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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 '압색 사전심문제' 추진하나...쟁점은[조희대 사법부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2.12 16: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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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편집자주>
조희대 신임 대법원장이 지난 11일 취임 일성으로 사법부 당면 과제를 조속히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앞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압수수색 사전심문제 △재판 지연사태 △법관 이탈 사태 등에 대해 간략한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대법원장 임기는 6년이지만 조 대법원장은 정년이 되는 2027년 6월에 자리를 떠나야 한다. 이때문에 조희대 대법원장은 초반부터 사법부 개혁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오는 15일 전국법원장 회의를 앞둔 가운데 파이낸셜뉴스가 사법부 당면 현안을 짚어본다.

앞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검찰 강제수사 관련 문제의식을 표명하며, 법원과 검찰이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도입을 두고 격론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월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신설을 골자로 한 형사소송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 하며 검찰과 한 차례 갈등을 겪은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압수수색이 증가한 만큼 적절한 제한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범죄대응에 장애요인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부딪친다.

12월 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지난 5일 인사청문회에서 "대법원장으로 취임하게 되면 대법관회의에서 압수수색 관련 문제를 공론화시켜 논의해 보겠다"며 "최근에 압수수색 문제가 굉장히 대두되고 있고, 외국에서도 시행하고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조 후보자는 "(사전 심문을 위해) 아무나 부르게 되면 수사의 밀행성이나 신속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법원에서 고민하고 있다. 기존안에서 후퇴해 검사가 신청하는 참고인만 부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점도 함께 검토 중"이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급증한 압색영장에..."허수 포함된 값" 반론
대법원은 올해 2월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신설을 골자로 한 형사소송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압수수색 영장 발부 이전 심사에 필요한 정보를 아는 사람을 불러 심문할 수 있게 하고 △전자정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할 때 검색어·대상기간 등 집행계획을 기재하며 △선별작업 등 영장 집행 시 피의자 등의 참여권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대검찰청은 당시 "범죄수사 초기 단계에서 청구되는 압수수색영장 청구사실과 내용이 공개되고 심문절차가 진행되면 수사기밀 유출과 증거인멸 등으로 범죄 대응에 심각한 장애가 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검찰 강제수사를 비판하는 측에서는 10년새 압수수색영장 발부가 지나치게 증가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한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전국 지방법원에 접수된 압수수색영장은 18만2259건이지만, 2022년에는 39만6809건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압수수색영장 증가를 두고 허수가 포함된 값이라는 분석도 있다. 범행장소 주변 CCTV를 확인하거나 교통카드 사용 내역 등을 들여다보는 것과같이 가벼운 사안에도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는 경우가 늘어나 급격하게 통계값이 증가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영장전담판사 출신 변호사는 "만약 편의점에서 1만5000원짜리 우산을 누군가 가져간 경우에도 편의점 CCTV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며 "통계적인 증가가 모두 주거지나 사무실을 대상으로 하는 압수수색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정보는 제한 필요"
압수수색에 대한 제한이 필요하다는 점은 법원 내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황이다. 특히 휴대폰이나 컴퓨터 등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는 경우 그 특성상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 외에 다른 개인정보까지 수사기관이 들여다볼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별건수사의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압수수색영장은 범죄사실이 소명된 것을 전제로 발부되는 것인데, 이와는 다르게 수사기관에게 남용될 수 있다는 점들은 계속해서 문제제기돼 왔다"며 "투망식으로 수사하는 것을 막아야한다는 데에는 공감이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제한의 방식을 두고는 법원 내에서도 이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정 방법을 두고도 논의가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법원행정처는 규칙을 개정하는 방법을 추진했지만, 법률로 개정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법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규칙으로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아님 법률로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논의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구속과 같이 압수수색도 헌법에 명시돼 있는 사항으로 헌법상 권리를 보다 구체화하는 것이면 법을 통해 개정하는 것도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며 "개정 방법과 제한의 방식에 대해서는 좀 더 공론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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