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규모 한미 연합 공중훈련에 반발해 4일 전투기·폭격기를 대거 출격시켜 우리 공군도 F-35A 스텔스기 등 전투기들을 띄워 대응했다.
합동참모본부는 4일 오전 11시쯤부터 오후 3시쯤까지 북한 군용기 약 180여 대의 비행 항적을 식별해 대응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한 대가 이착륙을 반복하며 여러 개의 항적을 남길 수 있어 몇 대가 동원됐는지는 정밀 분석 중이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 군용기들은 전술조치선(TAL)을 넘어 남하하지는 않은 채 내륙과 동·서해상 등 다수 지역에서 활동했다. TAL은 북한의 이상 행동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우리 군이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20~50㎞ 북쪽 상공에 가상으로 설정한 선이다.
지난 2013년 북한군의 페레이드에 등장한 스커드 미사일./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은 미그-23·29 전투기, SU-25 공격기 외에 IL-28 폭격기도 비행에 동원했으며, 폭격기에서 일부 공대지(空對地) 사격 활동이 포착됐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전투기들은 공대공 전투 훈련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공군은 스텔스 전투기 F-35A 등 80여 대를 포함한 공중 전력을 긴급 출격시켰고 후속 지원 전력과 방공 전력을 통해 만반의 대응 태세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240여 대에 달하는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연합 훈련 참가 전력도 계획한 훈련을 시행하면서 대비 태세를 유지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군 당국은 절대 우위에 있는 한·미 공군력이 역대 최대로 훈련을 실시 중인 상황에서 북한이 이례적으로 대규모 공중 시위에 나섰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8일에도 150여 대를 동원해 ‘대규모 항공 공격 종합 훈련’을 벌였다고 주장했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적은 수십대 수준의 군용기만 날았고 일부 추락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6·25전쟁 때 쓰던 미그-15 등도 당시 투입됐었다고 한다.
그래픽=양인성
이날 북 군용기 대량 출격은 전날 북한군 서열 1위인 박정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엄포’에 따른 후속 조치로 분석된다. 박정천은 4일 밤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의 무책임한 결정은 현 상황을 통제불능 국면으로 떠밀고 있다”며 “미국과 남조선은 자기들이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정천은 이전에도 비질런트 스톰과 관련해 “끔찍한 대가”를 거론하기도 했다.
북한이 3일 밤 박정천의 담화 직후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이 신형이 아닌 구형 스커드로 추정되는 점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북한은 이날 황해북도 곡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 3발은 비행거리 약 490㎞, 고도 약 130㎞, 속도 약 마하 6(음속 6배)으로 탐지됐다. KN-23·24 등 신형 미사일의 최대 고도 30~60㎞보다 훨씬 높은 고도여서 요격이 쉽다.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은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스커드-C로 추정된다.
스커드 미사일은 지난 수년간 열병식에 등장한 적도, 실제로 발사한 적도 없다. 그런 구형 미사일을 수년 만에 발사한 데 대해 북한이 무리하게 신형 미사일 무력 시위를 벌여 재고가 바닥 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해엔 10발 미만의 미사일을 쐈지만 올해엔 빈도를 급격히 올려 40발 이상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신형 단거리 미사일 대신 ‘대규모 공중 무력 시위’ 카드를 꺼낸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화성-17형 ICBM의 경우도 올 들어 여러 발을 시험 발사했지만 실패해 재고 부족 가능성이 거론된다. 군 소식통은 “다급해진 북한이 7차 핵실험 카드 등을 꺼낼 가능성을 유의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유용원의 군사세계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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