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드라마 캐스팅 발표 났을때부터 기다린 1인임

티저뜨고 포스터뜨고 하라 뜨고 하나하나 다챙겨보면서

너무 기다렸단 말야

다들 욕했던 된장마저도 이해해줄려고 했어

근데 진짜 암부터는 못참겠더라

내가 말야 작가가 왜 그런지 이해하고 싶어서

심지어 전작도 몰아보기로 다봤음

그리고 결론을 내렸지

아 이건 캐릭터의 문제다

작가의 전작은 캐릭터가 분명하고 캐릭터의 동기가 확실해

왜냐하면 원작이 있었기 때문이지

여주가 서울에서 문제를 일으켜서 바닷가 동네로 내려가고

거기서 자신과 정반대인 남주를 만나

그리고 작은 무대인 그 마을안에 있는 사람들과 얽혀가면서 

여주가 서서히 변해가고 남주와 사랑에 빠지는거지

물론 전작에서도 남주 서사를 푸는 과정에서 

너무나 어이없는 설정들이 들어가있긴하더라

아무튼 다시 엄친아로 돌아와서

일단 주인공 캐릭터가 설득력이 없음

엄친아라는 말이 애시당초 만들어진게 

나보다 잘난 그래서 나를 못나보이게 만드는

엄마가 끊임없이 야 누구는 하면서 

나와 비교하는 그런 대상을 상징하는 단어잖아

물론 이 드라마에서는 그냥 옆집사는 엄마친구아들이긴 하다만

아무튼

근데 애시당초 석류는 그녀도 엄친딸임

그래 파혼 퇴사 어려운 일이지 

그치만 그게 막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는 아니었잖아

그래서 초반에 그녀의 꿈찾기 여정이 굉장히 세상과 좀 거리가 먼?

붕뜬 설정처럼 느껴졌고 그녀의 고민이 배부르게 느껴졌어

사실 그 스펙으로 대충 이직하면 그만 아니냐구

갑자기 그나이에 뜬금없이 꿈을 찾겠다는게

일반적인 시청자가 그걸 보면서 공감하고 

주인공을 응원하게 되는 마음을 갖기가 어려웠던거지

그리고 그 각성을 하는 과정에도 설득력이 전혀 없었음

여기서 이제 엄친아의 두번째 문제가 등장하는데

그래 석류는 미국에서 돌아와서 꿈을 찾는다고 치고

승효는 애시당초 캐릭터에 욕망이라는게 없음

석류를 좋아했다가 잊고 지냈다가 다시 좋아하게 되었다 그게 다임

근데 그마저도 그리 간절해 보이지 않음

로코는 사실 다 그나물에 그밥이고 

그래서 주인공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드는게 제일 중요함

그리고 그 캐릭터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요소중에 하나가 직업이야.

승효는 이미 상타고 유명하고 잘나가는 건축가임

그래서 우라까이 하라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큰소리치면서 화도내고 

싫은일 안할 수 있는

얘가 뭔가 결핍이 없고, 뭘 해야겠다 목표하는게 극 중에서 안보임

건축가라는 직업도 사실 그냥 설정뿐이야

승효네 사무실 사람들은 그냥 개그캐릭터처럼만 나오고

사옥도 그냥 석류 왔다갔다 하고 전여친 왔다가는 배경공간으로밖에 쓰여지지 않음

심지어 석류가 요리연습하고 전남친와서 삼각관계 보여주는 공간으로 쓰임

건축가로서 뭘 제대로 해내고 그런거 전혀없음

진짜 20년전 드라마인 삼순이에서 파티쉐로 일하던 삼순이랑 비교해봐바

승효가 이 드라마에서 건축가로 한 일이라곤

맨 처음에 추모공원때 거기 장례지도사 만난거랑

석류네 회사 피티 들어가서 농락당한거

전여친이랑 무슨 콜라보 하자고 제안받은거

이번에 그 자기네 사무실 직원이 계약서 잃어버린거 용서해준거

이 에피소드들이 승효의 무엇도 나타내 보여주지 않음

아 승효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구나, 

직원의 실수를 용서해주고 성장하기를 응원해주는 좋은 대표구나 

그래 알겠어, 근데 이 에피소드들 중에서 메인서사인 

석류와의 관계를 진전시키고 다르게 만들어주는 게 하나도 없음

아 하나 있었다 그레이프 플레그십 스토어 따냈을때 

그 과정도 진짜 어이없었음 주인공들이 뭘한게 아니라 

명우형이 그레이프 부사장 인친이라서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때 석류가 승효 껴안는 장면! 그거 하나 있었네.

결정적으로 이 드라마는 엄마친구아들이고

엄마들의 관계가 이 둘의 우정을 넘어선 사랑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관계잖아

둘이 결혼하면 

친구가 사돈이 되는건데 불편하고 싫을 수도 있고

내심 내 자식이 더 아깝다 생각들수도 있고 

둘이 어떻게든 맺어지고

주변에 들킬까봐 걱정하고 또 들켰을때 또 거기서 생기는 반응들, 

그 반응들로 인해서 둘사이의 관계도 또 흔들리거나 더 단단해지거나 하는식으로

그 동네 안에서 이 둘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하는 관계설정들이 분명히 있는데

그냥 다 따로국밥임

석류 승효 놀이터에서 만나고

엄마들 부동산에서 만나고

모음이랑 단호 따로고 

승효아빠 석류아빠 만나서 술마시고

그 어떤 에피소드들도 연결되지 않고

그냥 점처럼 캐릭터에 이미 넣어둔 설정값대로만 움직임

하다못해 전작에서는 동네 입소문 내고 다니는 아줌마때문에 

둘이 사귀는거 속이고 그걸 동네사람들이 알면서 일부러 둘이 먼저 말하게 만드는 식으로 

짜고치는? 암튼 그런 동네 소동극 같은것들이라도 벌어졌는데

여긴 그런게 아무것도 없음

파란만장 동네한바퀴 로맨스라고 홍보문구 그렇게 잡았을때

뭐가 파란만장 하다는건가 싶었는데

그냥 내내 싸우기만 하고 화만 내고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제대로 하는 말은 하나도 없는

어쨌든 배우들때문에 끝까지 보긴 볼건데 너무 화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