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학원 수험생들로 넘쳐...수험생들 "유망자격증 될것"]

"부동산경기는 항상 순환하기 때문에 분명 앞으로 좋은 시절이 또 올겁니다."

제18회 공인중개사 시험을 정확히 40일 앞둔 18일 종로의 H공인중개사 학원에서 만난 40대 후반 주부 김 모씨의 말이다. 중학생 자녀를 둔 김 씨는 "친구 두명과 함께 두달째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며 "추석이 코앞임에도 하루 6~7시간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로 개점휴업 상태인 중개업소가 많음에도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다음달 28일 실시되는 제18회 공인중개사 시험에 1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응시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5%가량 늘어난 것이다.

시험이 임박함에 따라 공인중개사 학원에는 수험생들로 넘쳐나고 있다. 종로 P학원은 지난 3일 시험대비반 접수시작 몇시간만에 260여명 정원을 꽉 채웠다.

인근 H학원도 사정은 마찬가지. H학원은 매일 오후 2시30분부터 각 과목별 마무리 수업을 진행하는데 한달 커리큘럼으로 각 과목당 5만원. 강의실 좌석은 200여석이지만 자리가 모자라 소형강의실에서 실시간 동영상 강의로 수강하는 사람들도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원 관계자는 "보통 정규 커리큘럼을 수강하려면 한달 평균 20~30만원의 학원비를 내야한다"며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많기 때문에 일찍 접수를 해야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학원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수강생들을 연령대별로 보면 20대 대학생이 20%, 30~40대가 60%, 50대 이상도 20%나 됐다. 나이가 가장 많은 수강생은 65세였다. 실제 토지공사가 발표한 연령대별 접수결과와 유사했다.

이들은 대체적으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유망한 자격증 중의 하나로 보고 있었다. 부동산시장이 지금은 좋지 않지만 경기순환과 마찬가지로 좋아질 때가 반드시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는 것이다.

직장을 그만두고 시험을 준비중이라는 박모씨(35, 여)는 "1년정도 학원을 다니고 있는데 한달 수강료가 28만원정도 들어간다"며 "지금은 부동산 시장이 안 좋아도 이 자격증이 필요할 때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번 시험에서 떨어져 재수생이라는 김모씨(52, 여)는 "초점을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 이 자격증의 의미가 달라진다"며 "아파트, 상가, 토지중에서 한 분야를 정해 진출한다면 분명 유망한 자격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로 소재 B공인중개사 학원 관계자는 "아무리 지금 부동산 시장이 안좋더라도 수험생들은 나중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한두번 낙방한 사람들도 재도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후 7시부터 시작하는 야간반에는 현재 200명 정원에 150명 정도가 수업을 듣고 있다"며 "직장인들이 대부분인데, 지난번 시험에서 떨어져 다시 등록한 직장인들도 많다"라고 귀띔했다.

정진우기자 econph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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