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동진 기자] 각 분야 전문가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도입을 원하는 스타트업을 위해 도입 전략을 제안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창업허브 성수가 주최한 ‘2024 서울 스타트업 ESG 포럼’이다. 행사 현장에는 ESG 경영 도입을 원하는 스타트업 대표와 각 분야 전문가, ESG 관계자 및 담당자, 투자자(VC) 등이 참석했다.
2024 서울 스타트업 ESG 포럼 현장 / 출처=IT동아
ESG 경영 도입 원하는 스타트업 위한 전문가 제언 이어져
서울시 스타트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경쟁력 향상을 돕는 중소기업 지원기관, 서울경제진흥원(이하 SBA) 서울창업허브 성수는 2024년 11월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GB성암아트홀에서 ‘2024 서울 스타트업 ESG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변화하는 ESG 패러다임, 스타트업의 대응 전략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현장에서는 스타트업의 ESG 경영 도입에 도움을 줄 전문가 초청 강연과 패널 토론, ESG 우수 경영을 실천한 스타트업에 대한 시상이 진행됐다.
첫 순서로 문성후 법무법인 원 ESG센터장이 ‘ESG, 실전은 지금부터’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문성후 센터장은 “ESG 경영은 학생에 비유하자면 우등생, 모범생을 원하는 트렌드다. 기업이 수익 창출도 잘하면서 사회적 기여도 훌륭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기업의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올리는 것이 ESG 경영이라고 규정한다면, 혁신이 필요하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우등생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객의 불편을 해소해 꾸준히 수익을 올려 기업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혁신의 시작이자, ESG 경영의 시작이다. 스타트업이 생존해야 ESG 경영도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강연에 나선 문성후 법무법인 원 ESG센터장 / 출처=IT동아
그는 이어 “꾸준한 수익 창출을 고민하는 동시에 ESG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ESG가 형용사인 이유는 뒤에 이슈라는 명사가 생략됐기 때문이다. ESG 이슈는 곧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는 의미”라며 “범지구적으로 대응해야 할 환경과 사회, 거버넌스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다 보면, 그 안에서 스타트업에도 기회가 창출될 것이다. 따라서 기회를 발견하기 위해 ESG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과 해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동시에 스타트업의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역량을 키워 우등생이자 모범생으로 자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ESG 도입부터 투자 전략까지, 전문가들이 전하는 스타트업 ESG 핵심 포인트’를 주제로 SSEMA(Seoul Startups ESG Management Alliance) 토크가 진행됐다. SSEMA는 서울창업허브 성수가 발족한 서울 스타트업 ESG 경영지원 협의체로, 각 분야의 ESG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이번 SSEMA 토크에는 윤중식 대신경제연구소 센터장, 신유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차장, 권성식 한국표준협회 센터장, 김영경 식스티헤르츠 최고전략책임자 등 ESG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토론의 좌장을 맡은 윤중식 대신경제연구소 센터장은 “ESG 경영을 거창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매월 전기 사용량과 법인 차량의 유류 사용량 관련 데이터만 수집해도 ESG 관리 활동을 시작하는 셈”이라며 “사회적인 측면으로는 취업 규칙을 챙겨야 한다. 근로계약서는 모두 작성하지만, 인권과 안전, 보건, 권리 등등을 담은 취업 규칙을 회사와 직원 간 규정하고 그 내용을 상호 보관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취업 규칙을 조항별로 규정하고, 재정 분리도 챙겨야 한다. 예컨대 투자 금액 집행과 비용 결제는 엄연히 다른 만큼, 철저히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신유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차장은 “VC는 미래 가치가 있으면 공격적으로 투자한다. 기업이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제품 혁신을 위한 연구 개발 및 신흥 시장 개척을 좀 더 빠르게 달성하라고 자본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에너지나 기후 문제는 메가 트렌드다. 이제는 환경 관련 기업이 아니더라도 업종을 불문하고 지속가능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고도화해야 미래 먹거리를 찾을 수 있다. 투자자는 점점 더 이런 기업, 트렌드에 맞게 수익원을 다각화하는 기업을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VC가 투자를 고려할 때 스타트업의 ESG 관련 활동을 평가할 표준화된 지표가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의 가이드라인 지침을 따르고 있으며, 기업이 사용한 서버 전력량이나 연구소의 폐기물 처리 상황, 근로계약의 적법성 여부,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회 구성과 임원 연봉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성식 한국표준협회 센터장은 “스타트업이 ESG 경영 도입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로 자금 조달, 둘째로 인재 유치 및 유출 방지 차원, 셋째로 공급망 ESG 규제 충족 차원”이라며 “스타트업은 자금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펀딩이 중요하다. 이때 과거와 달리 기업의 가치 판단 시 ESG 요소를 반영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난다. 또 많은 스타트업이 인재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며, 인재가 있어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보다 더 나은 기업 문화를 보여주는 하나의 방식이 ESG 경영이다. 유연한 조직 문화를 통해서 임직원의 니즈를 적극 반영하는 방식이다. 공급망 ESG 규제 충족의 경우, 스타트업이 자본 조달을 위해 해외시장 판로를 개척할 때, 현지 시장의 요구사항 중 하나로 ESG 규제 충족이 이슈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 스타트업도 ESG 경영이 필요하며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경 식스티헤르츠 최고전략책임자은 “단기적 성과와 압박을 받는 스타트업의 최우선 과제는 생존이다. 모든 리소스를 사업 자체에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ESG는 후순위로 밀리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생존이 우선인 스타트업에 ESG 경영을 강요하기보다는 성장 상황에 맞춘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ESG 경영을 실천하는 스타트업에 세제 혜택과 같은 인센티브를 주고, ESG 경영 관련 협력 네트워크 구축, ESG 경영 도입을 위한 전문적인 컨설팅 제공도 고려해야 한다. 스타트업에 적용 가능한 ESG 표준 공시나 평가 지표도 필요하다. 창업 초기부터 ESG 경영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으며, 창업가가 ESG 경영에 대한 의지와 리더십을 가지고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ESG 전문가들의 SSEMA 토론이 끝난 후 ESG 경영을 통해 성과를 거둔 스타트업인 ▲스탠스 ▲그린웨어 ▲이해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시상식이 진행됐다.
스탠스는 ESG 관리 효율을 개선한 디지털 트윈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한 기업이다. 그린웨어는 식물성 바이오매스 자원을 사용한 저탄소, 친환경 염색 기술을 선보였다. 이해라이프스타일은 탄소 절감 자원순환 시스템 기반의 가구구독 서비스 ‘지구’를 선보여 ESG 경영 우수 스타트업으로 선정됐다.
김종우 SBA 창업본부장 / 출처=IT동아
김종우 SBA 창업본부장은 “과거 ESG 경영은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는 해당하지 않는 먼 이야기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스타트업 또한 업종을 불문하고 ESG 경영 도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ESG는 잠깐 반짝하고 없어지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우리 생활과 점점 밀접해지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스타트업이 적절히 대응해 경쟁력을 키워가도록 SBA는 지속해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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