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메카=김미희 기자]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게임업계는 장기침체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규모를 가리지 않고 모든 게임사가 살을 깎아서라도 이익률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며 생존을 위해 몸부림쳤다. 이러한 분위기가 2분기 실적에도 명확히 드러났다. 호실적을 거둔 일부 게임사도 있지만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등 게임사 대부분은 비용 축소에 온 힘을 기울이며 필사적으로 실적 악화를 막았다.
우선 카카오게임즈는 2분기에 어닝쇼크를 맞이했다. 매출 감소에 이어 영업이익이 89.4% 감소해 투자시장 등에 충격을 줬다. 카카오게임즈는 비용 중 상황에 따라 컨트롤하기 용이한 마케팅비를 전년 동기보다 40.9%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카카오게임즈 2분기 영업이익률은 1.2%(2023년 2분기 9.8%)에 머물렀는데, 사실상 적자를 면하기 위해 비용 지출을 강도 높게 관리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엔씨소프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분기에 엔씨소프트는 영업이익이 75%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2.4%(2023년 2분기 8%)에 그쳤다.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엔씨소프트 역시 비용 감소를 강조했다. 연초부터 본사 임원 20%를 줄이고, 인건비도 전년 동기보다 9.8% 축소했다. 마케팅비 역시 8월 출시를 앞둔 호연 등으로 작년 2분기보다 42.1% 증가했지만, 매출 대비 4.7%로 보수적으로 집행했다.
이 외 게임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매출이 21.5% 감소한 컴투스는 영업비용을 23.5% 줄이며 영업이익 14억 원으로 간신히 흑자전환을 이뤘다. 마케팅비(15.6%), 인건비(5.6%), 외주용역비(12.4%) 등 전반적인 지출을 대폭 축소했다. 모화사인 컴투스홀딩스는 적자를 지속했으나 마케팅비 63.7% 축소 등 비용을 줄여 적자폭을 줄였다.
위메이드 및 계열사 역시 효율화에 방점을 찍었다. 위메이드는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 출시에도 광고선전비를 30% 감축했고, 위메이드플레이는 개발 자회사 조직개편 등을 토대로 영업이익 4억 원으로 겨우 적자를 끊었다. 이 외에도 인건비와 광고선전비를 7.8%, 8.8% 축소해 적자폭을 줄인 펄어비스, 급여가 12.6% 증가하며 영업손실 84억 원으로 적자전환한 넥슨게임즈 등 게임사 다수가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이와 같은 기조는 나름 호실적을 거둔 게임사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곳이 넷마블이다. 넷마블은 역대 최대 분기 매출에 1,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뒀음에도 비용 집행에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나혼렙 흥행 여파가 중장기적으로 계속될 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내실 다지기에 나선 것이다. 넷마블 도기욱 CFO는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 "당사 비용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지급수수료는 PC 플랫폼 확장으로 지급수수료율을 39% 선에서 35.9%로 줄였다"라고 밝혔다. 인건비 및 마케팅비 비율도 효율적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오위즈 역시 실적 자체는 매출 24% 증가에 영업이익 47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하며 좋았다. 다만 작년 2분기가 P의 거짓 출시 직전이기에 관련 성과가 없는 가운데, 관련 마케팅비 증가로 적자전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저효과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데브시스터즈도 영업이익 49억 원으로 흑자전환했으나, 이는 쿠키런 성과에 작년 하반기에 조직개편으로 인건비 등 고정비를 감축한 것이 겹치면서 이뤄낸 결과라 분석할 수 있다.
강도 높은 다이어트, 멋진 성과로 돌아올까?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국내 게임업계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강도 높은 다이어트를 감행했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연속 적자(5년)가 상장폐지 사유이기도 하기에 적절한 시점에 적자를 끊어줘야 한다.
이에 각 게임사에서도 반등을 위해 다각도로 움직이고 있다. 우선 넥슨게임즈는 퍼스트 디센던트 성과가 반영될 3분기에는 호실적을 예상해볼 수 있다. 실제로 넥슨은 3분기에 대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에 퍼스트 디센던트가 더해지며 분기 최대 매출 달성을 전망하고 있다. 데이브 더 다이버에서 조명된 체질개선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분석된다.
체질개선은 국내 게임사 전반에서 드러난다. 엔씨소프트는 호연 출시와 함께 쓰론앤리버티·블소 2·리니지2M 등 기존작 글로벌 진출에 총력을 기울인다. 뮤 IP와 함께 애니메이션풍 신작을 앞세운 웹젠, 모바일에 더불어 PC·콘솔 신작 확보에 나선 카카오게임즈와 컴투스홀딩스, 제2의 ‘P의 거짓’ 찾기에 집중하는 네오위즈, 수 차례 지연된 붉은사막을 드디어 출시 준비 단계에 올려놓은 펄어비스, 중국과 블록체인에 힘을 싣는 위메이드 등이 있다.
이러한 경향은 지난 몇 년간 VR/AR,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신사업에 대한 출혈이 컸음에도 성과를 거두지 못한 부분이 있기에 더욱더 안정을 지향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비용 효율화에 성공한 상태에서 신작이나 글로벌 출시 등을 통해 매출이 더해진다면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이루지 못한다면 뼈만 남은 채 먹거리가 없는 진퇴양난에 빠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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