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쓰는 콘서트 후기는 아니고 소회(명순응 드디어 끝남)

무지

2025.01.30 02:00:13

조회 1780 추천 33 댓글 18

얘! 너는 무슨 후기를 2주만에 쓰니!

명순응이라는 단어가 쓰이는 단어인지는 모르겠지만

콘서트 3일 내내 느꼈던 감정을 딱 한 단어로 말하자면 명순응이 가장 어울릴 듯 함

어두운 곳에서 갑작스레 밝은 빛을 보면 눈부심만이 보이는 현상

3일간 그 이름모를 눈부심에 그저 몸을 맡겼고,

이제야 비로소 그 눈부심들에 모두 행복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어서 늦게나마 쓰는 소회

일기를 펴고 삶에서 행복했던 기억을 찾아가다 보면, 모든 행복의 순간에 여자친구의 음악이 있었다

여름 휴가를 나와서 여행을 떠나며 들었던 물꽃놀이, 두번째 팬미팅을 보고 돌아오며 듣던 기억해,

여운이 가시지 않아 비내려 젖은 올림픽공원을 무작정 걸으며 들었던 나침반, 해질무렵 광나루 일대를 걸으며 들었던 바라

모두가 심란하던 코로나 시절 늘 나를 재워주었던 드캐와 프롬미까지

나도 모를 어느 순간부터, 아니면 나도 알고 있었을 어느 순간부터

부끄럽지만 나도 알지 못했던 이유로 그 음악들을 피하기 시작했었다

당시에는 그냥 그런 음악들을 들을때마다 마음 한켠이 아프고 쓰려서 무작정 피했었고

이번 콘서트가 다가오고, 나도 나름의 마음가짐을 가지기 위해 준비를 하면서 깨달았다

그 음악들은, 그리고 그 아이돌은 내 삶에서 가장 크고 깊은 행복이었다

그 음악들을 들을 때마다, 가장 행복했던 나의 순간들이 어쩌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음을 희미하게나마 느끼면,

마음이 너무 아파서, 내 삶의 가장 뜨거웠던 사랑과 행복이 도려내진 느낌을 받아서

그 슬픔들을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아서 피하곤 했었음을

그래서 고맙다

햇살보다 밝게, 변하지 않는 눈부심으로 다시 와줘서

어쩌면 나의 가장 공허한 조각이 되어 내 심장을 찌르고 또 긁어낼 수 있는 기억 조각

나의 그 아픈 유리 조각들이 아름다운 구슬이 되어 변치 않을 하얀 마음으로 다시 만들어 주어서

그 긴 기다림의 끝이 다시 깊은 행복이여서

살면서 느꼈던 많은 행복들에 각자의 수식어를 하나씩 붙이고 있는데,

여자친구와 멤버들이 준 행복은 단언컨데 "세상 가장 깊었던 행복"임

이번 콘서트를 보며 결심했던 가장 큰 내용이라면

세상 가장 크게 외쳤던 이름들, 세상 가장 깊었던 행복들에게

세상 가장 단단한 사랑을 약속하기로!

사랑해 너만을, 변하지 않도록

p.s. 짤 찌다 또 예쁜거 있으면 만들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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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는 약간 뒤죽박죽

고정닉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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