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로 말해서 맥거핀이 너무 흔함

갤러들이라면 맥거핀이 뭔지 알거임

맥거핀은 영화나 드라마 스토리 전개상 뭔가 중요한 포인트인 것 처럼 나오다가 막상 알고보니

아무것도 아닌 경우임

예를 들어,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조커가 계속 자신의 입이 찢어진 이유를 말하기에 관객들 입장에서는

'진짜 입 찢어진 이유가 뭐지?'하고 궁금해 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조커가 떠들어대는 입 찢어진 이유는

그냥 조커가 아무렇게나 씨부려대는거고 그게 크게 중요하지도 않음

이런 경우는 정말 약한 맥거핀이라고 할 수 있고,

지푸라기라도잡고싶은짐승들이라는 영화에서는 오동팔이라는 인물이 대표적인 맥거핀임.

비밀의숲 시즌2는 맥거핀의 활용을 정말 좋아함

추리, 스릴러 드라마답게 어떤 특정 인물의 표정, 동작, 상징물 등을 보여주면서

관객들 입장에서는 '저 장면이 시사하는 바가 뭘까..'하고 의문을 갖게 됨

그러나 알고보면 그 장면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고

사건의 흐름에 중요한 장면도 아니었음

이러한 맥거핀 활용이

관객들이 추리를 하고 극 전개에 흥미를 돋굴 수 있게 하는 작용이 있지만

너무 남발되면 안 됨

어차피 저 장면이 중요하게 나와도 아무것도 아닌 장면인 것을 알게 되고

그렇게 되면 관객들은 극의 흥미를 느끼지 못하니까

그런데 비밀의숲 시즌2는 이 맥거핀의 활용을 좋아하다 못해 너무 남발함

엄청나게 중요한 장면인 것 처럼 웅장하고 긴장감 넘치는 음악과

의심스러운 장면들도 계속 보여줘놓고는 알고보니 아무것도 아닌 경우가 많음

지금 당장 생각나는 맥거핀들만 봐도

1. 최빛이 무슨 국회의원 아들 마약사건 덮어준거

- 걍 묻힘

2. 세곡지구대 사망 경찰관의 타살 의혹+ 사망경찰관 부검도 안하고 시신에서 의심스러운 정황이 보임

- 알고보니 자살 맞음

3. 세곡지구대 경찰이었던 전직 순경이 납치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티비를 다른 곳으로 돌림

- 걍 티비 돌린거임

4. 이윤범(한조 회장)이 무슨 약을 먹고 있는 것 처럼 보이는거(서동재가 쓰레기통 뒤져서 발견)

- 걍 묻힘

5. 서동재 납치를 경찰이 한 것 처럼 가자 넥타이 편지 보내는거

- 경찰이 보낸게 아님

6. 가짜 넥타이 편지 보낸 사람이 우태하 밑의 김부장이 보낸 것 처럼 황시목이 김부장 자리를 계속 쳐다봄

- 우태하가 보낸거였음

급한대로 생각나는 것들만 적었는데

1, 2, 3, 4번은 도대체 왜 굳이 넣었는지 이해가 안 갈 정도로

관객들에게 혼란과 의혹만 불러넣어주는 장면들임

저 장면들 빼도 극 전개에 아무런 영향이 없음

6번 장면도 김부장을 의심스럽게 해놓구선 은근슬쩍 우태하의 행위로 보고 끝남

이럴거면 황시목이 왜 그렇게 뚫어져라 김부장 책상을 보는 장면을 넣은거지?

하도 맥거핀을 존나게 섞길래

14~15화쯤 가니까 이젠 어떤 장면들이 나와도 크게 중요한 생각이 안들더라

어차피 아무것도 아닌거일테니까 ㅇㅇ

마지막화 천국씬도 뭐가 있는 것처럼,

마치 윤과장이 죽기라도 하는 건가? 생각이 들 정도로 넣어놓구선

걍 황시목 시발꿈임

좋게 생각하자면 황시목이 감정을 갖게 된다? 그렇게도 볼 수 있는데

왜 굳2이 그렇게 천국씬을 넣어갔던건지?

좋게 말하면 맥거핀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관객들 우롱하는 거임

시즌1때 맥거핀 잘 먹히니까 뽕 받아서 잡탕 끓이듯이 다 집어넣은 것 같은데

작가분은 다음부터 맥거핀 남발을 안했으면 좋겠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