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시 북한 대공미사일 기지 등 지상 목표물은 물론 미그29 등 전투기까지 격추할 수 있는 스텔스 무인 전투기 ‘가오리’와 스텔스 무인 편대기가 2030년대 초반쯤까지 개발된다. KF-21 한국형전투기와 스텔스 무인전투기 등을 호위할 스텔스 무인 편대기 시제기는 2년 뒤인 오는 2025년 첫비행을 할 예정이다.
국산 스텔스 무인기 개발 세부계획과 CG 영상이 지난 8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신원식 의원(국민의힘)과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국방기술품질원 등이 주최·주관한 ‘유무인 전투체계 구축 및 대응 방향 세미나’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대한항공 등이 개발중인 국산 스텔스 무인기는 다목적 스텔스 무인전투기 ‘가오리’, 저피탐(스텔스) 무인편대기, 광대역 저피탐(스텔스) 무인기 등이 있다.
국산 스텔스 무인전투기가 내부무장창에서 탑재됐던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대한항공 CG 영상 캡처
대한항공이 이날 세미나에서 공개한 2분30초 분량의 CG 영상에선 다목적 스텔스 무인기와 스텔스 무인편대기 등이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해 북한 공군이 갖고 있는 전투기 중에선 최신예인 미그 29 전투기를 격추하거나, 정밀유도폭탄으로 적 레이더 기지 등 지상 목표물을 타격하는 장면이 포함됐다.
‘가오리’로 알려진 다목적 스텔스 무인전투기는 2010년 이후 2단계에 걸쳐 개발돼 상당한 기술적 진전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X-47B 무인전투기처럼 꼬리날개가 없이 가오리 형태의 전형적인 스텔스기 형상을 취하고 있다. 지난 2016~2021년 진행된 ‘가오리-X2′ 사업에선 15m급 대형 시험기와 6m급 성능검증 시제기가 만들어져 시험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목적 스텔스 무인전투기는 2030년대 초반 개발이 완료돼 2030년대 중반 이후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 2020년8월 국방과학연구소는 창설 50주년을 맞아 “스텔스 무인기를 개발중이며 현재 약 70% 기술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었다.
유인기와 무인기를 연동해 운용하는 ‘멈티’(유무인 복합운용체계) 개념에 따라 KF-21 등을 호위할 스텔스 무인편대기 사업은 지난해 8월 본격화됐다. 당시 국방과학연구소는 ‘저피탐 무인편대기 개발’ 과제에서 대한항공을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 2021년11월부터 무인편대기 기술개발을 착수해 기본 설계를 마쳤으며, 대한항공이 국방과학연구소와 상세 설계를 함께 진행하게 된다.
저피탐 무인편대기 3~4대는 KF-21 1대와 편대를 이뤄 KF-21을 지원·호위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감시정찰, 전자파 교란, 정밀 타격 등 독자적인 자율 임무도 수행하게 된다. 유인 통제기 등이 이들 무인 편대기를 통제해 감시정찰(ISR), 전자전 작전, 근접전투지원(CAS), 적 방공체계 무력화(SEAD), 공중 제압, 비행장 공격, 호위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한때 다목적 스텔스 무인전투기 ‘가오리’가 KF-21을 호위하는 무인전투기로 잘못 알려져 있었다. 방위사업청이 지난 2021년10월 KF-21을 호위하는 가오리 CG 영상을 잘못 공개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군 소식통은 “가오리는 꼬리날개가 없어 KF-21을 호위하며 고기동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꼬리날개를 가진 스텔스 무인편대기가 별도로 개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애리조나주 유마 시험장에서 F-22 및 F-35 스텔스기과 함께 비행중인 '발키리' 무인전투기(사진 오른쪽 위)./미 공군
미국·러시아 등 선진국들은 이미 유·무인전투기 ‘멈티’를 활발하게 개발 중이다. 지난 2020년12월 미 애리조나주 유마 시험장에서는 저가형 무인전투기인 XQ-58A ‘발키리’가 스텔스 전투기인 F-22 ‘랩터’, F-35 ‘라이트닝Ⅱ’와 함께 비행하는 보기 드문 광경이 벌어졌다. 향후 발키리는 강력한 방공망 지역에 F-22 및 F-35보다 앞장서 들어가 정찰을 하거나 레이더 및 방공무기 등을 제거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미 보잉사와 호주 공군도 ‘로열 윙맨(Loyal Wingman)’이라는 무인전투기를 공동개발 중이다. 로열 윙맨은 조종사를 대신해 위험한 임무를 수행할 충성스러운 호위기라는 의미다. 이 무인전투기는 인공지능(AI)이 제어하고, 다른 항공기와도 팀으로 작전할 수 있다.
북한이 조선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인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한 열병식에서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역대 최대규모인 12기(예비 1기 포함)의 이동식 발사대가 등장했다. /뉴스1
위협 수준이 높은 지역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만큼 손실 가능성이 커 유인전투기보다 가격이 싸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형태로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도 SU-57 스텔스 전투기와 ‘아호트니크’ 무인전투기의 멈티를 위한 합동 시험비행을 계속 실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텔스 무인전투기들이 본격 개발되면 유사시 한·미·일 등을 위협하는 북 탄도미사일 이동식 발사대를 조기에 발견해 정밀타격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북 방공망을 뚫고 들어가 목표 지역 인근 상공에서 대기하다 북 미사일 발사 직전에도 타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8일 북한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화성-17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12기를 비롯, ICBM만 역대 최대규모인 17기를 등장시키는 등 미사일 이동식 발사대 양산을 가속화하고 있다.
출처: 유용원의 군사세계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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