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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스압)...하...갤러들아 나 열심히 살아온거라고 칭찬좀 해주라ㅠ모바일에서 작성

지방교대(113.131) 2015.11.01 03:03:52
조회 2273 추천 70 댓글 12

지금 스물다섯 지방교대 4학년임. 임용고시 준비중임.

고3때까지 학원이라곤 다녀본적이 없음.
돈이 없으니까.
또 초등학교때부터 내가 돈없다는걸 인지하게 됐고, 괜히 움츠러드니까 만만하게 보이고, 그래서 이지메당하고 쳐맞고 무시당하고 그렇게 악순환이 계속되며 초중고 12년을 살았음.

지방 공립 인문계 4사분기 분기별로 한 50만원? 총 4번 내는거 그거를 제때 못내서 빌빌거린게 내 집안임.

참고로 어머니는 2살때 돌아가시고, 학창시절 내내 조손가정이었다.
근데 조손가정임에도.... 기초생활수급자? 개뿔이. 아부지 있다고 안된다더라. 정작 아부지는 암것도안하고 집에만 있는데. 시발.

고3때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졸업당시 남은 내 실질적인 친혈육은 아부지와 할아버지 뿐. (친형이 있긴 한데, 나 고교 졸업하고 재수할때쯤 군입대해서, 후술하게 될 내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는 별 도움을 못 받았다;; 사실 지금도 그냥 둘다 서로 제 앞길 가기 바쁜 처지임)

여담인데, 1998년 그니까 나 초등학교 1학년때는 엄마들이 급식당번 해줬는데, 가정통신문에 매일 누구네 엄마는 언제언제 오시면 된다고 표가 있었는데 나더러 애들이 왜 니이름은 없냐고 엄마없냐고 ㅉ 지금생각해보면 패드립도 그런 패드립이 없다. 거의 검정고무신 기철이 급. 개 쓰레기 패륜아새끼들ㅉㅉ 하지만 그새끼들은 과거 순수했던 1학년 시절의 어렴풋한 추억이라고 딸만 좆나 치면서 살고있겠지.

무튼 고3 졸업할때까지 존나게 노오력했는데도
수능성적 언수외탐 3/4/3/1 나오더라.

이 성적으로는 진짜 어딜가도 엠생탈출 못하겠다 싶어서
교대목표로 쌩재수했다. 교대가서 선생되면 흙수저는 탈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집근처 도서관에서 ebs수능특강 붙잡고 진짜 존나열심히 공부했다. 대학생이 된 친구들이 사주는 위로주 한달에 한두번씩 얻어마시면서. 근데 오히려 재수성적은 더떨어졌어. 언수외탐 등급 5/4/4/1 나오더라.

무작정 수능끝나고 이틀 쉬고 돈벌기시작했다.
평일에는 야간알바, 주말에는 물류센터.
씨발 진짜 야간이랑 주간이랑 같이 하니까 뒤지겠더라.

일주일 7일중에 진짜 주말에 물류센터 끝나고 월요일 밤에 출근하기 전까지 18시간이 유일한 휴일이었다.

그렇게 일하니까 2월말에 350만원이 모이더라.
친구가 재수했던 재수학원 무작정 찾아갔다?
원장 선생님 만나게 해 주세요.
제가 집에 돈이 한 푼도 없습니다. 근데 공부는 해야 됩니다. 혼자 독학재수해서 망했습니다. 명문대 가서 성공해서 꼭 갚아드릴 테니 장학지원 좀 해 주십쇼 하고 존나 빌었다.

웬 미친 놈 싶었겠지.

근데 반액 해주시더라.
그래서 매월 학원비 60만원 중에 30만원 내고 수능까지 10개월 다니기로 했다.
진짜 그때는 엎어져서 절이라도 하겠더라.
죽으라면 죽는시늉도 할 수 있겠더라.

근데 삼수 시작할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부지 제외하고 유일하다시피 한 혈육이고 내 실질적인 부모님이고 내가제일 존경하는 내 정신적 지주이고 스승인데.
고2때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앞으로 10년만 기다리면 내가 호강시켜주겠다 말했는데 3년도 안 지났는데 씨발...

나같은 병신새끼는 머가리가 빠가새끼라 효도 한 번 제대로 못해드리고, 할아버지 임종도 나 일하느라 못지킴.
아부지는 나중에 내가 모실생각 전혀 없지만 할아버지 할머니는 나를 키워준 부모님이나 마찬가지인데. 정말...씨발...하.....씨발 나 진짜 개새끼지? 씨발. 임종도 못지키고 비싼거한번 못사드리고.

효도랍시고 한게 내가 중학교 1학년땐가 세뱃돈 친척들한테 받은돈이 전부 합쳐서 3만5천원이었는데, 그거가지고 몰빵해서 시장 옷가게가서 내복한벌사서 드린게 전부임. 또 평소에 집들어갈때 뭐 붕어빵이나 계란빵 이런거 팔면 종종 사들고 들어가고. 고작 그런게 내가 했던 전부야 썅......계란빵 우리 할아부지가 좋아해서 자주 샀는데. 요즘도 겨울에 우리동네에 그런거 보이면 할아버지생각 많이 난다. 무튼 임종도 못지킨 나같은거 개씨발 호로새끼 진짜...왜 사냐 싶더라 나같은거.

각설하고 아까 이야기로 돌아와서.
재수학원비 30만원 10달 내고 나면 300만원이잖아.
근데 밥값이 없는거야. 그래서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도시락 점심저녁 총 2개 쌌다. 맨밥에 김치 간장. 일주일에 한번정도는 계란.

5시 기상ㅡ학원 8시도착ㅡ23시까지 공부ㅡ막차타고 집오면 24시ㅡ새벽1~2시까지 공부하고 잠.

그렇게 개처럼 공부해서 결국 수리영역 5개 틀려서 3등급 나오고 나머지 과목 올만점 받고 교대 입학했다.
최종수능등급 1/3/1/1

얼굴도 모르는 어무이하고
내내 불효만 했던 할아부지 할머니 산소에다가 수능성적표랑 교대 합격증 코팅해서 들고 가서 거기 꽂아놓고 술 한잔 따라드리고 왔다.

근데 대학들어와도 끝이 아니더라. 돈이 존나게 나가요.
과외든 멘토링이든 방학땐 막노동까지 존나하면서 생활비 마련하고.
그런데도 힘들어서 한국장학재단 생활비대출 150만원x8학기 해서 4학년2학기인 현재 1200만원 빚도 있네. 등록금은 다행히도 국가장학금 받으면서 전액으로 8학기째 다니고 있다.

근데 대학다니다 보니 1학년 여름쯤이었나? 시발 집에 도시가스가 끊겼네? 그리고 2달뒤에는 인터넷이 끊겼어 씨발. 아부지가 답답하게 내한테 일언반구도 없었어.
평소처럼 내가 10년전에 쓰던 고물컴퓨터 붙잡고 고스톱하고있어야 되는 아부지가 그냥 있을때부터 이상하다 했지 씨발... 가스비 85만원에 인터넷비 24만원.
미친... 내가 일단 과제는 해야되겠고 하니까 급한대로 24만원은 내고 인터넷부터 해결하고. 여름이니까 난방용 가스는 쓸 일이 없으니 일단 생각 미뤄놨다. 취사용 가스는 버너로 때우기로 했다.

겨울이 됐고, 진짜 입돌아갈것같더라. 아니씨벌 진짜 레알 얼어뒤지겠더라고ㅋㅋㅋ 그래서 겨울 난방은 시장가서 전기장판 싼거 두개 사와서 하나는 아부지 주고 하나는 나 하고... 겨울에 씻는거야 씨발 뭐...샤워는 언감생심ㅋㅋㅋ 그냥 세수하고 손발 머리만 찬물로씻고...다행히 샤워는 내가 운동동아리 했단말이야. 겨울에 동아리훈련끝나고 거기서 샤워실에서 다같이 씻을때 씻고 그렇게 살았다.

썅 진짜 내가 별지랄다해서 2년2개월만에 겨우 도시가스비+연체금 해서 90만원정도 모았음. 그게 3학년 여름인가 가을쯤인가 그쯤이었을거야. 그렇게 겨우 해결했다. 2년2개월동안 진심 뒤지게 힘들었다. 씨발. 흙수저 대학생 나부랭이는 100만원도 안되는 돈 모으는데도 2년 넘게 걸리더라.

그리고 니들이 보면 웬 사치냐 병신이 라고말할수도 있는게, 나 1학년때부터 매달 3만원씩 굿네이버스 1대1 아동 후원하고있다. 에티오피아에 있는 2009년생 어린애 여자애다. 지금 4년째. 없는사람끼리 돕자는거지 뭐..
그래도 암만 흙수저라도 나름 선생할새끼인데 선행 좀 해야지않겠냐. 불효라는 큰죄를 하나 지은게 있는데 적선을 해야 조금이라도 죄책감도 덜거같고.
우연의 일치인지, 얘도 장래희망에 선생님 돼있더라ㅎ
물론 아직 어린애니까 커가면서 장래희망은 계속 바뀌겠지만, 자동매칭 됐을 당시에 선생님적힌거보고 딱 얘다 싶더라.
폰값 차비 밥값 하고 아끼고아끼고 3만원 남겨서 하는거야. 힘닿는대로 나중에 얘가 성인되고 자립할때까지 계속 도와주고싶다.

그리고 난 교대다니는 4년간 동아리를 2개 했는데, 운동동아리 말고도 봉사동아리도 같이 했다. 나름 그래도 착하게 살아보겠다고 선행하고 살자고 1학년1학기때만 해보자는 마음으로 장애인 야학봉사동아리 들어갔는데, 이게또 하다보니 보람차고 그래서 학교다니는 내내 활동 계속했네.

올해 초등임용 경쟁률 전국평균 1.3인데 나는 그나마도 전국평균보다 낮은지역 응시한다. 한번에 붙을라고.

선생은 준7급(7급과 6급 사이. 대략 6.5급)이라 하데?
그래도 그거 붙으면 나 떳떳하게 플라스틱 수저로 등급 업그레이드 한거라고 생각해도 되겠지? 생활비대출 받은거야 뭐....빚 1200만원 그거는 뭐 계속 갚아야되는거고ㅋㅋ

무튼 내가 담임맡을 우리반 애들이나, 나중에 내가 낳을 자식새끼들한테도 부끄럽지 않고 떳떳해도 되는거겠지 시발?...ㅠㅠ

이 씨발 좆같은거 그래도 잘했다고, 열심히 살았다고 칭찬좀 해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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