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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훈 교수 “NFT 미래수업, 세 가지는 꼭 알아야”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3.10 10:04:13
조회 112 추천 0 댓글 2
[IT동아 차주경 기자] 한 때 많은 이들이 가상화폐를 미래의 디지털 화폐이자, 유망한 투자 수단으로 칭송하던 때가 있었다. 오로지 장밋빛 미래만 그리던 때가 있었다. 학계 일부에서는 가상화폐의 정의와 한계, 이것이 생겨난 맥락과 이전의 대체자산의 역사를 심도 깊게 살펴본 후에야 미래를 전망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나왔다. 대표적인 인물이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다.

지금의 NFT 시장을 보면, 마치 초기 가상화폐 시장을 보는 듯하다. 가상화폐 신중론을 펼쳤던 홍기훈 교수는 NFT를, 시장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그가 금융 업계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에 가상화폐를 포함한 디지털 기술의 맥락, 역사 속 사실을 더해 NFT 시장을 분석한 책 ‘디지털 경제가 만들어갈 새로운 기회-NFT 미래수업(이하 NFT 미래수업)’에 그 답이 담겼다.

홍기훈 교수를 홍익대학교 인근에서 만났다. 그는 출간 동기를 묻는 질문에 ‘기본을 강조하기 위해’라고 답했다.


홍기훈 교수와 신간



“최근 NFT를 다룬 책이 정말 많이 나왔습니다. 읽어보니 NFT를 투자 수단으로 소개하는 책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정작 사람들이 NFT에 관심을 갖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것, 즉, NFT의 기본과 정의, 등장 배경과 사회적 맥락을 다루는 책은 없더군요. 여기에 블록체인, 메타버스, 아트파이낸스 등 어려운 전문 용어가 더해지니, 사람들이 NFT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혼동하는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NFT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전자 자산에 대한 디지털 등기’입니다. 이것이 기본이에요. 기본을 모르면 아무리 시장 현황과 투자 기법을 알려줘도 성공하기 어려워요. NFT가 포함된 디지털 세계는 정말 빠르게 변합니다. 수많은 NFT 책이 예로 든 시장 현황과 투자 성과는 사람들이 읽는 시점에서 이미 지나간, 의미가 없는 옛날 지식입니다.

NFT의 기본을 제대로 이해해야 비로소 뉴스와 시장 현황을 토대로 응용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그래야 스스로 투자해 성과를 내요. 책 NFT 미래수업은 NFT의 기본을 알려주는, 독자에게 NFT 시장을 보고 읽고 예측하는 힘을 길러줄 책입니다.”

그는 책을 쓰거나 강연을 할 때, 늘 논문을 여러 편 읽고 참고한다고 말한다. NFT 미래수업을 쓸 때도 그랬다. 이 책에는 NFT의 등장 배경과 현황, 유사한 디지털 자산의 흥망성쇠, 이를 토대로 견줘 보는 NFT의 가능성과 장단점, 밀접한 산업군 예술금융(아트파이낸스)과의 연관성이 담겼다. 일반 NFT 책과 달리, NFT 미래수업은 경제학 관점뿐만 아니라 법률 관점도 담았다. 그래야 NFT의 속성과 한계를 명확히 전하는 까닭이다.

“이 책을 쓰려고 법률 논문을 정말 많이 읽었습니다. 결국 NFT는 저작권과 이어지니까, 법률 논문을 당연히 많이 읽어야지요. 어렵고 복잡한 법률 용어를 쉬운 말로 풀어 쓰면서, 이를 경제학 관점에서 분석해 풀이를 붙이는 과정이 아주 힘들었어요.

그런데, NFT와 법률 이슈를 다룬 논문을 여러 편 읽다보니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한 사람만이 이 논문을 썼더군요. NFT와 법률 이슈를 논문으로 여러 편 남긴 사람이 우리나라에 단 한 명이었습니다. 그게 누구냐고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숙제로 남기겠습니다.”


디지털 경제가 만들어갈 새로운 기회-NFT 미래수업. 출처 = IT동아



홍기훈 교수는 독자들이 이 책에서 가장 먼저 읽을 부분, 독자에게 가장 권할 부분으로 1장을 꼽았다. NFT가 만들어지고 사회 현상으로 떠오른 맥락을 풀어 소개한 장이다. NFT의 개념은 아주 간단하다. 그런데, 이 개념을 이해하려면 NFT가 생겨난 맥락을 꼭 알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NFT의 개념을 올바로 이해한 독자에게 가장 추천할 부분으로는 5장을 꼽았다.

“모든 사회 현상은 그 속에 숨겨진 맥락을 제대로 알아야 비로소 올바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NFT라는 사회 현상과 그 맥락을 소개하는 1장을 가장 먼저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가장 아끼고 권하는 장은 5장 아트파이낸스입니다. NFT를 다룬 책은 대부분 투자에만 초점을 맞춰요. 어떤 NFT가 얼마에 팔렸는지 소개하는 데 급급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이미 이뤄진 거래이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수익을 말할 뿐입니다. 즉, 지금 책을 읽는 소비자의 이익과는 관련 없는 정보에요.

NFT는 디지털 콘텐츠의 소유권을 증명하는 기술입니다. 자연스레 디지털 콘텐츠, 즉 예술과 문화 콘텐츠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요. 예술과 문화 산업을, 아트파이낸스를 이해해야 비로소 NFT의 진짜 가치를 알 수 있습니다.”

홍기훈 교수에게 우리나라 NFT 시장의 긍정하는 점과 우려하는 점을 물었다. 그는 ‘사람들의 관심이 많이 모이는 점’을 가장 긍정하는, 그리고 가장 우려하는 점으로 소개했다.

“많은 사람들이 NFT에 관심을 갖는 덕분에, 지금까지 소외받던 예술 작가와 작품이 조명 받는 것은 긍정합니다. 예술 작품은 대개 갤러리에서 경매로만 사고 팔았는데, NFT를 쓰면 개인간 거래가 됩니다. 갤러리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도 예술 작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데 의견을 내는 시대가 왔어요. 자연스레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에 따라 더 많은 예술 작가들이 인정 받고, 자신의 작품을 사고 팔며 수익을 내 창작 활동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스마트 계약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지금까지는 경매를 거듭해 예술 작품의 가격이 비싸져도 그 이익을 경매 관계자만 가졌습니다. 정작, 예술 작품을 만든 작가에게는 이익이 한 푼도 가지 않았어요. NFT 스마트 계약을 하면, 예술 작품이 거래돼 이익을 낼 때마다 작가에게도 일정량의 이익이 돌아갑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NFT에 관심을 가진 것은 한편으로는 단점이에요. NFT라는 글자 하나 붙으면 무조건 돈이 될 것이라는 오해가 생겼습니다. 요즈음에는 정말 별의별 곳에 NFT라는 단어가 붙는데, 이는 자칫 사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NFT를 잘못 이해하거나 엉뚱한 해석을 믿으면 피해를 입습니다. 사람들이 NFT를 제대로 이해하도록, NFT를 빙자한 수많은 사기를 구분하고 피하도록 돕고 싶네요.”


디지털 경제가 만들어갈 새로운 기회-NFT 미래수업의 목차. 출처 = IT동아



사람들이 NFT를 주목하면서 수많은 책과 강연, 기사가 나왔다. 홍기훈 교수는 NFT에 관심을 갖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세 가지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등기의 목적’, 소유권을 왜 증명해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전자 파일은 동산입니다. 우리나라 법률은 부동산의 소유권을 등기로, 동산의 소유권을 점유로 각각 보증합니다. 동산인 전자 파일의 소유권은 점유로 보증해야 하는데, 복사 가능하니 점유의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전자 파일에 등기를 부여해야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NFT가 바로 등기를 증명하는 방법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NFT가 속한 디지털 세계에서의 ‘등기의 역할과 한계’를 알아야 합니다. 전자 파일의 소유권을 NFT, 등기로 증명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원본과 복사본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지는 못해요.

예를 들겠습니다.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이 코트에서 처음 덩크 슛을 하는 동영상 전자 파일 원본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할게요. 여기에 NFT를 적용해 등기도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이 동영상 전자 파일을 복사했습니다. 어느 쪽이 원본일까요?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보증하는 등기의 역할에 한계가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시장은 자연스레 사설 등기를 찾습니다. ‘사설 등기의 역할과 한계’가 세 번째 알아야 할 것입니다. 사설 등기의 문제는 믿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흔히 사람들은 해킹이 불가능한, 보안이 완벽한 기술인 블록체인과 이더리움이 NFT를 보증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블록체인은 완벽한 기술이 아닙니다. 실제로 해킹 사례가 속속 나왔지요.

이더리움을 믿는다는 것은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을 믿는다는 것입니다. 등기의 효력은 나라가 보증하는데, 이더리움의 효력은 비탈릭 부테린이나 이더리움 관리자, 즉 개인이 보증합니다. 나라와 개인, 어느 쪽을 믿으실 건가요?

디지털 세계는 현실 세계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집이나 땅 등 부동산을 살 때에는 개인 등기를 믿지 않으면서, 디지털 세계의 NFT를 살 때에는 개인 등기를 지나치게 믿어요. 이 세 가지를 면밀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디지털 경제가 만들어갈 새로운 기회-NFT 미래수업. 출처 = IT동아



그는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NFT를 올바로 이해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용하도록 이끌고 싶다고 밝혔다.

“NFT를 투자 수단으로 봐도 됩니다. 그런데, 그러려면 반드시 NFT의 맥락, 정의를 바로 알고 투자하세요. 내 돈은 소중합니다. 내 돈을 가지고 투자를 하는데 아무나 믿으면 안됩니다. 다른 사람의 말만 믿고 NFT에 투자하지 마세요. NFT를 제대로 알고 투자하세요.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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