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인생 영화가 있기 마련이다. 영화 속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짜릿한 모험을 하고 운명의 상대와 사랑을 나누기도 하는 등 인생에서 겪기 어려운 일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며 대리만족을 한다. 자신이 재미있게 본 영화에 공감하는 이들과 만나면 서로의 인생 영화 얘기를 나누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되기도 한다.
이런 경험을 보드 게임으로 만들어 화제가 된 작품이 있다. 보드 게임 전문회사 젬블로가 진행한 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사업을 통해 개발되고, 정식 출시까지 성공한 보드 게임 '시네마 코드'가 그 주인공이다.
보통 영화를 소재로 한 새로운 작품은 특정 IP를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게임은 특정 영화를 주제로 한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감명 깊게 본 영화의 명장면을 연상해 맞추는 독특한 컨셉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게임동아에서 '시네마 코드'를 개발한 김경태 작가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시네마 코드'에 대해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시네마 코드
Q : 보드게임 ‘시네마 코드’는 어떤 게임인가요?
A : “혹시, 영화 좋아하세요?” ‘시네마 코드’는 사랑했던 영화 속 최고의 순간들을 떠올려보고 단서를 통해 맞춰보는 영화 추리 보드게임입니다. 평소에 영화를 잘 보지 않아서 영화를 잘 모른다고 하더라도 ‘영화 카드’와 ‘힌트 토큰’을 통해 정답을 충분히 맞힐 수 있습니다.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는 게임이죠. 영화 제목을 맞혀야 하거나 영화 내용을 세밀하게 기억하지 않아도 되니 부담 갖지 않아도 됩니다.
게임은 영화를 떠올리게 만드는 참신한 일러스트가 있는 ‘영화 카드’ 80장을 무작위로 섞은 뒤 56장을 배치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1명이 출제자가 되어서 배치된 카드 중 비공개로 1장을 선택한 후 ‘힌트 토큰’을 이용해 다른 플레이어들이 정답을 맞힐 수 있게 힌트를 줍니다. 주머니에서 ‘힌트 토큰’을 뽑아 최대 5개까지만 힌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한정된 힌트 안에서 다른 플레이어보다 빠르게 정답을 맞히는 순발력 및 센스가 필요합니다.
Q : ‘시네마 코드’만의 재미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시네마 코드’는 크게 2가지 재미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영화를 대표하는 일러스트 ‘영화 카드’들입니다. 영화의 한 장면을 직접적으로 그리지 않고 그 영화의 핵심 아이콘과 색상 등을 통해 묘사하여 알 듯 말 듯 표현했습니다. 80장의 일러스트 ‘영화 카드’들이 어떤 영화를 표현했는지 맞혀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둘째, 영화에 대한 감상 포인트를 나눌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영화를 감상한 후 표현하는 방식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함께 게임을 하는 사람이 누군지에 따라 배치된 ‘영화 카드’에 따라 게임의 양상도 새롭게 달라집니다. ‘시네마 코드’의 모든 게임구성물 또한 영화와 관련 있게 디자인되었습니다. ‘팝콘’ ‘콜라’ ‘영화 티켓’등으로 말입니다. 플레이어들은 게임을 하면서 영화관에 온 느낌을 느끼며 좋아했던 영화를 다시 생각해보기도 하고 보지 못한 영화에 대해 흥미가 생기기도 합니다.
영화관을 떠올리게 만드는 구성품들
Q 2020년 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사업을 통해 개발한 게임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과정으로 개발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 세상에는 너무 많은 영화가 존재하고 영화와 비슷한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이 다양한 장르로 세상에 나와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영화관을 찾는 사람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영화에 대한 사랑은 OTT등을 통해서도 표현됩니다. 저 또한 그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2020년 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사업으로 인해서 오준원 멘토님과 다양한 멘티님들과의 만남은 게임 제작에 관해 깊이 있는 얘기를 나눌 기회를 만들어주었습니다.
또한 젬블로에서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보드게임 제작에 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취미의 테마나 장르를 게임에 녹아들게 하면 좋다는 멘토님의 의견 덕분에 영화에 관련된 게임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영화와 관련된 보드게임의 경우 영화 제작 테마로 영화제에서 상을 타는 목적으로 만든 게임들이 많았고 특정 영화를 게임 안에 넣은 게임은 없었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이름만 들어봐도 무슨 영화인지 대강 아는 흥행작 및 신드롬을 일으켰던 영화들로 최대한 선택하여 카드를 구성하였습니다. 예쁘고 참신한 카드들을 많이 깔아 놓고 게임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이번 ‘시네마 코드’에 그대로 반영되었습니다.
Q : 보드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울 것 같습니다. 개발자를 꿈꾸는 분들을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A : 보드게임을 취미로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직접 보드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혼자서 보드게임을 개발하는 건 나침반 없이 망망대해를 돌아다니는 느낌이었던 거 같아요. 보드게임 모임, 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사업 참여, 보드게임에 관심 없는 친구 등 많은 사람과 수차례 테스트 플레이를 해보면서 의견을 듣기도 하고 조언들을 수렴하며 좋은 게임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순수하게 보드게임을 정말 좋아한다는 열정이야말로 게임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힘이 되었던 거 같습니다.
김경태 작가
Q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A : ‘시네마 코드’를 통해서 아직 소개하고 싶은 영화들이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새로운 확장카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신작 게임으로는 색다른 메커니즘을 사용하는 그림 그리는 파티게임을 구상 중입니다. 파티게임 하면 언제나 빠지지 않는 것이 그림 그리기 메커니즘인데요. 그림을 잘 못 그리는 사람은 게임을 좋아하지 않거나 싫어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부분을 보완해줄 새로운 그림 게임을 만들 예정입니다. ‘시네마코드’를 시작으로 보드게임의 대표 작가로서 이름을 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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