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김민서 인턴기자] 흔히들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순 없다고 관용적으로 말하곤 한다. 하지만 이 말은 이제 어느 정도 정정이 필요하다. 즐기는 사람 중에 실패할 이는 없다 라고. 무언가를 아무리 열렬히 좋아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냉정한 승부에서 평가의 대상이 되는 순간, 때로는 패배라는 뼈아픈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곧 그 무언가를 포기해야 함을 뜻하는 것은 아니며 더 나아가 인생에서의 실패로 종결되는 것도 아니다. 즉, 한순간의 패배일지언정 노력해온 과거와 나아갈 미래에 대한 부정, 즉 실패는 아니라는 것이다. '리바운드'는 바로 이 점에 대해 올곧은 진심으로 그려내는 영화다.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에서 최약체였던 중앙고 농구팀이 결승진출의 쾌거를 이뤘던 실화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유쾌하고 익살맞은 유머감각으로 익숙히 알려진 장항준 감독의 반가운 신작이다. 영화는 해체 위기에 놓인 중앙고 농구부에 선수 출신 공익근무요원 '양현(안재홍)'이 신임 코치로 부임하고, 새로이 팀을 꾸리며 문을 연다. 이제 막 정식 농구에 입문한 초보부터 재능은 있지만 슬럼프나 부상으로 정체된 선수들까지 한데 모여 시작된 중앙고 농구부는 좌충우돌 소동과 나름의 고비를 겪으며 한걸음 물러나지만 끝내 농구에 대한 일념 하나로 재결합해 땀맺힌 나날들의 결실로 결승 진출의 쾌거를 이뤄낸다.
기적적인 실화를 재현했다는 것만으로도 평균 이상의 재미와 울림은 보장된 작품이겠지만, 이 영화의 묘미는 전체 스토리를 관통하는 '좋아하는 무언가에 대한 태도'에 대해 되묻게한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열렬히 사랑한다는 공통점 아래 그것을, 그것만을, 그대로 즐기기 위해 모인 마니아들의 순도 100%의 태도 말이다. 그것이 나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을지, 재능은 없는데 선뜻 시도해도 될지, 패배가 훤한 악조건 속에 과감히 뛰어들어도 될지 그런 무거운 고민들은 과감히 내려놓는다. 농구에 대한 열정, 그 단순한 명목 하나로 재지 않고 질주하는 이들의 서사는 유치한 대사와 상투적인 소동극 등 여러 클리셰들을 감안하더라도 애정어린 마음으로 응원할 수밖에 없게 된다. 승부는 패배로 끝났고 경기는 종료되었지만, 농구에 대한 열정이 끝난 것은 아니다. 그들의 리바운드는 이제 시작이다. 진심 어린 마음, 말간 표정들의 시너지가 발산해내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매력적인 영화, '리바운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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