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틴이 2018년 첫 공개한 ‘둠스 데이(지구 최후의 날) 핵어뢰’
북한이 신형 핵무인 수중공격정(핵어뢰) ‘해일’의 수중폭발 시험에 성공했다고 공개함에 따라 ‘해일’의 원조로 알려진 러시아 핵추진 핵탄두장착 무인잠수정(핵어뢰) ‘포세이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세이돈은 지난 2018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격공개한 이른바 ‘6대 전략무기’중의 하나다. 초강력 핵탄두를 장착해 단 한발로 미 해군기지나 항모 전단을 무력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게임 체인저 ‘괴물 무기’로, ‘둠스데이(지구 최후의 날) 핵 어뢰’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포세이돈의 존재가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2015년 11월 일종의 ‘방송사고’로 러시아 언론에 노출되면서부터다. 러시아 방송 NTV가 소치에서 열린 푸틴 대통령과 고위급 군 인사들의 회의를 보도하면서 대형 핵추진 어뢰 도면을 화면으로 잡아 수초간 보도한 것이다. 화면에는 ‘해양 다목적 시스템 스타투스(Status) 6′라는 어뢰 명칭과 기본 설계, 성능 등이 선명하게 나타나 있었다.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핵추진 핵탄두 탑재 무인잠수정(핵어뢰) 포세이돈 모습. 가공할 위력 때문에 '게임 체인저' '둠스 데이(지구 최후의 날) 핵어뢰'로 불린다. /AP 연합
◇ 히로시마 원폭의 6600배, 사상 최강 수소폭탄보다 큰 위력?
당시 노출된 핵추진 어뢰의 성능은 군사전문가들의 상식을 깨는 충격적인 것이었다. 우선 어뢰의 사거리는 1만㎞, 위력은 100메가톤에 달했다. 1메가톤은 TNT폭약 100만t의 위력이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위력 15킬로톤(1킬로톤은 TNT폭약 1000t의 위력)의 6600여배에 달하는 위력이다. 사상 가장 강력했던 수소폭탄인 구소련 ‘차르 봄바’의 위력이 58메가톤이었던 것과 비교해 봐도 상상을 초월하는 절대무기인 셈이다.
1961년10월 구소련 북극해에 있는 노바야제믈랴 제도 4.2㎞ 상공에서 폭발했던 ‘차르 봄바’는 높이 60㎞, 폭 30~40㎞의 거대한 버섯구름을 만들어냈다. 100㎞ 바깥에서도 3도 화상을 입을 정도의 열이 발생했고, 후폭풍은 1000㎞ 떨어져 있는 핀란드 쪽 건물의 유리창을 깰 정도였다. 폭발에 의한 지진파는 지구를 세 바퀴나 돌았다.
◇ 미.러 제외 모든 핵보유국 핵무기 합친 것보다 큰 위력?
100메가톤은 미국·러시아를 제외한 중국·프랑스·인도 등 모든 핵보유국의 핵무기를 합친 것보다 큰 위력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 방송에 잡힌 어뢰 문서에는 이 무기의 목적을 ‘적 해안지역 주요 군사·경제시설 파괴, 대규모 방사능 오염을 통한 군사·경제활동 장기간 마비’로 규정했다. 미국에서 시뮬레이션(모의실험)한 결과 뉴욕시에서 100메가톤의 핵폭탄이 폭발할 경우 800만명의 시민이 사망하고, 600만명 이상의 부상자를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투스 6′는 소형 원자력 엔진을 장착해 작전시간은 이론상 무한대이며 길이 24m, 직경 1.6~2m 크기다. 최대 수심1000m에서 잠항해 최대 속도 70노트(시속 130㎞)의 고속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 핵추진 어뢰의 성능과 위력이 너무 어마어마해 전문가들은 처음엔 그 실체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 미 국방부 등도 포세이돈 실체 인정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단순히 도면상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미 전문지 파퓰러 메카닉스는 2018년 초 러시아가 대륙간 핵추진 핵어뢰를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고, 그해 미 국방부의 핵태세검토보고서(NPR) 초안에서도 핵탄두 탑재 수중 드론의 존재를 인정했다.
이 핵추진 어뢰의 존재는 지난 2018년3월 푸틴 대통령이 수퍼 신무기 6종을 전격 공개할 때 포함돼 공식 확인됐다. 당시 푸틴이 공개한 영상에는 핵추진 대륙간 수중 드론 ‘카년’으로 등장했다. 수십 메가톤 위력을 가진 핵탄두를 장착하고 미 항모 전단과 항만을 공격할 수 있는 것으로 묘사됐다.
러시아의 최신예 핵추진 잠수함 벨고로드함. 핵추진 핵탄두 장착 무인잠수정(핵어뢰) '포세이돈'을 최대 8기나 탑재한다. /조선일보 DB
◇러, 포세이돈 8기 탑재 세계 최장 핵추진 잠수함도 진수
영국 BBC는 포세이돈의 위력에 대해 “100메가톤급 핵탄두가 폭발하면 500m 높이의 쓰나미와 방사능 파동을 일으켜 반경 1500㎞ 이내의 모든 생물을 절멸시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포세이돈 핵 어뢰가 미 해안 도시를 쓰나미로 덮어버릴 목적으로 설계되고 있다”고 논평하기도 했다. 포세이돈이 ‘핵 쓰나미’ 공격무기라는 얘기다. 일각에선 100메가톤의 위력이 너무 비상식적으로 크다며 포세이돈이 2메가톤의 위력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언론도 2메가톤으로 보도한 적이 있다. 2메가톤의 위력이라도 히로시마 투하 원폭의 130배 파괴력을 가진 것이다.
지난 2022년엔 이 ‘둠스데이 핵어뢰’를 운반해 수중에서 발사할 대형 핵추진 잠수함도 진수돼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해 7월 러시아 최대 세프마시 조선소는 세베로드빈스크항에서 신형 핵추진 잠수함 ‘벨고로드함’을 러시아군에 인도했다. 벨고로드함은 러시아의 오스카Ⅱ급 핵추진 순항미사일 잠수함을 개조한 것으로, 수중 배수량은 2만4000t, 총 길이는 184m에 달한다. 미 해군의 주력 원자력 잠수함 오하이오급(171m)보다 더 긴 세계 최장 잠수함이다. 벨고로드함에는 포세이돈이 최대 8발이나 장착된다. 러시아군은 앞으로 벨고로드급 잠수함을 최대 4척 만들어 태평양 함대와 북해 함대에 각각 2척씩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 북 핵어뢰는 추진방식과 위력면에서 포세이돈과 차이
북한의 핵탄두 장착 어뢰(무인잠수정) ‘해일’은 포세이돈을 모방해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추진방식과 위력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포세이돈은 핵추진 방식이지만 ‘해일’은 배터리를 사용, 잠항(潛航)시간과 속도 등에서 포세이돈에 비해 떨어진다. 위력도 포세이돈은 수십 메가톤급 이상이지만 ‘해일’은 수십~수백 킬로톤(1킬로톤은 TNT 1000t 위력) 수준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11년 전부터 ‘해일’ 개발을 시작했다고 주장한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북 주장이 사실이라면 지난 2015년 포세이돈의 존재가 처음으로 알려지기 3년쯤 전부터 북한이 ‘해일’ 개발을 시작했다는 얘기가 된다. 북한이 독자개발을 부각시키기 위해 그 같은 주장을 폈을 수 있지만 실제로는 러시아와의 비밀 커넥션으로 지원을 받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이 지난 24일 공개한 수중 핵 무인공격정(핵어뢰) '해일' 모습. 러시아 핵어뢰 '포세이돈'을 모방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뉴스1
◇ 북 핵어뢰, 부산항, 미 항모전단 등 공격에 큰 어려움 없을 듯
북 ‘해일’은 재래식 배터리 방식이지만 최대 항속거리가 320~440여km로, 유사시 대규모 미 증원 병력과 장비가 들어오는 부산항을 공격하는 데 기술적 어려움을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해일’은 목표 지점까지 가는 동안 위치 확인을 위해 수시간 마다 수면 가까이 부상할 필요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직경이 70~80㎝급으로 워낙 작아 수면 가까이 올라오더라도 레이더로 탐지가 어렵고, 소리도 작아 소나(음향탐지기) 등으로도 파악이 힘들 것으로 분석된다. 일종의 ‘스텔스 수중무기’인 셈이다. 군 소식통은 “북 해일이 러 포세이돈보다 위력 등에서 뒤처진다 해도 유사시 미 항모전단과 부산·진해·평택 등 주요 해군기지를 공격해 큰 타격을 입히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유용원의 군사세계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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