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권명관 기자] 1980년대 남아공 출신의 트라이애슬론 선수와 그의 파트너가 실내에서도 고강도 자전거 훈련을 위해 고안한 스피닝(Spinning)은, 초기 자전거 선수들을 위한 대체운동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1990년대로 접어들며 실내용 자전거의 대중화와 함께 헬스장을 기점으로 일반 대중을 위한 프로그램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빠른 템포의 음악에 맞춰 사이클 위에서 점핑하듯 페달을 밟는 운동으로 인기를 끌었다. 다만, 시간 대비 높은 칼로리를 소모하는 스피닝은 그만큼 위험 부담도 높다. 때문에 보통 헬스장에서 전문 강사와 함께 그룹 단위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 2019년 1월 설립한 타고(TAGO)는 실내 사이클링 운동 스피닝(Spinning)에 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IoT) 등 IT 기술을 접목, 스피닝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스포테인먼트(Sportainment)’를 추구하는 타고 김수빈 대표는 “운동의 본질은 ‘즐거움’에 있어야 한다”라며, “헬스장에서 그룹 단위 프로그램으로 제공하는 기존 스피닝과 달리 타고는 누구나 쉽게 스피닝을 즐길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타고 김수빈 대표(좌), 출처: 타고
IT동아: 타고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한다.
김수빈 대표(이하 김 대표): 타고는 스피닝의 높은 운동 효과와 즐거움을 온라인으로 제공하고자 다양한 IT 기술을 이용해 온라인 플랫폼과 바이크를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기존 헬스장에서 제공하는 GX(Group Exercise) 형태의 스피닝이 아닌, 단독 스피닝 센터를 통해 즐겁게 운동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자 설립했다.
스피닝은 고강도 유산소 운동으로 주목받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스피닝 불모지라고 할 수 있다. 스피닝 산업이 발달한 미국에는 나스닥에 상장한 P사까지 있지만, 우리에게는 여전히 친숙하지 않은 스포츠다. 이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POP을 결합해 독자적인 운동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상명대학교 사회체육학과 외래교수로 근무하는 등, 10여년 간 체육계에 몸담았다. 제자들, 선배들 중에 헬스장과 같은 체육 시설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국내 체육 시설들은 가격경쟁력에만 집중할 뿐,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품질에 대해 고민하는 일은 많지 않다는 것을 파악했다. 그런 와중, 한화 무역에서 10년 동안 해외 마케팅 및 영업 업무에 종사했던 강민성 대표를 만나 타고를 공동 설립했다. 한류에 관한 해외의 니즈에 맞추어 가장 한국적인 스피닝 산업을 성장시키고, 세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IT동아: 스피닝을 보다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는 뜻인가.
김 대표: 맞다. 타고는 재미있는 스피닝을 대중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대상은 바쁜 MZ 세대다. 그 중에서도 건강관리, 자기관리에 신경쓰는 20~40 직장인들을 바라보고 있다.
현재 스포츠 시장은 2018년 나포츠족(Night + Sports)을 넘어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헬스프레져(Health Pleasure)를 주요 키워드로 삼는다. 바쁜 일상 속에서 확실한 운동 효과를 원한다. 스피닝은 시장의 요구사항에 가장 적합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지난 2019년 4월, 하남 미사 지역에 단독 스피닝 전문 센터를 설립한 하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하남 미사 센터 내부 모습, 출처: 타고
IT동아: 스피닝을 알리기 위해 개발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김 대표: 스피닝은 고강도 운동이다. 그만큼 부상의 위험이 높다. 다치지 않기 위해서는 올바르고 정확한 자세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사용자 개개인이 정확한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 가공 데이터를 접목한 디지털 바이크를 고안했다. 기본적인 형태는 태블릿PC를 결합한 실내 자전거다. AR 동작인식 기술을 적용해 스피닝을 하는 자세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디지털 실내 자전거는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하고 있는 디지털 실내 자전거 모습, 출처: 타고
추가로 2가지 피트니스 앱을 제작 중이다. 첫 번째는 앱테크 시스템으로 제공되는 보상형 운동 앱이다. 타고 강사 및 다른 협회 소속 강사와 함께 콘텐츠를 제작하는 중이며, 사용자에게 매일 미션을 제공해 적립금과 배지를 획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사용자들이 쌓은 적립금은 환급 절차까지 지원해 운동에 참여하고자 하는 동기를 높이고,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고민했다.
두 번째는 AI를 통해 동작을 분석할 수 있는 스피닝 리듬게임이다. 이용자의 동작을 분석해 피드백을 제시하고, 음악을 들으며 스피닝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사용자가 상체 각 부분을 움직이면 마치 게임하듯 점수를 올릴 수 있다. 여기에 IoT 기술을 적용해 운동량, 속도, 거리 등을 측정하고 일일, 주간, 월간 등 통계 데이터도 제공한다.
출처: 타고
이러한 디지털 바이크와 전용 앱,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집에서도 게이미피케이션을 가미한 정확한 운동법을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하고자 한다. 향후 스피닝, 사이클 시장을 포함한 다양한 스포츠 분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IT동아: 스피닝을 대중에게 알리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김 대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진행하는 AI 가공기업으로 선정되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스피닝 움직임을 인식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으며, 창업성장기술개발 전략형 사업에 선정되어 실내 자전거 핸들에 센서를 부착해 리듬게임할 수 있는 제품도 연구개발하고 있다. 또한, 경기콘텐츠진흥원의 제조 기반 콘텐츠 기업에 선정되어 실내 자전거의 리듬게임을 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전자전(KES 2022)에 참가해 가전 스마트 홈 부문 뉴노멀생활가전의 AI 스피닝 자전거를 전시하기도 했다.
지난 2021년 하남 스타필드에서 타고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출처: 타고
창업 초기 코로나19 사태로 힘든 시간을 겪었다. 이런 와중에도 글로벌창업사관학교 2기 선정, 경기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4차 산업과 관련한 문화 기술 솔루션기업으로 인정받아 하남 스타필드에서 시연회를 하는 등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중소벤처기업부와 LG디스플레이의 스타트업 대상 공모전인 ‘대스타 해결사 플랫폼 올레드’에 참여해 데모데이(헬스케어 부문)에 진출, 최종 선정된 경험도 있다.
IT동아: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김 대표: 스트레스로 가득한 현대인에게, 운동마저 또 하나의 스트레스로 작용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운동의 본질은 ‘즐거움’이다. 현대인에게 운동은 결과 이전에 과정부터 아름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포테인먼트를 제1의 경영 철학으로 삼는 이유다. 이러한 가치관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출처: 타고
지난 2021년 글로벌청년사관학교 2기에 참여, 해외 진출을 위해 8개월 동안 집중적인 교육과 트레이닝을 받았고, 올해 글로벌 엑셀러레이팅 기업으로 선정되어 영국 WCP의 엑셀러레이팅 교육을 이수했다. 또한, 투자 유치를 위해 6주 동안 웨일즈, 영국, 북아일랜드 등 3개 국가를 방문할 예정이다.
특히, 음악과 함께 춤을 추는 운동인 스피닝의 특성은 해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POP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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