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8일 ‘괴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으로 불리는 화성-17형 시험 발사에 사실상 성공함에 따라 앞으로 화성-17형을 정상 각도로 발사, 일본 열도를 넘겨 태평양상으로 5000~6000㎞가량을 날리는 도발을 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 ICBM의 마지막 관문으로 불리는 대기권 재진입 시험 성공을 위해선 고각(高角)이 아닌 정상 각도 발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의 시험발사 장면./노동신문 뉴스1
북한은 18일 수직에 가까운 고각으로 화성-17형을 발사해 비행거리 약 1000㎞, 고도 약 6100㎞를 기록했다. 이를 정상 각도(30~45도)로 발사할 경우 최대 사거리가 1만5000㎞ 이상으로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각 발사는 일본 열도를 넘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부담을 덜 수 있지만 최대 7000~8000도에 달하는 대기권 재진입 내열(耐熱) 시험 등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고각 발사는 정상 각도 발사보다 재진입 때 마찰열이 적게 발생한다. 정상 각도로 발사해야 탄두가 대기권에 안정적인 각도로 재진입하는지, 탄두 부분이 고열과 마찰에도 균등하게 깎이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진입 각도가 잘못되거나 탄두 부분이 균등하게 깎이지 않으면 탄두가 우주 공간으로 튕겨져 나가거나 목표물에서 크게 벗어날 수 있다.
문제는 화성-17형을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미국을 크게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대 사거리가 1만㎞가 넘는 ICBM도 시험 발사는 지리적 한계 때문에 통상 5000~1만㎞ 사이에서 이뤄진다. 북한이 재진입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정상 각도로 최소 5000~6000㎞를 날려 태평양상에 떨어뜨려야 한다. 북한에서 하와이까지의 거리가 7200~7500㎞인데 하와이 1000~2000여㎞ 앞에 떨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 경우 미국은 이를 사실상 공격행위로 간주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지난달 초 화성-12형 중거리 미사일을 정상 각도로 발사해 최대 사거리 능력을 시험했는데 일본 열도를 넘어 총 4500㎞를 날아가 태평양상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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