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이상백 기자]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는 그 자체보다 합병증 때문이다. 당뇨병은 평생 예방하고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추운 겨울철을 조심해야 한다. 겨울에는 혈액순환이 둔해져 당뇨병 증상이 악화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당뇨족(당뇨발·당뇨병성 족부 변성)'은 당뇨병이 진행된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주요 합병증이다. 당뇨병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발 상처, 괴사 혹은 염증을 뜻한다.
혈당 조절이 안 되거나 당뇨병을 오래 앓은 환자는 혈관 내피에 이상이 생겨 동맥이 좁아지고 딱딱하게 굳는 동맥경화가 발생한다. 그러면 결국 동맥을 통한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심ㆍ뇌혈관 질환, 말초혈관 질환을 유발한다.
이때 발과 다리 쪽의 좁아진 혈관의 혈류에 장애가 발생하면 혈액순환이 충분하지 않아 가벼운 상처에도 정상적인 치유가 이뤄지지 않고 만성화돼 괴사로 이어지거나 염증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것이 바로 당뇨족이다.
당뇨병 환자의 15~25%가 한 번 이상 당뇨족을 겪는다. 당뇨발 치료 후에도 30%는 재발하고, 1~3%가량 다리를 절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상운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흔히 합병증인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이 동반돼 피부와 근육 감각을 담당하는 말초신경이 망가질 수 있다"며 "이 경우 통증을 느끼지 못해 상처나 화상이 발생해도 뒤늦게 알아차리거나 방치해 치료 시기를 놓치곤 한다"고 했다.
백 교수는 "심지어 환자가 당뇨병이 있는지도 모르면 당뇨족이 의심돼 검사하면 이미 진행된 당뇨병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했다.
당뇨족 증상은 환자에 따라 다양하다. 보통 다리 쪽 혈류 장애가 발생하면서 정상인보다 평소 발이 차갑거나 지속적으로 저리고 시린 증상이 동반된다. 당뇨족이 점차 진행되면 발의 특정 부위에 굳은살이 생기고 가벼운 외상에도 상처나 물집 등이 자주 발생하고 회복도 더디게 나타난다.
또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 상처를 통한 세균 감염이 쉽게 일어나고, 이는 봉와직염 등을 일으켜 부종ㆍ궤양ㆍ괴사ㆍ괴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당뇨족 진단은 먼저 문제 되는 발 상태를 눈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상처나 물집이 있는지, 괴사나 괴저 혹은 염증 등을 확인한다. 또 당뇨병 진단 유무, 당화혈색소(HbA1c) 같은 혈액검사로 평소 혈당 조절이 잘 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이미 진행된 당뇨족 환자는 평소 혈당 관리를 소홀히 했을 가능성이 높다. 당뇨족이 의심되면 혈관 컴퓨터단층촬영(CT)나 혈관조영술을 통해 다리와 발의 혈관 상태를 파악한다. 또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검사로 연부(軟部) 조직 염증이나 농양 유무, 골수염 동반 여부 등을 판단하게 된다.
필요하면 뼈 스캔 검사를 통해 골수염을 알아내고, 이때 감염이 의심되면 적절한 항생제를 선택하기 위해 균 배양 검사를 시행한다.
당뇨족 치료는 환자의 개인별 상태나 중증도 등이 다양하므로 상황에 맞는 치료가 중요하다. 염증이나 괴사를 동반하지 않은 가벼운 상처는 간단한 소독 치료로 2차 치유를 유도한다.
이와 동시에 다리 혈관 검사에서 협착이나 폐색이 발견되면 이를 뚫거나 넓혀주는 시술을 해야 한다. 발 혈류가 회복돼야 정상적인 치유과정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염이 동반되면 균 배양 검사 결과에 맞춰 항생제를 투약하고, 농양(고름)이 있다면 수술적 절개를 통해 배농시킨다. 괴사 혹은 괴저 조직은 수술로 제거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가락 혹은 다리 절단이 필요할 때가 있다.
또 괴사 조직을 충분히 제거 후 이를 피부로 덮어주기 위해 피부이식술이나 신체 다른 부위 피부 및 연부 조직을 가져와 덮는 피판술(皮瓣術)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당뇨족을 예방하는 가장 첫 번째는 철저한 혈당 관리다. 백상운 교수는 "기본적으로 혈당 조절이 되지 않으면 혈관 손상이 더 빠르게 진행되고, 상처 회복이 더디게 나타난다"며 "당뇨병을 진단받지 않더라도 평소 정기검진으로 당뇨병이 없는지, 당뇨병 위험성은 없는지 등을 파악하는 게 좋다"고 했다.
아울러 당뇨병 환자는 금연하는 게 좋다. 당뇨족도 결국 그 본질은 혈관 질환이기 때문이다. 흡연은 혈관에 악영향을 줘 당뇨병과 함께 동맥경화를 가속화한다.
당뇨병 환자들은 발에 외상을 입거나 상처가 생기면 정상인보다 잘 낫지 않으므로 평소 발 건강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매일 신는 신발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너무 꽉 끼는 신발은 혈류 장애를 악화시킨다.
반면 너무 큰 신발은 신발 내부에서 발과 신발 사이에 마찰이 생겨 상처를 일으킬 수 있다. 또 맨발보다 양말을 신고 신발을 신는 게 좋다. 발의 피부가 건조하면 오일이나 로션 등을 발라 피부가 갈라지지 않게 관리한다.
백상운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발의 이상 감각 혹은 감각 저하가 동반될 수 있어 상처가 생겨도 한참 동안 모르고 지낼 수 있다. 평소에 본인의 발을 자주 관찰해 상처나 물집 등의 이상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는 "발이 시리고 저리다고 핫팩이나 뜨거운 장판에 발을 장시간 붙일 때가 많은데, 감각 저하로 인해 통증을 제대로 느끼지 못해 뜨거운지도 모르고 있다가 치명적인 화상을 입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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