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최근 혁신도시 건설 사업 시행자인 주공이 충북으로 이전하는 12개 공공기관을 진천·음성에 모두 배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혁신도시 개발계획’을 건설교통부에 제출했다. 주공의 계획안은 음성군 맹동면과 진천군 덕산면 677만여㎡(205만평)에 한국가스안전공사와 한국소비자보호원을 비롯해 충북도가 제천으로 개별 이전을 희망하는 한국노동교육원, 법무연수원, 중앙공무원교육원 등 3개 기관이 한곳에 일괄 입주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5월쯤 확정될 이 계획안이 원안대로 승인이 될 경우 제천으로 3개 기관을 개별이전 시켜 종합연수타운을 건설하려는 충북도의 구상은 물거품이 된다. 또 분산 배치를 요구하며 국회와 건교부 등을 항의 방문했던 제천 시민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충북도는 “공공기관 분산배치 문제를 건교부와 계속 협의 하고 있는 중”이라며 당초 계획대로 연수타운을 제천에 조성하는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충북도는 현재의 정부안대로 혁신도시를 추진하면 3개의 연수기관이 차지하는 면적이 60여만평으로 많은 반면 자체 발전동력이 될 생산시설 부지는 5만4000평에 불과, 7000여명의 인구만 유입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연수기능의 3개 공공기관을 제천으로 배치하고 그 예정 부지를 생산시설로 전환해 기업체를 유치해야 한다는 논리다.

충북도는 이 같은 논리로 건교부의 혁신도시 입지선정 지침에 지역의 특수성과 이전 기관의 특성을 감안해 개별 이전이 가능한 내용이 포함돼 있고, 지난해 말 총리 주재 시·도지사 간담회 때도 건교부는 제한적 개별이전 허용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는 점을 들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는 공공기관 분산 배치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충북도의 주장대로 허락할 땐 경남과 강원도 등도 개별이전 요구를 하고 있어 공공기관 지방 이전 자체가 어려워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경남 등 다른 지역에 이전하는 공공기관은 이미 기반 시설이 갖춰져 있는 기존 도시 속으로 이전하기 때문에 사정이 다르다”며 “충북에 조성되는 혁신도시는 인근에 도시가 없어 인구 3만명의 자족도시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연수기관을 제천지역으로 옮기고 생산시설을 늘려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혁신도시는 정부가 2005년 12월 공공기관을 한곳에 배치하는 원칙을 세워 진천·음성 접경지역으로 발표했으나 충북도는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9개를 진천·음성으로, 법무연수원 등 3개를 제천으로 이전하는 분산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