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차주경 기자] 헬스케어 기술은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고 수명을 늘릴 기술로 주목 받는다. 이 가운데 몸 곳곳의 움직임이나 각종 생체 신호를 실시간 파악, 기록하는 센서는 많이 활약한다. 사람의 몸의 이상이나 징후, 생활 습관 등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덕분이다.
그래서 헬스케어 서비스 업계는 센서를 활용한 사용자 맞춤형 진료 기구와 치료 보조 기구를 속속 선보인다. 홍릉강소특구의 도움을 받아, 서울특별시 최초로 비대면 뇌질환 보조 시스템을 연구 중인 기업 이센도 그 가운데 하나다.
이센의 ICT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 이센 케어와 트래커 / 출처=이센
이센은 센서를 활용한 ICT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연구 개발한다. 비용 없이 모든 환자에게 평등한 도움을 준다는 사명 아래 환자에게는 맞춤형 회복 케어 기술을, 일반 사람에게는 질병을 피해 건강하게 살도록 돕는 예측 케어 기술을 각각 제공한다. 생체공학 박사인 유의식 대표를 포함해 간호사와 물리치료사 등 의료 부문 전문 인력, 십 년 이상 의료기기와 센서 기술을 연구한 개발자가 모여 세운 기업이다. 주력은 관절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로부터 이전 받은 무선보행분석과 머신러닝 기술을 연마해서 산업통상자원부 빅 3 혁신기업 선정과 식약처 의료기기 승인 등 다양한 성과를 거뒀다.
이센의 주요 기술은 크게 세 가지다. 무릎 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회복을 돕는 ‘이센 케어’, 검사 의료기기 ‘이센 트래커’, 뇌질환자 대상 비대면 치료 기술 ‘미리케어’다.
이센 케어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를 돕는다. 먼저 무릎 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빨리 회복하도록 풍부한 재활 콘텐츠를 제공한다. 환자가 할 일과 꺼릴 일, 바람직한 생활 습관을 제시하면서 무릎 상태와 움직임을 센서로 측정 관리한다.
이센 트래커 / 출처=이센
이 때 쓰는 센서가 검사 의료기기 이센 트래커다. 환자가 가정에서 회복 중, 의료진의 도움 없이 보행과 무릎 관절 검사를 하도록 돕는다. 환자가 이센 트래커를 다리에 간편하게 차고 생활하면, 기기가 환자의 보행 특징을 분석하고 무릎 관절의 가동 범위를 측정한다. 이 결과를 토대로 환자의 수술 예후가 어떤지, 회복 단계는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고 이를 토대로 알맞은 재활이 이뤄지도록 이끈다. 환자뿐만 보호자, 간병인을 위해 수술 후 회복 단계에서 주의할 사항도 시기별로 제공한다.
이센 케어와 트래커가 모은 환자의 데이터는 병원 의료진에게 전송된다. 병원 의료진은 이들 데이터를 토대로 환자의 복약 시기, 생활 중 주의 사항을 관리하고 재활 방법도 제시한다. 이센 케어가 의료진에게 환자의 지시이행도 확인, 환자별 피드백 기능도 제공하는 덕분이다.
이센 트래커 / 출처=이센
대개 무릎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병원에 1주일 남짓 입원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수술 후에도 3개월 이상은 철저하게 관리해야 수술 예후를 좋게 하고 회복 시기를 앞당긴다. 유의식 대표는 이 점에 착안, 무릎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더 쉽고 정확한 방법으로 회복하도록 도울 목적으로 이센 케어를 만들었다고 밝힌다. 병원 의료진에게 정확한 환자 정보를 전달, 치료 효과를 높일 목적도 있다.
이센 미리케어는 홍릉강소특구와 서울특별시가 함께 진행하는 실증특례의 일환이다. 뇌질환 환자들이 비대면으로 진료 보조를 받도록 돕는 서비스다. 뇌졸중을 포함한 뇌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스스로 몸을 움직이기 어렵다. 자연스레 병원도 자주 방문하지 못한다.
이센 미리케어 환자용 앱 사진 / 출처=이센
유의식 대표는 이센 케어와 트래커를 응용, 뇌질환 환자들의 생체 신호를 정확하게 파악해 의료진과 공유하면서 진료에 임하도록 돕는 구조를 고안했다. 이 기술이 뇌질환 환자들의 회복을 도울뿐만 아니라, 합병증 증상을 먼저 발견해 상태가 더 나빠지는 것을 막을 것이라는 확신도 가졌다.
이센은 KIST, 고려대학교병원과 미리케어를 연구 개발한다. 원리는 이센 케어와 같다. 뇌질환 환자들은 미리케어로 복약과 식사 여부, 자가 문진과 보행 검사 등을 한다. 이 결과는 앱에 저장돼 병원으로 전송된다. 그러면 의료진들은 환자별, 날짜별로 분석된 데이터를 원할 때 본다. 이 데이터를 토대로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를 가늠하고, 환자와 시간을 정해 비대면 화상 회의로 만난다.
이센 미리케어 서비스 소개 사진 / 출처=이센
물론, 이센은 미리케어에도 자사의 센서 기술 트래커를 적용한다. 뇌질환 환자는 이센 트래커 장착 후 보행 검사와 무릎 관절 검사를 한다. 의료진은 비대면 진료 시 앱에 기록된 환자의 일상생활 데이터, 보행 검사와 무릎 관절 검사에서 얻은 상세 정보를 분석해 이상 여부를 판단한다.
유의식 대표는 미리케어 덕분에 자신의 꿈인 뇌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현실로 이끌었다고 말한다. 앞서 무릎 관절 질환 환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만든 그는, 자신의 기술이 뇌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합병증 발병을 막는 효과를 발휘하는 것을 확인한다. 뇌질환 환자의 신체 기능 전반을 잘 파악하면 상태 악화를 막는 것은 물론 회복까지 돕는 것도 그렇다.
이센 미리케어와 같은 센서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는 해외에도 있다. 유의식 대표는 이들과의 차이점으로 ‘연결성’과 ‘높은 재활 순응도’를 든다. 이센은 환자와 의료진 사이를 더 가깝게 하는데 초점을 맞춰 기술을 개발한다. 나아가 통증 장애 지수를 활용해서 환자의 상태를 의료진이 더 잘 알도록, 재활 효율을 높이도록 돕는 장점도 발휘한다.
무엇보다, 이센의 기술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편의를 가져다준다. 환자는 일상 생활을 하고 재활 운동을 하다가, 검사할 때에만 간편하게 이센 트래커를 장착해 검사하면 된다. 검사 시간은 3분쯤으로 짧다. 그러면 센서가 보행이나 무릎 관절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혹은 반대로 얼마나 나빠졌거나 아프게 하는지를 정확한 데이터로 추출해 알려준다. 환자가 통증과 환부를 의사에게 설명하지 않아도, 센서가 자동으로 이를 감지해 데이터로 만든다.
CES 2024에 참가한 이센 / 출처=이센
이 데이터는 환자의 생체 데이터이므로 의료진에게도 유용한 정보다. 덕분에 의료진은 환자의 주관적인 설명이 아니라, 센서가 추출한 객관적 데이터를 참고해 진료에 임한다. 객관적 데이터는 의료진이 치료와 처방도 객관적으로 하도록 돕는다. 이센의 서비스는 비대면인 덕분에 환자와 의료진 사이의 시공간의 제약도 없앤다.
유의식 대표는 미리케어를 더욱 고도화, 뇌질환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아프게 하는 질환 전반을 다루려고 한다. 파트너인 홍릉강소특구와 함께다. 홍릉강소특구는 이센의 홍보와 네트워킹을 돕고 대형 제약사와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주선했다. 서울특별시와 함께 미리케어의 실증을 도운 주역이기도 하다.
이센과 홍릉강소특구는 먼저 클러스터 내 연구진, 대학교 병원과 함께 질환별 데이터를 더욱 많이 모은다. 이것을 분석해 비대면 헬스케어 기술의 적용 범위를 넓힌다. 여기에 필요한 개발 인력도 함께 찾고 섭외한다. 2025년 3월 뇌질환 비대면 진료의 실증을 마치면 바로 이 기술을 현장에 널리 보급하도록, 비대면 진료 관련 법률 개정에도 힘쓴다. 건강보험체계로의 편입도 차근차근 준비한다.
전시회에서 기술을 소개하는 이센 / 출처=이센
유의식 대표는 “우리나라에만 관절 질환 환자가 300만 명, 척추 질환 환자가 900만 명이나 있다. 이들이 아프지 않도록 돕는 맞춤 케어, 나아가 사람들이 이러한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방지할 예측 케어 기술을 고도화하겠다. 이들 케어 기술을 질환별 맞춤형으로 설계, 제공해서 모든 사람들이 아프지 않고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데 힘을 싣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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