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차주경 기자] 서울특별시는 서울경제진흥원(SBA)과 ‘서울창업허브 스케일업센터’를 운영한다. 우리나라의 유망한 스타트업들이 세계에서 활약하도록 스케일업(스타트업이 더욱 성장하도록 돕는 일련의 행위)을 집중 지원하는 곳이다.
서울특별시의 스케일업 전략의 골자는 ‘오픈 이노베이션’과 ‘대규모 투자 지원’, ‘해외 진출’ 세 가지다. 대규모 펀드를 만들어 스타트업에게 성장 양분을 주고, 국내외 대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주선해 동반 성장을 유도한다. 이 성과를 앞세워 스타트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거점과 프로그램을 마련해 안착하도록 도울 계획이다.
이병철 서울특별시 경제정책실 창업정책과장. 출처 = IT동아
이들 스케일업 전략으로 서울특별시는 세계에서 활약할 유니콘(기업 가치 10억 달러, 약 1조 3,700억 원을 기록한 기업) 스타트업을 대거 육성한다. 세계 스타트업하기 좋은 도시 순위도 지금의 10위에서 5위 안으로 끌어올린다. 서울특별시의 스타트업 지원 정책 전반을 지휘하는 이병철 서울특별시 경제정책실 창업정책과장을 만나 자세한 계획을 물었다.
이병철 과장은 앞서 온실가스와 기후변화 대책, 청소년 산업과 관광 산업의 정책을 수립하며 다방면의 경험을 쌓았다. 모두 스타트업과 직간접 연결되는 부문이다. 그는 경험을 살려 민관의 장점을 융합한 스타트업 지원 육성 정책을 구상한다. 그 중에서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주목한다.
스타트업간 밋업을 주선한 서울특별시. 출처 = 서울특별시
“여러 산업 부문에서 일하면서 ‘민관 협업을 돕는 플랫폼과 정책이 만든 혁신’을 자주 봤어요. 이 전략을 스타트업과 창업 생태계에 이식할 것입니다. 스타트업이 도전과 경쟁을 거쳐 혁신을 이루도록 민관 플랫폼과 정책, 생태계 구성원이 어우러질 토대를 만들 거에요.
이미 서울특별시는 튼튼한 스타트업 육성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창업지원시설만 29개소나 있고, 트라이에브리씽(Try Everything)과 스타트업 플러스 등 기업을 국내외에 알릴 행사도 오래 운영했어요. 양재 인공지능 허브과 홍릉 헬스케어 클러스터 등 산업·거점별 허브(중심지)도 7곳이나 구축했고 지역 특화 스타트업 지원 시설도 갖췄습니다.
지금까지 구축한 기반에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더해 스타트업의 도약을 이끌 것입니다. 지금까지 예비 혹은 초기 단계 스타트업의 탄생을 유도했다면, 이제는 이들의 체급을 늘릴 스케일업에 집중할 거에요. 서울특별시는 세계의 주요 스케일업 전략인 펀드 조성과 세계 진출 지원, 오픈 이노베이션을 모두 지원할 예정입니다.
서울특별시가 조성한 오픈 이노베이션 동반 성장 체계 SOA 선포식. 출처 = 서울특별시
이 가운데 특히 오픈 이노베이션을 주목해요. 대기업은 스타트업의 유연성과 인재와 혁신을, 스타트업은 대기업의 튼튼한 기반과 성장 발판을 각각 얻는 방법이 오픈 이노베이션입니다.
여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 투자사와 대기업, 스타트업 등 민관을 모은 동반 성장 체계인 SOA(서울 오픈 이노베이션 연합, Seoul Open Innovation Alliance)입니다. 덕분에 2019년부터 2022년까지 100곳 이상의 오픈 이노베이션, CV(Corporate Venturing,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협업해 혁신과 동반 성장을 이루는 행위) 사례를 만들었어요.
CV에 참여할 기업의 갯수를 늘리고 협업을 적극 장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상생을 촉진할 거에요. 이를 위해 서울특별시에 있는 창업 기관과 대학교 등 인재 양성소와 연합도 할 것입니다.”
세계 스타트업 생태계는 경기 불황 때문에 한창 고난을 겪는다. 서울특별시는 이 위기에 대응하고 스타트업의 성장을 이끌 대규모 펀드도 조성한다. 이병철 과장은 스타트업 생태계의 주요 구성원들이 모인 서울특별시의 장점을 살려 자금을 수혈하고, 스케일업센터를 중심으로 투자 환경을 조성해 어려움을 극복할 계획을 밝혔다.
서울창업허브 스케일업센터의 파트너 기업들. 출처 = IT동아
“경기 침체 때문에 많은 스타트업이 어려움을 겪습니다. 서울특별시는 인재 확보와 투자금 지원에 초점을 맞춰 민관 투자 유치 정책을 운영할 거에요. 2018년부터 지금까지 1조 원 가까이 투자를 집행한 혁신성장펀드에 이어, 올해에는 창업지원 펀드와 스케일업펀드를 조성합니다.
이 가운데 스케일업펀드는 앞으로 4년 동안 1조 4,000억 원 대규모로 만들 거에요. 물론, 서울특별시도 여기에 출자합니다. 스케일업펀드는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도울 목적으로 만들었어요. 우리나라 수위의 투자 전문기관과 스케일업센터가 지혜를 모아,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과 기업간 상생을 실현하는 셈이지요. 1조 원 규모 창업 펀드도 만듭니다. 실력을 가진 스타트업이 자금난에 빠졌을 때 도움의 손길을 주고, 능력과 경험을 갖춘 창업자가 새로운 도전을 할 때 도울 재도약 펀드가 여기에 속해요. 다시 한 번 능력을 펼치도록 기회를 주는 펀드입니다. 5월 중 조성할 이들 펀드의 총 규모는 5조 원에 달합니다.
서울창업허브 스케일업센터 내부. 출처 = IT동아
서울창업허브 스케일업센터도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입주 VC 5곳과 인근 테헤란로에 있는 주요 VC·AC, 서울 강남 소재 스타트업 지원 기관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 투자 활성 방안을 논의하고 실행할 거에요.
이와 함께 정보통신 강국인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특별시의 브랜드를 적극 활용합니다. 이미 세계 주요 정보통신기업과 스타트업 보육 기관들이 서울특별시와 서울창업허브 스케일업센터를 주목합니다. 서울특별시에 오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우수한 스타트업을 만난다는 메시지, 해외 기업과 창업자가 스타트업을 만들고 일구고 연합하기 가장 좋은 도시가 서울특별시라는 메시지를 해외에 적극 전달할 거에요. 행사와 강연도 더욱 활발히 열 것입니다.”
서울특별시는 또 다른 스케일업 전략, 해외 진출을 도울 거점도 마련한다. 스타트업 생태계의 전통 강국과 신흥 시장에 골고루 해외 거점을 만든다.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과 적응, 안착에 이르기까지 절차 전반을 돕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도 구성한다.
2023CES 서울관 현장부스. 서울특별시는 25개 기업과 함꼐 참가, K-스타트업 통합관을 운영했다. 이 가운데 14개 기업이 CES 2023 혁신상을 받았다. 출처 = 서울특별시
“서울특별시는 최근 베트남 호치민과 인도 벵갈루루에 해외 거점을 각각 마련했습니다. 올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싱가포르 등 후보지에 거점을 두 개 더 세우고, 2026년까지 총 10곳의 거점을 운영할 예정이에요.
그냥 해외 거점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스타트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필요한 모든 절차, 방법을 알려주는 거점이에요. 해외 AC나 VC와의 연계와 시리즈 단계의 투자금 유치, 합작 법인 설립, 해외 대기업과의 POC(Proof Of Concept, 개념 증명)와 마케팅 지원 등 풍부한 프로그램도 마련했습니다. 서울창업허브가 지금까지 해외 거점의 기반을 잘 닦았어요. 여기에 민관의 힘을 더해 해외 거점의 양과 질을 함께 늘릴 예정입니다.”
스타트업 시장이 차갑게 식은 지금을 서울특별시는 위기가 아닌 기회로 활용한다. 튼튼한 스케일업 전략을 세워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체급을 올리고 해외 진출을 적극 장려한다. 그러면 유망 스타트업의 성장과 유니콘으로의 발전 유도, 세계 주요 창업 생태계로의 발돋움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는 계산도 마쳤다.
트라이에브리씽 오픈이노베이션 세션 참가 스타트업의 IR 피칭 모습. 출처 = 서울특별시
“서울특별시는 2021년 세계 스타트업하기 좋은 도시 10위에 올랐습니다. 이 순위를 2030년 5위로 높이자는 목표를 세웠어요. 투자 환경 개선과 펀드 조성, 오픈 이노베이션과 해외 진출 등 스케일업 전략이 이를 도울 것입니다.
오세훈 서울특별시장도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4대 전략을 구상했어요. 총 5조 원 규모의 펀드를 활용해서 미래의 유망 혁신 기술을 개발하는 것, 오픈 이노베이션의 활성화, 해외 거점 구축과 세계 규모의 스케일업, 온라인 기술거래 플랫폼 스타트업플러스 활성화 등 4대 전략을 뚝심을 갖고 이어가겠습니다.”
이병철 과장은 스타트업 지원 정책의 성과와 스케일업 전략을 국내외에 적극 알린다. 무대는 매년 가을 여는 세계 스타트업 대축제 트라이에브리씽이다. 세계의 주요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원이 모이는 이 행사에서 해외 관계자와의 연결 고리를 더욱 튼튼히 만들고, 서울특별시 스케일업 전략의 성과와 대표 스타트업을 집중 홍보한다. 그는 이 무대의 주인공 자리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며, 예비 창업자와 스타트업 누구나 도전하라고 당부했다.
트라이에브리씽 SOA 선포식에서 스타트업 육성 계획을 밝히는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출처 = 서울특별시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 누구나 두려워하지 않고 창업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 이들을 성공으로 이끌 생태계를 만들고 가꾸는 것이 서울특별시의 임무입니다. 열의를 가진 담당 부서원과 구성원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서 좋은 스타트업 지원 제도와 시설을 만들 것입니다. 스타트업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두려워하지 말고 언제든 서울특별시의 문을 두드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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