 줄만한 창의적인 게임이 하나 터져주길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12개로 늘어난 독립 스튜디오



지난 2021년에 엄청난 공모가로 화려하게 코스닥에 데뷔한 이래 ‘배틀그라운드’ IP 의존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배틀그라운드’ IP가 예상을 뛰어넘는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올해 역시 중국 규제 같은 대형 폭탄이 터지지 않는 한 ‘배틀그라운드’가 든든하게 매출을 견인해줄 테니, 그 시간 동안 새로운 도전을 하면 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AI도 적극적으로 R&D하고 있고, 제페토와 손을 잡고 메타버스 플랫폼 ‘오버데어’도 준비하고 있는 등 미래를 위한 신사업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고, ‘더 크리에이티브’ 제도를 통해 시장 트렌드를 반영하는 탄력적인 개발 조직 구조도 갖췄다.


제페토와 손잡고 만드는 메타버스 플랫폼 오버데어



그동안 ‘뉴스테이트 모바일’, ‘칼리스토 프로토콜’ 등 대형 게임들을 준비하는데 많은 시간을 쓰면서 무거운 움직임을 보였지만, 올해부터는 다른 게임사에 비해 풍족한 상황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서 더욱 더 과감한 도전을 시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용자 중심의 게임 저널 - 게임동아 (ga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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