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여행지에서 한 상 가득 차려진 음식을 하나하나 음미하며 즐기는 아침식사에는 낭만이 있다. 튀르키예에서 먹는 아침식사는 낭만으로 가득 차 있다. 튀르키예 사람들에게
아침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매일 아침 떠나는 “설레는
미식 여행”과도 같기 때문이다. 세계 3대 미식 국가로 손꼽히는 튀르키예의 아침 밥상에는 과연 어떤 음식들이 차려질까?
튀르키예 아침식사의 필수 요소
튀르키예의 전통적인 아침식사에는 툴룸(tulum) 치즈, 카샤르(kaşar) 치즈, 화이트 치즈, 최켈레크(çökelek,
코티지 치즈), 그리고 짭조름한 맛의 미할리치(mihaliç)
치즈와 같은 각양각색의 치즈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더불어 한국식 흰쌀밥처럼 우리의 에너지원이 되어주는 구운 빵과 시미트(simit),
함께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신선한 야채와 그린·블랙 올리브, 꿀, 홈메이드 잼, 카이막(kaymak) 등이 식탁에 올라온다. 튀르키예 상징인 튤립 모양의
잔에 담긴 따뜻한 튀르키예 차(茶)까지 더해진다면 이보다
더 완벽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다. 삶은 달걀 또는 토마토, 후추, 계란을 넣고 걸쭉하게 끓인 메네멘(menemen)으로 포만감까지 채워야 비로소 아침식사가 완성된다. 튀르키예
커피 한 잔으로 깔끔한 마무리까지 선사하는 아침식사는 곧 완벽한 나의 하루가 될 것 같은 느낌이다.
튀르키예의 조식. 사진=튀르키예 문화광광부
지역별 조식 문화: 에게해(Aegean),
흑해(Black Sea), 반(Van) 그리고
가지안테프(Gaziantep)
바닷가 연안 특유의 여유와 행복감을 덤으로 함께하는 에게해 조식은 건강하고 담백한 맛으로, 푸릇푸릇한 채소와 고소하면서도 짭짤한 올리브가 한가득이다. 신선한
빵을 현지에서 바로 생산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에 찍거나 베르가마(Bergama)식 툴룸 치즈를
얹어서 먹어보자. 이것이 바로 천상의 맛이 아닐까?
현지 농산물을 통으로 갈아 넣은 수제 잼도 별미다. 장미, 살구, 무화과, 딸기, 오디, 모과, 석류, 각종 감귤류 과일뿐만 아니라 가지나 허브, 호두, 귤껍질 등 들어가는 재료도 가지각색이다. 신선한 커드(curd)와 허브 페이스트리도 빼놓을 수 없겠다.
에게해 지역의 조식. 사진=튀르키예 문화관광부
흑해 지역에서는 투르슈타발르(turşu tavalı, 프라이팬에
볶은 피클), 옥수수빵, 카이가나(kaygana), 라즈 뵈레이(Laz böreği,
페이스트리 일종)와 같은 흑해의 특색을 담은 요리로 하루의 시작을 알린다.
무엇보다도 흑해식 아침식사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메뉴는 다름 아닌 쿠이막(kuymak)일 것이다. 무흘라마(muhlama)라고도
불리는 쿠이막은 푸딩과 비슷한 식감으로, 인근 지역에서 재배한 옥수수를 빻은 가루에 버터와 치즈를 함께
볶아 만드는 트라브존의 대표 아침 메뉴이다. 버터와 앤저(Anzer)
꿀을 바른 신선한 바크피케비르(Vakfıkebir) 빵과 지역 특산 차의 환상적인 페어링도
빼놓을 수 없다.
흑해 트라브존 지역의 조식. 사진=튀르키예 문화관광부
유네스코 창의적 도시 네트워크(UNESCO’s Creative Cities
Network)의 미식 부문에 선정된 가지안테프(Gaziantep)는 지역 특유의 조식
문화로 명성이 자자하다. 가지안테프의 조식에는 튀르키예식 고기 국밥 베이란(beyran), 병아리콩 랩, 카틀락(cartlak) 케밥, 간(肝), 사한(sahan) 크림, 무하마라(muhammara), 에그 피야즈(egg piyaz), 카트메르(katmer) 등 다양한 현지 음식이 포함된다. 하루의 시작은 든든한
아침식사에서 비롯되는 법, 가지안테프에서 완벽한 하루의 시작을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동양의 진주로 불리는 반(Van). 이 지역 조식은 튀르키예에서 가장
풍성한 아침식사로 손꼽히기도 한다. 튀르키예의 지리적 특색을 담은 허브 치즈와 전통 페이스트리 반 최렉(Van çörek), 계란에 밀가루와 버터를 넣어 만든 무르투아(murtuğa),
그리고 전통 할바(halva) 레시피를 따른 카부트(kavut)
등이 포함된다. 튀르키예 각지에서 다양하게 변형된 반 스타일 조식을 접할 수 있지만, 그래도 현지에서 원조의 맛을 직접 느껴보는 경험을 따라갈 순 없을 것이다.
반 지역의 조식. 사진=튀르키예 문화관광부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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