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마트에 갔는데 처음 보는 우유가 있더라.

값이 쌌는데 그 전에 폴란드 우유 본 적이 있다고 했었지?그래서 그런 건가하고 봤더니,

우유와 탈지분유를 섞어서 거기에 영양성분을 좀 추가한 형태의 가공유인 것으로 보였어.당연히 값이 싸게 공급이 됐겠지.서민 생활이 그만큼 어려워져서 그런 제품도 개발해 내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

유럽이 망한 데에는 선진국이라는 자신감이 큰 역할을 했는지 몰라.국민들에게 놀면서도 잘살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줬고,놀고도 보상을 해 주는 세상을 만들었지.이렇게 되면 인건비가 비싸지거든.

인건비가 비싸졌으니까 당연히 비싼 인건비로는 유지가 안 되는 제품 생산은 중단됐고 그 자리는 중국산 값싼 물품이 들어가게 된 거야.대부분의 값싼 제조품 회사는 문을 닫게 되고 그만큼 일자리는 줄어들게 되지.

그래서 이런 걸 만들어서 팔려고 해.

부가가치가 높은 걸 생산해서 팔면 된다는 환상을 심어주는데 그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은 부가가치가 높을진 몰라도 수요가 제한돼 있지.많은 가난한 국가에선 이런 제품은 사치품으로 분류가 돼서 소비를 억제하고 있거든.세금을 왕창 붙이고.

기술우위와 부가가치로 이익을 더 내서 위기를 극복하는 동시에 일자리를 다량으로 창출한다는 건 양립하기 어려울 수도 있어.부가가치가 높다는 건 그만큼 지적 가치를 투입하는 건데,그럴 지적 가치라는 건 놀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거든.

미국이 항공기 한 대 팔면 잘살 수 있다고 하다가 곤경에 처한 것과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는 거지.그런데 우리가 지금 그런 쪽으로 가는 것같아.많이 놀고 많이 보상받고 하는 세상을 만들었는데,일자리는 줄어들고,3d업종은 외국인 노동자가 차지해 버리고.

가난해진 한국인은 더 싼 우유를 찾게 되는,어쩌다 얻어걸린 중국산 키보드에 기뻐하는 그런 세상이 되고 있다는 거야.

가난한 나님은 짱께파이 앰프에 짱께 이어폰에,짱께 스위치를 끼운 키보드를 써서 갤질을 하고 있지.

얼마나 이런 생활이 버텨질까.

혹시 이 시간에도 우리는 빠른 속도로 유럽의 가난해진 선진국으로 접근해 가는 건 아닐까?

변화에 근면하게 빠르게 적응해 가는 것과,게을러 터져서 망상 속 천당에 빠져 사는 것과 어떤 쪽이 더 위험한 걸까.

이런 신도시에 들어가 살고 싶어 하는 닝겐이 그렇게 많은 걸까.트램(전차)를 놔주면 서민들이 들어가고 싶어하는 천국이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