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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리뷰] 여수 섬여행➁ 하화도 꽃섬길? 꽃길보다 더 아름다운 일몰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8.16 06:41:39
조회 42 추천 0 댓글 0
[리뷰타임스= 라라 리뷰어] 여수의 작은 두 섬, 상화도와 하화도는 '꽃봉우리 같은 두 개의 섬'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섬이 작기 때문에 두 섬을 찾는 사람들은 보통 백야도에서 배를 타고 들어갔다가 오전과 오후로 나눠 2개의 섬을 돌아보고 나간다. 하화도는 면적 0.71, 해안선 길이 6.43시간 정도면 식사까지 하고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는 크기이고, 상화도도 거의 비슷한 면적이다.

 


하화도4.jpg



 

처음에는 두 섬을 하루에 돌아볼까 생각했었는데, 그렇게 하려면 좀 바삐 움직여야 한다. 이번 여행은 '느림'을 즐겨보기로 했으니 작은 섬이라도 그곳에서 하룻밤을 묵고 싶었다. 지도를 보니 상화도에는 숙소가 보이지 않고 하화도에 몇 개의 펜션이 표시돼 있다. 오후 배로 하화도로 이동해 하룻밤을 지낸 이유다.

 

하화도에 숙박업소를 포함해 편의시설이 꽤 있는 걸 보니 아마도 상화도보다는 하화도를 찾는 사람들이 더 많은가보다.

 

하화도로 들어갈 때는 여수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배를 탔는데, 이곳에서 하화도로 향하는 배는 하루 딱 한 편 뿐이다. 1시간 30분 정도를 가는 장거리인데 생각보다 배가 작고, 탑승한 분들도 현지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아니, 관광객은 아예 없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배는 여수에 일을 보러 가는 하화도 도민들이 주로 이용하고, 관광객은 하화도에서 가까운 백야도, 낭도 등에서 들어간다 한다.

 


하화도 가는 길.JPG



 

1시간 30여분 뱃길을 달려 도착한 하화도.

선착장에 내리자마자 펜션에 전화를 걸어 방이 있냐 물으니 가능하다 한다.

작은 섬의 경우 성수기가 아닐 때는 숙소도, 식당도 운영을 안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생각은 미처 못하고 무작정 섬에 들어갔으니 운이 좋지 않았다면 낭패를 봤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숙소에 들려 배낭을 내려놓고, 해지기 전까지 약간의 여유가 있어 섬을 잠시 돌아보기로 했다. 섬의 크기를 봐서는 일몰 전에 전체를 돌아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혹시 몰라 저녁식사를 할 곳이 있는지를 먼저 찾아봤다.

 

하화도에는 딱 한 곳의 식당이 있다. 선착장 앞 와쏘’.

이곳의 손님은 대부분 트레킹을 하러 오는 관광객들이다.

섬 정보도 얻을겸 식당 안으로 들어가 저녁에 식사 되냐 물으니 곧 문을 닫을 예정이란다.

이제 겨우 4시 조금 넘었는데 벌써 문을 닫는다니.

 

 

그럼 혹시 지금 식사 되나요?”

사장님이 다소 애매한 표정을 지으신다.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자리에 앉으라 권한다.

 

 

마지막배 안 타세요?"

", 전 오늘 여기서 잘 건데요~~"

"마지막배 나가면 문을 닫아서요.. 오늘 재료는 거의 다 소진했는데 한 분 드실 정도는 있으니까 드립니다.”

 

 

마지막배가 떠나고 나면 식당을 찾는 사람이 없으니 영업을 끝내는 거다.

아침에는 또 들어오는 배 시간에 맞춰 문을 연단다.

성수기도 아닌 시즌에 이 작은 섬에서 하룻밤을 묵는다 하니 사장님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뚝딱뚝딱 잠시 준비를 하더니 금세 차려내온 한 끼 식사.

생선이 조금 식었지만, 생각보다 괜찮은 한 상이다.

 


하화도 와쏘식당.jpg



 

식사를 마치고 나니 시간은 어느새 일몰을 향해 달려간다.

하화도 꽃섬길을 모두 돌아보기엔 애매한 시간이다.

꽃섬길 지도를 보니 선착장 입구에서 출발해 3km 정도를 걷고 마을을 관통해 선착장 근처로 다시 돌아오면 될 것 같다.

아마도 오늘 이 섬에서 숙박을 하는 관광객은 나 혼자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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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려 하니 주변의 색감이 훤한 낮과 달리 아름답게 빛난다.



트레킹 입구를 찾아 계단을 올라 약간의 언덕을 지나고 나니 평탄한 산책로가 이어진다.

 


하화도1.jpg




하화도2.jpg



 

20여분의 트레킹, 섬의 꼭대기인 낭끝 전망대에 도착했다.

관광객이 많은 섬이라 그런지 낭끝 전망대엔 피아노도 한 대 놓여 있고, 포토존도 설치돼 있다.

아무도 없는 이 전망대가 이날은 나 혼자만의 공간이다.

 


하화도3.jpg



 

수평선 너머로 해가 막 넘어가려 하고 있다.

한 폭의 그림 같은 일몰, 이렇게나 아름다운 저녁놀을 혼자만 보기 아깝다.

하화도에서 하룻밤을 묵지 않는다면 결코 경험하지 못할 풍광이다.

오래 오래 기억 속에 담고 싶다.

 


하화도5.jpg




하화도5-1.jpg



 

한참을 그렇게 넋을 놓고 있다보니 아차, 해가 지고 나면 금세 어두워지지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 표지판을 따라가보니 또다른 포토존이 기다리고 있다.

철제 하트 구조물. 주변 풍경과 딱히 어울린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자연적인 재료들을 이용해 포토존을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스친다.

 


하화도.jpg



 

포토존을 뒤로 하고 산책로를 따라 조금 더 가니 배 한 척이 놓여 있다.

하화도의 돛단배인 '화정호'란다.

인근의 다른 섬인 개도 출신의 김용배 장인이 만든 배라고 적혀 있다. 작품 경력을 보니 2015년 이순신광장의 거북선을 만든 분이다.

여수시에서 유일하게 장인으로 지정된 분이란다.

 


하화도9.jpg


하화도8.jpg



 

트레킹 코스를 죽 따라가면 섬의 오른쪽 끝 꽃섬 트레킹의 끝 지점인 막산전망대까지 갈 수 있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충분치 않다.

나머지 코스는 내일 이른 아침 돌아보기로 하고, 서둘러 마을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일몰보다 더 멋지게 펼쳐질 내일의 일출을 기대하며...

 


하화도10.jpg



 

선착장으로 향하는 마을길로 들어서니 다른 섬들처럼 이곳에도 벽화가 그려져 있다.

 


하화도12.jpg



 

시간을 보니 약 3km를 트레킹하는데 1시간이 조금 안 걸렸다.

숙소가 선착장 바로 앞이라 커다란 통창 밖으로 바다가 펼쳐진다.

창밖으로 보이는 해지는 어촌마을의 풍경은 언제나처럼 한가롭다.

 


하화도11.jpg




하화도의 나머지 트레킹 코스는 다음날 아침에 걸을 계획이었는데, 이날 밤 작은 사고로 인해 스마트폰이 완전히 망가져 버렸다. 910일의 여행이라 이번에는 스마트폰만 활용할 계획이어서 DSLR도 챙겨가지 않은데다, 시계도 없으니 마음에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 다행히 숙소에 TV가 있어 시간을 체크하고, 여수 섬트레킹 리플렛을 하나 챙겨온 게 있어 다음날 여수 시내로 나가는 배 시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디를 여행하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시계와 카메라(사진을 찍지 않는다면 없어도 그만), 현지의 배 시간, 숙소 정보 등이 나와 있는 오프라인 지도와 리플렛 정도는 챙겨 다니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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