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된 관계는 어떻게 끝내야 할까

강태무는 신금희에 대해 끓어오르는 마음을 정리할 수가 없습니다. 신금희란 이름을 알기 전부터 달아오른 마음인데 신금희가 신하리 라는 걸 안 순간, 배신감이 솟구칩니다. 이 마음이 신금희라는 가상의 인물을 좋아하는 마음인지 눈앞에 있는 신하리를 좋아하는 마음인지 본인도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는 라비올리를 다시 만들라고 말하기에 이릅니다

신금희와 신하리가 동일인물이라는 것을 알고 그는 하루종일 신하리와 만납니다. 당장은 나를 속인 신하리가 괘씸해서 하리를 골탕먹이기 위해서였지만 태무의 무의식은 거짓된 관계를 돌리고 싶었을 겁니다. 누구를 향해 절절 끓는 마음인지 본인도 잘 모르거든요

라비올리를 다시 만들라는 핑계로 그는 하리의 연구실을 자유자재로 드나듭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신하리 라는 인물에게 우연치 않은 사고로 닿게 되지요

신하리 대신 불을 끄고, 달궈질 대로 달궈진 냄비에 손을 데이자 손을 뻗었다가 자신이 불에 덴 듯 그녀를 향한 몸짓을 거두어들입니다. 그녀가 눈치채지 못하게 자신 스스로도 그 행동이 민망한지 입술을 매만지며 짐짓 화난 듯 다시를 외치고 연구실을 나서는 태무의 뒤로 연구실에 가득한 연기만이 전해지지 못한 그의 마음을 보여줄 뿐입니다

몸의 행동은 항상 정직합니다. 그녀가 신금희일 때부터 그의 신경은 그녀에게 열려있었지만 그녀가 신하리 라는 것을 알자마자 그녀에게 어떤 손짓도 할 수 없습니다. 그녀에게 자신은 그저 사장일 뿐이니까요. 그녀 몰래 혼자 달아오른 마음은 새까맣게 재가 되어 타버리고 맙니다. 그녀에게 그가 해줄 수 있는 건 해고 말고는 없었습니다

강태무와 신금희는 계약연애 관계지만 강태무와 신하리는 사장과 직원일 뿐이니까요

그녀 모르게 타버린 마음은 그녀에겐 닿지 않습니다

신금희 라는 족쇄

이거 꿈이죠? 꿈이 아닌데 강태무씨가 나를 위해 달려와줄.. 리가 없지!

술 취한 중에도 단호한 하리의 답변. 가짜 연인 신금희에게 잘해주는 강태무를 보며 신하리는 죄책감이 생깁니다. 아무리 계약연애라지만 사람인지라 강태무에게 가는 마음을 하리도 어쩌지 못합니다. 강태무에게 신하리가 신금희라고 말을 할 수도 없는 하리는 혼자 속을 끓이다 해고당하는 꿈을 꾸게 됩니다

아마 자신이 신하리 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강태무는 반드시 신하리를 해고하겠지요

부캐 신금희가 본캐 신하리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신하리는 강태무의 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신금희가 신하리 라는 고백을 듣자마자 강태무는 자신이 신하리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 동안 신하리를 좋아하고 있었기에 그렇게 화가 났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인지하지요

신하리가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 앞에서 부들대던 마음은 신하리의 고백에 눈녹듯 사라집니다

해고

남자가 하는 첫 번째 배려

강태무는 처음 만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신하리의 상황과 마음을 알지 못한채 직진만 했습니다. 상대에게 자신의 마음을 강요하는 것은 또 다른 폭력입니다

뜨겁게 달아오른 냄비는 신하리를 놀라게 만들고 그녀가 자신에게 다가오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신하리에게 닿고 싶은 그의 마음은 신하리에게 전혀 다가가지 못하지요

신하리에게 닿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놀랍게도 그녀를 향한 첫 번째 배려는 해고로 이어집니다

그녀가 놀라지 않도록 신금희라는 가상의 인물이 그녀의 일상을 위협하지 않도록 그녀가 해고당하는 일이 없도록 그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는 신금희라는 족쇄를 풀어주는 것이니까요

신금희씨와 엮일 일 없다고 말하는 겁니다

그녀에게 닿지 못해 허공에서 맴돌다 입술만 매만지던 남자의 진심은 그녀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해고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