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메카=이재오 기자] 디아블로 3의 가장 잘 알려진 별명은 바로 '수면제'다. 똑같은 몬스터 패턴과 단순한 레벨 디자인 때문에 지루함을 느끼는 유저가 많아지면서 붙은 별명이다. 출시 후 한참 시간이 지난 지금은 철저한 사후지원으로 인해 그럭저럭 할만한 게임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게임이 출시될 당시엔 사실 디아블로라는 이름이 가진 명성에는 한참 못 미치는 게임성으로 팬들의 비판을 받았었다.
그런 와중에 발표 당시 엄청난 비판을 받으며 미운털이 톡톡히 박힌 디아블로 이모탈을 비공개 테스트를 통해 즐겨봤다. 놀랍게도 3편을 기반으로 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수면제가 아니었다. 훌륭한 조작감에서 빚어지는 뛰어난 액션성, 디아블로 3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운 분위기 등이 플레이어가 졸음을 느낄 틈을 주지 않았다. 물론 아직까진 알파 테스트다 보니 미완성이라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고, 디아블로 2에서 느낄 수 있는 스탯과 스킬 커스터마이징은 없었지만, 핵앤슬래시 특유의 쾌감은 분명히 즐길 수 있었다.
다른 유저와 함께 돌아다니는 오픈월드
디아블로 이모탈은 디아블로 2와 디아블로 3 사이의 이야기를 다룬 일종의 외전작이다. 2편의 확장팩인 파괴의 군주 마지막에 티리엘이 파괴한 세계석이 성역에 퍼지게 되는데, 메피스토, 디아블로, 바알이 모두 죽은 틈을 타 공포의 군주 스카른을 필두로 지옥의 악마들이 세계석을 찾아 성역을 헤집게 된다. 플레이어는 이 악마들을 모두 해치워 성역에 닥친 위협을 없애야 한다.
조작은 다른 모바일게임과 동일하게 가상패드로 한다. 스킬은 당연히 쿨타임이 있으며, 충전으로 여러 번 쓰거나, 충전해서 더 큰 위력을 낼 수 있는 스킬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스킬 버튼을 직접 드래그해서 조준하거나 연타를 이용해 추가타를 쓴다는 점, 궁극기가 있다는 점, 그리고 시점이 쿼터뷰로 고정됐다는 점에서 모바일 MMORPG보다는 모바일 AOS 게임과 많이 비슷한 조작감을 보인다.
기존 디아블로 시리즈와 극명하게 차이 나는 부분이 있다면, 다른 유저가 함께 돌아다니는 오픈월드에서 각 지역의 퀘스트와 던전, 보스를 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이전 작품들에서 게임을 즐기기 위해선 방을 파고 다른 유저를 초청해 액트를 클리어해나가야 했는데, 이모탈은 액트 구조를 아예 없애고 오픈 월드를 채택한 것이다. 그렇기에 디아블로 이모탈에선 인스턴트 던전이 아닌 곳에선 다른 플레이어를 마주칠 수도 있다. 하지만, 혼자서도 모든 스토리와 다양한 난이도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나 파밍을 통해서만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는 점 등은 여타 디아블로 시리즈와 동일하다.
자동이 없는 조작, 거기서 파생되는 강렬한 액션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액션에 있다. 이모탈은 핵앤슬래시 특유의 직관적인 조작감, 타격감, 콤보 등이 모두 담겨있다. 일단 조작감은 공격키를 누르면 근처에 있는 적으로 돌진해서 공격을 날릴 때, 방향키를 이용해 공격 대상을 전환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직관적이다. 더불어 보스나 일반 몬스터 할 것 없이 모든 적들의 공격을 이동이나 무적기 등을 통해 얼마든지 회피할 수 있다. 여타 모바일 MMORPG나 액션 RPG와는 달리 무빙이 필요하고 스킬이나 기본 공격에 의한 움직임도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직관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전투가 가능한 셈이다.
콤보 또한 사용하기 매우 편리하다. 가령, 수도사의 경우 용오름으로 적을 한점에 모은 뒤 칠면 공격으로 적 체력을 소모한 뒤 날라차기로 빠진 뒤 파동권이라는 4가지 기술을 모두 사용하는 강력한 콤보를 간단한 조작만으로 사용할 수 있다. 더불어 파동권이나 용오름 같은 충전식 기술은 최대 위력으로 기술을 사용하면 화려함과 효과가 극대화되기 때문에 훨씬 강렬한 타격감을 느끼게 된다. 기술 효과에 따라서 적이 죽는 모션이 다른 것도 액션의 쾌감을 더해주는 요소 중 하나다.
더불어 3편에선 잘 느끼기 힘들었던 탐험의 재미도 있다. 앞에서 말했듯 이번 작품은 특정 던전이 아니라 한 지역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대부분의 퀘스트를 진행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다양한 보물 상자, 숨겨진 던전, 돌발 이벤트 등을 예고 없이 갑작스레 만날 수 있다. 맵에 숨겨져 있는 요소를 찾아다닐 수도 있고, 갑자기 등장하는 보스몹을 잡아서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도 있다. 던전 내부에서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클리어 보상을 두 배로 늘릴 수도 있으며, 숨겨진 아이템도 얻을 수 있다. 지역별로 작은 오픈월드를 만들어놓고 그 특징을 꽤 섬세하게 구현한 것이다.
재밌는 것은 게임에 '자동'이라는 요소가 전혀 없다 보니 이런 액션과 탐험의 재미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는 점이다. 보통 모바일게임들은 편의성을 위시해 자동 전투와 자동 이동, 자동 퀘스트 진행 같은 것들을 당연하다는 듯이 집어넣기 마련인데, 디아블로 이모탈에서 자동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레벨업에 따른 스킬과 스탯 업그레이드 말고는 없다. 그러다 보니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악마를 마음껏 때려잡을 수도 있고, 맵 구석구석에 숨겨진 요소도 파악할 수 있다.
더불어 전작에는 없던 디아블로 시리즈만의 어두운 분위기가 게임 내에 잘 녹아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게임을 시작하면 바로 마주하게 되는 재만 남은 트리스트럼이나 어둠의 숲, 잊힌 탑, 레오릭 무덤 같은 곳 등 2편의 카타콤이 생각날 정도로 으스스한 장소가 많이 등장한다. 구해주려던 소녀도, 함께 퀘스트를 진행하던 NPC도 숱하게 죽어 나가는 것도 분위기를 암울하게 만들어준다. 참고로 데커드 케인은 이번 작품에서도 악마의 습격을 당하며 플레이어가 구해주어야 한다.
액션과 탐험의 재미, 마지막까지 잃지 않기를
전반적으로 기대 이상의 재미를 보여준 디아블로 이모탈이지만 어디까지나 알파 단계의 테스트다 보니 미완성인 부분들도 많았다. 가령, 구매 상품은 고대 균열의 속성치를 더하는 인장과 장비 속성 업그레이드에 사용되는 특별 제련석으로 한정됐다는 점에서 정확한 BM을 확인할 수 없었으며, 아이폰 X 기종에서도 60프레임을 지원하지 않는 부분도 아쉬웠다. 해외 서버를 기반으로 테스트가 진행되는 만큼 핑 문제를 비롯한 최적화 또한 아무래도 미흡할 수밖에 없었다.
게임 내부적으로 가장 아쉬운 부분을 하나 고르라면 캐릭터를 자유롭게 성장시킬 수 있는 부분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스탯 분배나 스킬 트리 개념이 없어진 3편을 기반으로 하다 보니 생긴 문제로 추측된다. 다행히도 장비 파밍과 업그레이드의 재미가 이 단점을 조금이나마 보완해주며, 정식 출시 단계에서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정복자 시스템이 이를 해소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디아블로 이모탈은 흔히 말하는 양산형 MMORPG과는 달리 수동 조작에 100% 의존하는 뛰어난 액션성과 탐험의 재미를 추구하여, 기존 디아블로 시리즈의 핵심 재미를 모바일에 잘 담아낸 작품이다. 물론 아직은 개발 단계에 있는 게임인 만큼 작품의 완성도를 온전히 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테스트에서 느꼈던 장점 등을 잃지만 않는다면 3편이 가졌던 불명예스러운 별명은 물론 공개 단계의 비판적인 여론도 분명 뒤집을 수 있을 것으로 감히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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