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평소에 흥미있는 거 하나 없는 사람이였음. 이성 만날 생각을 할 여력도 안됐고 할 필요도 못 느꼈음. 만성적인 우울을 겪고 있었고 무의미함을 느끼고 있었음. 내가 열심히 공부했던 이유는 안락사 용품을 밀매하기 위한 돈 때문이였음.

다만 최근에 일상적인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음. 그 계기는 일본인 여사친이였음. 어쩌다 친구를 걸쳐서 만나게 됐는데 대화가 잘 통하고 밝은 모습이 어린아이 같으면서도 배려하는 모습은 또 성인 같아서 같이 보내는 시간이 행복했음. 흑백의 무의미한 일상에 색이 칠해진 순간이였음.

그래서 난 고민에 빠졌음. 나는 내 경험에 기초하여 인생은 고통스럽다고 생각했음. 당연히 이런 고통의 굴례를 끊겠다 생각해서 결혼, 출산은 생각도 해본 적도 없었음. 하지만 이런 행복이 존재했다는게 내 결심을 혼란스럽게 만듦. 결혼하고, 둘이 애들 키우고, 취미생활 즐기고, 같이 지내면 내 인생이 행복할거라 생각이 듦.

1. 만약 내가 결혼하고 자녀를 만들었을 때, 그들은 나처럼 자신을 태어나게 한 부모를 원망하지 않을까?
2. 내 자식이 신체적, 정신적 결함을 가지고 태어났을 때, 난 그들을 사랑해주고, 죄책감을 가지지 않을 수 있을까?

이 두 가지 질문이 머리 속에 맴돌아 떠나지 않음. 난 원래 생각했던 것처럼 죽는게 맞는걸까? 아니면 불확실한 삶을 사는게 맞는걸까? 너무 혼란스러워서 장문으로 글 써봄.


+ 혹시 몰라서 써놓는 건데 난 내가 불행한게 한국남자라 그런 것도 아니고 상대가 좋은 사람인 것도 일본여자라 그런게 아니라 생각함.난 모국어(한국어) 말고 영어나 일본어로 대화하는게 정서적으로 편해서 여태동안 이런 감정을 못 느꼈다 생각함.
++ 자식들에 대한 걱정만 서술하고 배우자에 대한 걱정을 언급하지 않은 이유는 나의 결혼은 심리적, 재정적 안정을 전제하기 때문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