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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스포,스압) 영화 '서브스턴스' 감상평

영갤러(222.235) 2024.12.21 01:56:44
조회 332 추천 1 댓글 0

서브스턴스(2024)


예술의 해석은 개인이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생각한다. 당연히 나와 다르게 이 영화를 이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 해석도 정답이고 그 해석도 정답이다.

영화에 대한 글을 처음 써보기도 하고, 이렇게 딥하게 감명받은적도 처음이라 글이 난해하더라도 어린 대학생의 의견정도로 생각해줬음 한다.

디테일한 부분들은 내가 좀 더 완숙했을 때 결론을 내릴 수 있을듯하다.


요약) 아모르 파티에 대한 가장 쉬운 교보재


내면 자아간의 충돌과 그의 반발로 잉태한 가장 기괴하지만 아름다운, 니체의 아모르 파티의 절박한 표현으로 느껴졌다. 제목 ‘substance’도 물질이 아닌 ‘세상’에 대한 은유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감상평) 크게 2개의 줄기로 나눠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1.‘엘리자베스 스파클’로 상징되는 현실적인 자아와 ‘수’로 상징되는 이상적인 자아간의 충돌

2.‘몬스트로 엘리사수’의 잉태와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저항


지금부터 이 2개를 순서대로 설명해 보겠다.


1.‘엘리자베스 스파클’로 상징되는 현실적인 자아와 ‘수’로 상징되는 이상적인 자아간의 충돌


인간은 본질적인 한계로, 결코 이상향에 도달할 수 없는 고통에 항상 시달린다.

주인공인 엘리자베스도 마찬가지로, 과거 찬란했던 자신을 그리워하며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보편적인 인간과 같은 존재다.

작중의 장치로써 ‘서브스턴스’가 등장하는데, 이를 ‘계몽의 기폭제’쯤으로 생각해보겠다.

엘리자베스에게 서브스턴스를 주사함으로써, 매미가 자신의 등을 가르고 새롭게 탄생하듯이 자신의 이상적 자아인 ‘수’가 탄생한다. 

당연히, 엘리자베스 스스로의 내적 불만에 이 모태가 되기에, 수와 엘리자베스는 서로 정반대의 성향을 띈다.


영화에서 수가 등장한 이후로 엘리자베스의 상태로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장면이 급격히 감소한다.(이는 자신이 끔찍한 모습으로 되돌아왔을 때, 집에서 애인이 화장실로 들어가려 할 때 문을 걸어잠구는 장면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현실적인 자아는 이상향이 존재하는 순간부터, 외면해야 되는 대상으로 전락해 결코 외부에 드러낼 수 없음을 상징하는걸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서브스턴스의 제약에 써져있는것처럼, 이 둘은 별개의 존재가 아니다.


이상적인 자아를 추구할수록, 현실의 나에게 채찍질을 가할 수밖에 없다. 

‘수’의 형태를 유지하려 할수록, 엘리자베스의 모습이 점점더 처참해지는걸로 이는 표현된다. 엘리자베스의 폭식 또한 나에게 가하는 채찍질이자 자기파괴를 상징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필자는 필자가 학창시절 목표를 이루려고 공부하기 위해 다리를 펜으로 찌르면서 의지를 다진 경험이 오버랩되면서 이 표현이 너무 아프게 와닿았다.


이상적인 자아를 격하게 추구할수록, 현실적인 자아는 더욱 상처받고, 안으로 숨게 된다.

결국 현실적인 자아인 엘리자베스는 처음 자신이 추구하던 이상향에 의구심을 품게 되고, 역으로 ‘수’를 증오하게 된다.


이 증오는 점점 심화되어, 끝내 ‘수’를 제거하려 들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미 막을 수 없는 이상향에 대한 갈망은 역으로 ‘엘리자베스’를 죽이기에 이른다.


정리하자면, 현실과 이상향의 투쟁에서 이상향이 현실을 누른 것이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결론인게, ‘추구’의 대상은 그냥 나 자신이 되기 힘들다.


2.‘몬스트로 엘리사수’의 잉태와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저항

나를 죽인 대가로, 이제 ‘수’는 그 값을 치르게 된다. 이상향이라는 건 현실의 내가 존재해야만 성립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고, 그토록 추구하던 이상향이 사실은 의미가 없을수도 있다는 통렬한 자기반성에서 기인한것일 수도 있다.


결국 3번째 자아인 몬스트로 엘리사수가 탄생하는데, 뒤쪽의 네이밍에서 알 수 있듯이 몬스트로는 엘리자베스나 수 둘중 어느 한쪽에서 튀어나온게 아닌, 양쪽의 투쟁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이 장면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극단으로 치닫는 통렬한 자기반성을 통해 나온 몬스트로는 겉보기에는 징그러운 괴물에 불과하다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상은 그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인간의 삶에 대한 투쟁을 상징하는걸로 느껴진다.


몬스트로 엘리사수는 ‘엘리자베스’의 탈을 쓰고 원래 나가기로 되어있던 신년 행사에 간다.

여기서부터 내가 생각하기에 감독의 메시지가 제일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저런 괴물이 탈 하나 쓰고있다고 당신은 들여보내 줄 것인가?)


몬스트로 엘리사수는 ‘수’가 아닌 ‘엘리자베스’의 모습으로 세상 앞에 서게 된다. 관중들의 반응이 관전 포인튼데, 저걸 보고 안뛰쳐나가는 사람은 없을거다.

몬스트로가 세상에 나왔을 때, 세상은 몬스트로를 거부한다. 몇은 비명지르고, 누군가는 몬스트로의 목을 치기도 한다.


여기서 몬스트로가 엄청난 양의 피를 내뿜으면서 세상에게 통렬한 저항을 한다. 

세상이 돌을 던지더라도, 꿋꿋이 일어나서 자신의 날개를 펼치라는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들리는것만 같았다. 피를 뿜어내는 장면의 뒤의 관객들을 자세히 보면 여기서 웃는 것 같은 표정을 짓는 사람이 있다. 이정도면 꽤 적나라하게 의도를 드러낸 거라 볼 수 있겠다.

마지막에는 몬스트로마저 파괴되며, 무슨 해파리같은 모습으로 영화의 처음에 나온 엘리자베스의 별로 돌아가게 된다. 이 장면이 필자는 영화의 백미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니체의 영원회귀가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몬스트로로 표현되는 나의 투쟁자아마저 소멸하는 죽음 앞에서, 가장 순수한 형태의 해파리같은(?) 모습은 처음으로 얼마든지 돌아가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마지막의 미소를 통해서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야말로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아모르 파티’라고 생각한다. 


마치며...


필자가 전공특성상 원치 않아도 인체내부를 보게 되어서 거부감이 덜해서 망정이지, 솔찍히 고어도로만 놓고 봤을 때 많이 쎈편이긴 하다. 허나 필자가 받은 메시지의 무게는 이정도 메신저를 통해서 받아도 괜찮을 정도의 무게감이였다.

이외에도 조형적인 요소중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화장실’, ‘긴 복도’, ‘야자수’의 상징적인 의미나 마지막에 몬스트로에서 나오는 유방 덩어리 정도의 의미를 몇 번 다시보면서 찾아볼만 할 것 같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 영화는 감상평을 공유하고 토론하는걸로 완성되는 것 같다.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이 글을 읽는 모두가 자신의 행복을 찾아나가길 바란다.


amor fa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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