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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좋은 거 다 담았는데 이 두께가 나와?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G16(2024)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08 2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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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형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G16. / 출처=IT동아



[IT동아 강형석 기자] 과거 게이밍 노트북의 인상을 떠올려보면 다른 것은 몰라도 크고 두껍고 무겁다는 부분이 자연스레 생각난다. 고성능 중앙처리장치(프로세서)와 그래픽 처리장치를 적용함과 동시에 발열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크고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두께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요즘은 이야기가 다르다. 충분한 성능을 갖췄으면서도 크기와 무게, 두께를 줄인 제품이 많아졌다.

그래도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이 넘지 못할 것 같은 선이 있었다. 무게가 대표적인데 15.6인치 제품군 기준으로 약 2.5kg~3kg 사이에 형성되어 있다. 최대한 줄여도 2kg대 초반이다. 14인치 정도로 몸집이 작아지면 상대적 무게는 줄어도 원하는 성능이 구현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Zephyrus)는 성능과 휴대성에 초점을 두고 구조적 한계를 넘기 위한 여러 시도가 이뤄져 왔다. 2024년형 ROG 제피러스 G16 (GU605MY)도 그중 하나다. 이 노트북은 최대 인텔 코어 울트라 9 프로세서,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90 모바일 그래픽카드 등 엄청난 사양을 갖췄으면서도 무게가 2kg에 불과하다.

개성 넘치는 외모에 최신 입출력 요소 다 넣어둔 꼼꼼함까지


외모는 지금까지 본 ROG 제피러스 제품군과는 사뭇 다른 인상을 준다. 아무래도 노트북 상판을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형태의 두꺼운 캐릭터 라인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ROG 노트북의 상징과도 같던 거대한 눈 그림도 여기에선 찾아볼 수 없다. 겉으로 드러내는 것이 아닌 독특한 인상으로 시선을 유도하는 것을 콘셉트로 한 것이 아닐지 추측해 본다.


상판을 가로지르는 두꺼운 캐릭터 라인이 눈에 띈다. 캐릭터 라인에 따라 LED가 배치되어 작동 상태에 따라 점등된다. / 출처=IT동아



사선 캐릭터 라인은 단순히 철판을 덧댄 것이 아니다. 위를 자세히 보면 -자 형태로 LED 불빛이 점등되는 구조다. 노트북이 켜진 후 작동 상태에 따라 사선 위에 배치된 LED는 자유자재로 점등되는데 기존 ROG 노트북 못지않게 눈길이 간다.

리뷰에 쓰인 노트북은 블랙 색상이지만, ROG 제피러스 G16은 화이트 색상의 본체도 함께 판매되고 있다. 크기도 16인치 화면을 제공하는 G16과 14인치 화면의 G14로 분류된다. 크기와 색상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가 제공되는 점은 장점이다. 다만 G14는 상대적으로 그래픽카드 사양이 제한되므로 더 나은 그래픽 성능을 고려한다면 G16을 선택하는 쪽이 유리하다.


고성능이라 하기엔 얇은 두께를 제공하는데 입출력 단자 수도 든든하게 구성했다. / 출처=IT동아



16인치 디스플레이를 제공하지만 가로 354mm, 세로 246mm 정도로 육안상 느껴지는 부담감은 적다. 디스플레이 주변의 두께를 최대한 줄이며 몸집 줄이기에 성공한 결과다. 오히려 두께가 14.9~17.4mm 정도로 얇아 고성능 노트북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이 안에 인텔 코어 울트라 9 185H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가 탑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ROG 제피러스 G16은 기본적으로 인텔 코어 울트라 9 185H 프로세서를 쓰며, 구성에 따라 지포스 RTX 4060, 4080, 4090 등을 쓴다. 그래픽카드 사양에 따라 무게와 두께가 일부 달라지는데 지포스 RTX 4060 탑재 제품만 16.2~17.2mm 두께에 무게가 1.85kg이다.

고성능 노트북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게끔 다양한 입출력 단자를 제공한다. 먼저 노트북 좌측에는 USB-A형 USB 3.2(USB 3.2 Gen 2)와 USB-C 규격 단자 1개가 제공된다. USB-C 규격 단자는 썬더볼트4 기술에 대응하고 디스플레이 포트 2.1 규격 외부 출력까지 지원한다. PD 3.0도 쓸 수 있는데 최대 100W 입력이 가능하다. 옆에는 HDMI 2.1 단자도 제공한다.

노트북 우측에는 SD 카드 리더기가 있다. 빠른 데이터 입출력을 지원하는 UHS II 규격 카드도 제 성능을 내도록 했다. 고화질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사용자라면 환영할 부분 중 하나다. 그 옆에는 추가로 USB-A형 USB 3.2 Gen 2 단자와 USB-C형 USB 3.2 Gen 2 단자가 각각 1개씩 제공된다.

전원 단자는 기존 원형과 다르게 사각 형태로 재설계됐다. 슬림 파워 잭(Slim Power Jack)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제품 패키지 내에는 100W와 240W 출력을 내는 어댑터가 각각 1개씩 담겨 있다. 100W 어댑터는 크기가 작아 휴대성은 좋으나 출력이 낮기에 노트북 사용 시 성능 제한이 생긴다. 240W 어댑터는 덩치는 커도 노트북이 제 성능을 낼 수 있는 출력을 갖췄다.


OLED 화면에 여유로운 키보드 배열 등으로 쓰임새가 좋다. / 출처=IT동아



상판을 펼치면 선명한 화면과 촘촘히 배치된 키보드가 눈에 들어온다. 노트북에는 네뷸라 디스플레이(Nebula Display)라는 이름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이 적용되었다. 해상도는 2,560 x 1,600으로 16:10 화면비 구성을 갖췄다. 여느 노트북에 쓰이는 16:9 비율이 아닌 화면 하단이 조금 더 넓기 때문에 작업 및 브라우저 사용 시 유리하다.

화면 사양은 뛰어나다. OLED 특성상 반응속도가 빠른데 이 제품도 0.2ms 수준의 응답속도를 제공한다. 240Hz 주사율(1초에 240회 화면 깜박임)로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주는 부분도 인상적. 무엇보다 최대 밝기(500니트)와 명암비(100만:1)가 뛰어나 콘텐츠를 즐기기에 좋다. 이 외에도 DCI-P3 100%, 팬톤 인증, 디스플레이HDR 트루블랙 500 등의 인증까지 받아 색 영역에 민감한 작업에도 충실히 대응한다.

키보드는 풀사이즈가 아니라 소형 노트북에 주로 쓰이는 배열로 구성했다. 풀사이즈 배열을 선호한다면 아쉽겠지만, 무리해서 키를 배치하는 것보다 필요한 기능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 다만 우측에 마련된 방향키의 크기가 작기에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키캡 높이는 약 1mm 정도 올라와 있고 타건감도 경쾌한 편에 속한다. 키보드 아래에 마련된 터치패드는 면적이 상당한데, 손에 닿았을 때 질감이 부드럽고 포인터 조작도 빨라 스트레스가 없다.

키보드 양옆으로 큼직한 스피커가 있다. 일반적인 노트북과 비교해도 꽤 차이를 보이는데 실제 음질도 준수한 편에 속한다. 상단 외에 노트북 바닥에도 스피커와 우퍼 등 총 6개 유닛이 배치된다. 노트북 스피커로 음성을 듣는 이가 적을 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음질이 좋아서 손해볼 일은 없으니 어떻게 보면 장점이라 하겠다.

인텔 코어 울트라 9 프로세서 + 지포스 RTX 4090의 완벽한 조합


2024년형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G16의 성능을 확인해 볼 차례다. 리뷰에 쓰인 제품은 GU605MY로 인텔 코어 울트라 9 185H 프로세서,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90 노트북용 그래픽카드 외에 32GB 용량 메모리(DDR5), 2TB 저장공간(M.2 방식) 등이 탑재됐다. 무엇보다 그래픽카드가 기본 95W 출력에서 다이내믹 부스트로 20W를 더 끌어내는 구조다. 노트북 설정은 그래픽카드만 최대 성능을 내는 얼티밋(Ultimate)인 점을 제외하면 모두 기본이다. 따라서 실제 사용 시 체감되는 성능은 다소 다를 수 있다.


인텔 코어 울트라 9 185H 자체의 성능은 충분히 뛰어나다. 신경망 가속장치(NPU)도 탑재되어 있어 향후 인공지능 가속 활용에도 쓸 수 있다. / 출처=IT동아



먼저 중앙처리장치(프로세서)의 성능을 파악해 볼 차례다. 노트북에 탑재된 코어 울트라 9 185H 프로세서는 기본 2.3GHz로 작동하며 부하 상태에 따라 최대 5.1GHz까지 속도를 높인다. 코드명 메테오레이크로 코어와 그래픽 처리장치, 입출력 장치를 한 번에 집적하는 기존 모놀리식 설계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각 영역을 타일 형태로 나눠 담았다. 게다가 인공지능 연산 가속을 위해 별도의 장치(NPU)를 탑재한 점도 특징이다. 내장 그래픽 처리장치도 Xe 설계 기반의 아크 그래픽스(Arc Graphics)로 이름을 바꿨다.

2024 시네벤치를 실행한 결과 단일 코어는 107점, 다중 코어는 1002점을 기록했다. 이 정도면 이전 세대 8코어 기반 프로세서 대비 성능에서 우위를 갖는다. 여러 작업을 수행하고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아쉬움이 없음은 물론이다.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 테스트 결과. / 출처=IT동아



게이밍 성능을 확인해 보자. 먼저 일반적인 성능 측정 소프트웨어인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를 실행했다. 그래픽카드와 화면 해상도를 고려해 익스트림(Extreme) 항목을 선택했다. 그 결과 그래픽 점수에서 1만 7197점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개의 그래픽 측정 항목에서 각각 83.66 프레임, 67.59 프레임을 1초에 표현할 수 있었다.


3D마크 타임 스파이 테스트 결과. / 출처=IT동아



이번에는 3D마크 타임 스파이 측정 항목 결과다. 그래픽 점수는 1만 4,868을 기록했는데 두 개의 그래픽 측정 항목을 보면 각각 99.16 프레임, 83.57 프레임을 1초에 그려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신 그래픽 효과를 모두 적용하는 AAA급 게임을 즐기기에는 충분한 성능이다.


ROG 제피러스 G16 (GU605MY)로 철권8을 구동한 모습. 스트레스 없는 실행이 가능했다. / 출처=IT동아



게임 두 개를 실행해 실제 체감이 어느 정도인지 봤다. 먼저 철권8은 1:1 격투게임이라는 특성 때문인지 최고 그래픽 설정이 적용됐어도 초당 60 프레임을 유지했다. 끊김 없이 부드럽게 움직이므로 친구와 격투 게임을 즐기는 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지포스 RTX 4090을 썼음에도 사이버펑크 2077에서 그래픽 효과를 최대로 설정할 경우 초당 60 프레임을 넘기지 못한다. 따라서 광선추적 기능을 쓰는 일부 초고사양 게임은 그래픽 설정 타협이 필요하다. / 출처=IT동아



사이버펑크 2077은 조금 버거운 모양새다. 기본 해상도에 광선 추적(레이 트레이싱) 효과를 마음껏 사용하는 최고 설정을 적용할 경우, 성능 측정 메뉴에서 최대 초당 55 프레임을 보여준다. 사양을 조금 낮추면 순식간에 70~80 프레임 이상 기록하는데 그래픽카드 숫자가 주는 가치를 고려하면 약간 아쉽게 느껴질 수 있다.

이는 모바일 그래픽카드라는 한계를 인지해야 한다. 데스크톱 지포스 RTX 4090은 450W 전력 소모를 하며 칩 안에 쿠다코어가 1만 6384개가 집적되어 있다. 반면, 노트북용 RTX 4090은 쿠다코어가 9728개 정도에 불과하다. 데스크톱 대비 절반 수준이고 전력 소모도 110W 정도다. 엄밀히 다른 제품인 셈이다. 실제 사양으로 보면 데스크톱 지포스 RTX 4080 수준이다. 따라서 데스크톱용 RTX 4090의 성능을 생각하면 실망할 수 있다. 반대로 노트북이라는 환경에 맞춰 설계된 지포스 RTX 4090의 성능은 그야말로 최고 수준이라 봐도 무방하다.

압도적 성능, 그 이상의 가격


2024년형이 되면서 대대적 업그레이드가 이뤄진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G16 (GU605MY). 화면이 2개 탑재된 제피러스 듀오를 제외하고 단일 화면 구성 노트북으로는 경쟁 제품을 찾기 어려울 정도의 완성도를 갖췄다. 16인치 크기의 노트북임에도 17mm 정도의 얇은 두께와 2kg 이하 무게로 휴대에 대한 부담감을 줄인 부분이 매력적이다.

사양은 말할 것도 없다. 인텔 코어 울트라 9 185H 프로세서의 뛰어난 기본기에 데스크톱까지는 아니지만, 노트북 그래픽카드로는 현존 최고인 지포스 RTX 4090이 만났다. 32GB 용량의 메모리, 2TB 저장장치는 게임 설치부터 대용량 파일을 다루기에 부족함 없다.

하지만 그에 따른 반작용도 있다. 외부로 배출되는 발열이 높은 편인데 얇은 두께에 맞춰 냉각팬 회전 속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장시간 게임을 즐기거나 중앙처리장치, 그래픽카드의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작업을 할 경우 원활한 열 배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좋겠다.


뛰어난 휴대성에 성능까지 완벽하지만, 가격은 부담스럽다.. / 출처=IT동아



가격도 부담스럽다. 해당 사양 제품은 에이수스 온라인몰 기준 549만 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참고로 RTX 4080 탑재 제품은 449만 9000원, RTX 4060과 저장장치 용량이 1TB 등으로 구성된 기본형은 269만 9000원이다. 사양별로 가격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최고 사양 노트북을 선호하는 게 아니라면 구매 전 고민이 필요하다. 비용은 걸림돌이 아니라면 최고의 고성능 노트북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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