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메카=김미희 기자] 예상할 수 없던 대형 사건이 연이어 발생햇던 2023년은 연말에도 조용하지 않네요. 한때 게임쇼 3대장으로 손꼽혔던
E3가 완전히 문을 닫습니다. E3는 게임쇼 중에도 단연 으뜸으로 손꼽혔습니다. 1995년부터 시작해 그 해에 출시되거나 주요 게임사가 야심차게 준비한 신작을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로 자리잡으며,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종합 게임쇼 중 가장 높은 관심을 받았죠.
E3는 일반 참가자 입장을 받지 않고 게임업계 관계자나 언론 등에만 개방하는 B2B 중심 행사로 열린 적이 많았기에 방문객 수는 다른 게임쇼에 비해 많지 않았습니다. 다만, 발표되는 출품작에 대한 주목도나 그 해 게임쇼 레이스 시작을 알린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컸습니다. E3에서 신작이 처음 발표되고, 주목도 높았던 타이틀이 그 이후에 열리는 게임스컴이나 도쿄게임쇼에서 시연 버전을 내는 것은 연간 게임쇼 루틴처럼 자리잡기도 했습니다.
그 이름값으로 인해 과거에는 E3에 출전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게임사의 위상이 서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펄어비스가 검은사막 PS4 버전을 처음으로 출품했던 E3 2019, 넥슨이 현재는 서비스가 중단된 로브레이커즈와 야생의 땅: 듀랑고를 앞세워 출전했던 E3 2017 등에서는 국내 게임사의 본격 서양 시장 도전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게임이 차지하는 입지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체감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 모든 내용은 E3 폐지 발표로 모두 과거의 영광이 되고 말았습니다. 언젠가는 부활할 가능성도 없진 않겠지만, 주최 측에서 ‘완전 종료’를 선언했기에 최소 몇 년 간은 E3라는 게임쇼를 볼 수 없으리라 예상됩니다. E3의 종말은 단순히 게임 행사 하나가 끝났다는 것 이상의 의미로 다가옵니다.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며 오프라인과 온라인 게임쇼 병행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고, E3는 과거에도 높은 참가비 대비 불확실한 마케팅 효과가 한계점으로 지적되며 소니, EA 등 대형 게임사가 하나씩 떠났고, 온라인 중요도가 높아지는 시대 흐름에도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E3 완전 종료에 대해 게임메카 ID meath 님 역시 “세계 최대 게임쇼로서 오프라인의 대표적인 자리를 굳건히 지켰지만 이제 광고시장 자체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E3와 같은 게임쇼의 파급효과가 그렇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그만큼 시대가 변화했다는 의미의 반증이기도 한 것 같네요”라며 오프라인 게임쇼의 위상 저하를 실감한다고 밝혔습니다.
게임쇼 생존경쟁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만큼이나 치열합니다. E3는 안타깝게도 시대 흐름에 휩쓸려 탈락했고, 남은 게임쇼는 앞으로 무엇을 강점으로 삼아 살아남을지를 깊이 고민해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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