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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말 광운공병

북경도사 2006.01.12 18:41:45
조회 1568 추천 0 댓글 2

오늘은 드디어 진짜 노병을 소개하는군요. 오늘 소개하는 차는 완전생차가 아닌 광운공병이긴 하지만 진기로 따지면 거의 40년이 된 노차입니다.

북경도사가 차시장에 다니면서 이런 노병을 많이 보기는 하는데, 포장을 뜯어보지도 못하고 하고 맛도 못 보게 하기 때문에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었습니다. 어제 큰 맘 먹고 거금을 투자해서 모험을 해보았습니다.

일반적으로 광운공병은 그다지 좋은 평을 받는 차는 아닌 것 같습니다. 가짜도 많고 진짜라고 해도 일반 노병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노병의 수량이 날이 갈수록 적어지기 때문에, 노병 애호가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수량이 많은 광운공병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북경도사는 예전에 서너 번 광운공병을 먹어본 적이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에 먹어본 것이라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생각보다 맛이 깔끔하고 부드러웠던 것 같습니다.

가끔 거래하는 차상점에서 북경도사를 겨냥해서 광운공병 7편을 들여왔습니다. 완전건창에 보존상태가 너무 좋다고 하는 차들입니다. 물론 파는 사람의 얘기입니다. 북경에서는 광운공병이 잘 안 팔리기 때문에 주로 광동에서 판매하다가 제가 한 번 가져와보라고 했더니 이번에 가져왔습니다. 수량은 많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내비를 새로 붙였다는 거지요. 워낙 제가 노차에 대해 까다롭고, 살듯 살듯 하면서 보존상태가 안 좋다고 트집을 잡으며 안 사기 때문에 별 수작을 다 부리는 거지요. 어이가 없는 짓거리이긴 하지만 돈 버리는 셈 치고  모험을 했습니다. 상태를 보면 진짜입니다.

 

 

 

 

광운공병은 삼분숙차이기 때문에 색깔이 일반 노병보다 검은 색이 많습니다. 제조과정에서 숙차의 비율을 30%로 했다는 얘깁니다.    

60년대 말에 생산되었다고 하는 차의 내비를 보세요. 비닐 포장지 안에 들어 있지만 명확하게 최근에 붙인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대개의 경우 내비가 진가를 구분하는 중요한 근거가 되지만 이런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광운공병이 생산되었을 무렵에는 내비가 있는 것도 있었고 없는 것도 있었습니다. 지금 시중에서 팔고 있는 광운공병은 판매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대개 후기에 붙인 것이 많습니다. 지금 이 차처럼 노골적으로 후기에 붙인 티가 나는 것은 별로 없지만 말입니다. 광운공병의 진가를 구분하는 것은 내비의 유무나 상태가 아니라 맛이 어떠냐에 달린 것 같습니다.

 

 

 

 

 

 

이 비닐을 벗기기 위해 2500위안을 썼습니다. 벗겨 놓고 보니 청소한 자국이 많이 보이더군요. 내비는 물론 최근에 붙인 겁니다.

 

 

 

 

 

 

사진으로 보면 금화가 드문드문 보이고 대체로 깨끗한 것 같지만 좀더 자세히 보면 습먹은 자국을 닦아낸 흔적을 알 수 있습니다. 요즘 이런 청소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시음하기 위해서 뜯어냈습니다.

 

 

 

 

 

 

내부를 보기 위해서 반으로 갈랐습니다. 생각보다 깨끗합니다.

 

 

 

 

세차를 한 뒤의 첫번째 물입니다.

완전건창을 0으로, 습창차를 100으로 상정해 본다면 이 차는 대략 10~20 정도의 습을 먹었다고 봅니다. 물론 주관적인 얘깁니다. 찻물이나 향에서 모두 습을 먹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잡미나 잡향도 조금 있습니다. 단 맛이 약간 도는군요. 고삽미는 별로 없습니다. 특히 고미, 즉 쓴 맛이 아주 적습니다.

 

 

 

 

 

 

두번째 물입니다. 잡미와 잡향이 많이 수그러들었고 부드럽고 깨끗한 맛이 납니다. 단 맛이 강해졌습니다. 회운은 일반 노병보다 적습니다. 3분 숙차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탕색은 기가 막히게 나옵니다.  

 

 

 

 

 

세번재 물입니다. 광운공병 특유의 부드럽고 깔끔한 맛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입을 벌리고 있는 공산당의 얼굴이 조금 보이는군요. ㅋㅋㅋ

초점이 안 맞았는데, 탕색은 정말 끝내줍니다.  

 

 

 

 

 

 

250와트의 조명빨 아래에서 찍었습니다. 왼쪽의 찻잔은 이번에 보이차를 왕창 사면서 그 가게에 진열해 놓은 것을 선물로 뺏어온 겁니다. 대만 소방요에서 만든 것으로, 원가 350위안, 소매가 1000위안짜리 명품입니다. 예전에 이걸 자랑했더니 어떤 분이 자기도 하나 구해달라고 해서 내 걸 줬더랬습니다. 별별 듣기 싫은 소리 다 들으면서 뺏어왔었는데, 이번에 새로 뺏어올 때는 더 심했습니다. 그래도 결국에는 뺏어왔습니다. ㅎㅎㅎ  

누가 달라고 해도 이번엔 못 줍니다. ^^

 

 

 

 

 

네번째 물입니다. 조명을 켜고 찍으니까 탕색이 밝아졌습니다.

 

 

 

 

 

 

다섯번째 물입니다.

 

 

 

 

 

 

여섯번째 물입니다. 탕색이 엷어졌군요.

 

 

 

 

 

 

연연이도 한 몫 하고 싶은가보군요. 방해 안 하는 게 도와주는 건데 그걸 아직도 모릅니다. 

 

 

 

 

 

 

 

일곱번째 물입니다. 공산당이 손으로 들고 북경도사가 찍었습니다.

공배에 비친 북경도사의 사진 찍는 모습을 보세요. 조명기구를 장만하니까 사진빨이 잘 받는 것 같습니다.

 

 

 

 

 

 

엽저입니다. 부드러운 잎도 있고 딱딱한 잎도 있습니다. 아주 정상적인 광운공병입니다. 습을 먹었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차라고 봅니다. 노병 중에 완벽한 것은 찾을 수 없다는 것에 동의하신다면 한 번쯤 맘 먹고 구매해볼 만한 차라고 생각됩니다.

세차할 때 처음에는 정상적으로 세차하고, 두번째는 시간을 짧게 해서 다시 한 번 세차를 하면, 위에 제가 서술한 잡미와 잡향을 제거하고 기분좋게 즐길 수 있을 겁니다. 이 차는 패기와 회운이 부족합니다. 그러나 달작지근하고 부드럽게 목구멍을 넘어가는 노병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차를 파는 사람이 일반 소비자에 비해 더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비싼 고급차를 더 많이 접해보고 마셔볼 수 있다는 걸 겁니다. 북경도사도 명색이 보이차를 파는 사람인데 이런 40년 가까운 진기의 차를 한 편쯤은 소장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사본 겁니다. 물론 팔 수 있다면 더 좋은 일이지요. ^^

저는 이 차를 2500위안에 샀습니다.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 샀다고 말하면 좀 억울하고..... 하여간 노병을 마셔보기 위해 산 것인데 예상보다 효과는 괜찮습니다. 원하시는 분이 계시면 3000위안에 팔겠습니다. 현재 수량은 6편이 있고 잘 팔린다면 광동에서 더 가져올 것 같습니다. 이 차 파는 곳이 마련도시장에서는 꽤 큰 보이차상점이고 중국 전역에 분점을 두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비싼 차가 많이 있죠. 맛도 못 보게 하는 그런 차들 말입니다. 만약 이 광운공병을 대여섯 편 팔게 되면 그 다음에는 73청병에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ㅎㅎㅎ

 

북경도사의 블로그에 오시면 재미난 글 많아요.

http://blog.daum.net/ttao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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