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동진 기자] 정부의 연이은 유류세 인하 조치에도 치솟은 기름값은 떨어질 줄 모른다. 연료비 부담을 덜기 위해 전기차에 눈을 돌려보지만, 급상승한 차 가격에 출고까지 1년 이상 지연되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소비자는 울상을 짓는다.
출처=셔터스톡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7일 전국 평균 휘발윳값은 2108.96원, 경유는 2145.24원으로 한 달 넘게 2000원대 가격을 유지했다. 정부의 연이은 유류세 인하 조치에도 폭등한 유류비는 쉽게 꺾이지 않는 상황이다.
유지비를 줄이기 위해 전기차로 눈을 돌려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반도체 공급부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의 요인이 겹쳐, 전기차 가격 상승과 출고 지연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컨설팅회사 앨릭스 파트너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기차 1대당 평균 원자재 비용은 8255달러(약 1074만원)로, 2020년 3월 3381달러(약 440만원)와 비교했을 때 144% 이상 증가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자 전기차 제조사는 가격 인상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일례로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 기업인 테슬라는 지난 6월, 또다시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올해만 네 번째 가격 인상이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 가격은 8351만7000원, 모델Y 롱레인지 모델은 9485만9000원으로 올랐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두 모델 모두 2000만원 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도 최근 국내를 포함해 글로벌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옵션 패키지 가격이 각각 40만원 상승, 파일럿 라이트 패키지는 259만원에서 299만원으로, 플러스 패키지는 499만원에서 539만원으로 조정됐다.
비싼 전기차 구매 결심해도 출고는 불투명
전기차 가격이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올랐지만, 저렴한 충전비를 고려해 구매를 결심하는 소비자도 많다. 하지만 현 상황에선 이마저도 해결책이 아니다. 계약 시점에서 출고까지 최소 1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반도체 품귀 현상에 높은 전기차 수요가 합쳐진 결과다.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3만9628대인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2.8배 급증했다.
출처=셔터스톡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높은 전기차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워낙 부족해 출고가 지연되고 있다”며 “전기차 가격이 높아도 저렴한 충전비용이라는 명확한 장점에 소비자 관심이 끊이지 않지만, 현재는 구입하고 싶어도 구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반도체 품귀와 같은 불확실성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전기차 보조금을 줄여왔는데, 현재 원자재 가격이 매우 높아 보조금을 연장할 가능성도 있다”며 “출고 지연 현상이 개선되려면 전기차 공급량이 크게 늘어야 하는데 대외불확실성이라는 변수가 많아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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