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김민기 기자] '핵잠수함'으로 불렸던 사나이 김병현이 희로애락이 모두 담긴 애리조나 야구장 체이스 필드에서 눈물을 흘렸다. 이찬원도 김병현이 보인 눈물에 함께 울컥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는 MLB 앰버서더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김병현, 그와 동행한 이찬원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김병현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팬 페스티벌에 참가하게 됐다. 코로나 때문에 팬데믹 등으로 4년 만에 열리는 팬 페스티벌을 통해 팬들과 직접 만나게 된 것. 이찬원은 "제가 7살 때부터 20년 전부터 MLB 구장을 꿈꿨다. 김병현 사장님이 직접 뛰었던 체이스 필드니까 제가 얼마나 꿈꿔왔겠나"라고 말했다.
김병현과 이찬원은 구단에서 준비해준 고급 리무진을 타고 이동했다. 이찬원은 "저는 이런 차 자체를 처음 타본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병현은 "원래 큰 계약할 때 MLB에서 차를 보내준다. 부모님이랑 선수 계약하러 갈 때 도시 투어하라고 보내준다. 계약 사인할 때 리무진 보내줬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체이스 필드에 도착한 이찬원은 2001 월드 시리즈 우승 트로피 앞에서 김병현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김병현은 이동할 때마다 팬들에게 사진 요청이 쇄도했다. 이를 본 이찬원은 "정말 대단한 선수였다는 걸 이번에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장에 걸려 있는 김병현의 사진을 발견하고 환호했다.
김병현은 이찬원과 함께 불펜장, 라커룸, 웨이트장 등을 방문했다. 이어 세탁실을 찾았다. 이 세탁실은 김병현이 잠을 자던 곳이었다. 김병현은 "부모님은 모른다. 알면 우리 엄마 운다. 당연히 모른다"고 털어놨다. 그는 "세탁기가 돌고 있으면 안 들어오고, 세탁기가 안 돌면 조용히 들어와서 잔다. 빨래가 이렇게 있으면 바닥에 앉아 빨래로 가리고 잤다. 여기서 잤다고 하면 믿겠어?"라고 물었다.
이찬원은 "믿기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병현은 "메이저리거가 돈도 잘 벌고 집도 있는데 여기서 잔다는 게 말이 돼? 나한테는 정말 편했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당시에 야구장이랑 약간 떨어진 곳에 집을 얻었다. 수영장도 있고 좋은 곳에 집이 있었는데 집에 들어가서 불 켜기가 싫더라. 들어가면 아무도 없고 특별한 것도 없다. 혼자 있는 게 싫었다. 야구장에서는 주위에 재밌고 좋아하는 야구를 할 수 있는 곳, 먹을 게 있고, 친구들이 있었다"고 했다.
김병현은 체이스 필드 그라운드를 걸으며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솔직히 기분이 묘하다. 좋으면서도 가슴이 아리는 것도 있다. 좀 그렇다"고 밝혔다. 이어 "야구장의 햇살, 그라운드,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시간 여행 온 것처럼 뭔지 모르게 기분이 좀 그랬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병현은 "솔직히 지금 내 감정이 이상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약간 좀 그게 있어. 내가 젊었을 때 한창 전성기였는데, 전성기인 줄도 모르고 지나간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병현은 "돌아서고 보니까 시간이 너무 아쉽다"면서 뒤돌아서서 오열했다. 이찬원은 "나도 갑자기 울컥한다"고 했다. 김병현은 한참 동안 눈물을 보였다. 김병현은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있는 곳이 애리조나 야구장이다. 부상 후 밸런스가 깨지면서 평범한 선수가 됐다"고 털어놨다.
그뿐만 아니라 김병현은 "어린 마음에 빨리 야구장에서 잘하는 야구를 해서 사람들한테 인정받고 싶었던 게 컸다. 좋았던 폼이 많이 떨어졌다. 야구하는 꿈도 많이 꾼다. 꿈속에서 다시 야구를 하고 있다. 꿈에서 깨보면 현실이다. 그래서 내 생각엔 야구장에서 햄버거 가게를 열지 않았나. 야구랑 떨어지고 싶지 않아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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