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최근 인기리에 방영한 모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인해 다시 한번 쿡방 열풍이 불고 있다. 특히 출연진 중에서는 비디오 게임에 대한 무궁한 애정을 어필했던 요리사들이 여럿 섭외되어 있어,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해당 프로그램이 주된 화제가 되는 것은 물론 그들이 좋아하는 게임 속 요리에도 관심을 가지고 도전해보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운 요리, 그것도 게임 속 요리는 무엇보다 정확한 요리법(레시피)의 존재가 필수불가결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번에 소개할 것은 이븐하게 게임 속 요리를 즐기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게임 공식 요리책 모음이다.
■ 와갤요리는 이제 그만, 진짜 와우 요리
한때 디시인사이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커뮤니티인 '와우 갤러리(와갤)'에서는 심심찮게 자신이 만든 괴식 사진을 업로드하며 품평을 하는 '와갤요리'라는 기묘한 문화가 있었다.
원래 요리라는 것이 아주 약간의 실수만으로 완성도가 크게 달라질 수는 있긴 하지만 유독 와갤에 서식하는 이용자들은 멀쩡한 재료로 일단은 레시피를 어느 정도 따라가다가 치명적인 실수 한 두번으로 요리를 망치기 일쑤였고, 그렇게 망친 요리가 맛은 둘째치더라도 핫케잌이나 강정이 아니라 두꺼운 강화 가죽 그리고 청동 주괴처럼 보이는 괴악한 비주얼이라는 게 문제였다.
딱히 이들을 구원하려는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시의적절하게 워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제대로 된 아제로스의 맛을 보여주기 위해 2권의 공식 요리책을 출간하고 있다.
요리사 겸 작가인 '찰시 먼로 카셀'이 가상의 인물인 판다렌 요리사 '노미'가 되어 아제로스 전역은 물론 판다리아, 어둠땅 등 별세계를 돌아다니며 수집한 레시피를 반영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비주얼이 와갤요리만큼 괴악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원작의 모습을 어느 정도 따라가면서 맛도 일정 수준은 보장되는 수준의 타협점을 찾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가장 좋은 평을 받았던 요리로는 쿨 티란 지역의 요리인 '선원의 파이(Sailor's Pie)를 들 수 있다. 맛 없기로 유명한 영국 요리의 대명사 '피시 앤 칩스'와 같이 생선과 감자가 주 재료로 들어가는 밀가루 요리지만, 생선살을 크리미한 감자 샐러드와 조화시켜 먹을만한 요리로 탈바꿈시켜놓았다는 점에서 놀란 게이머들이 많았다고...
■ 반찬투정 하던 신님께서 차려주신 기묘하게 맛있는 비프 스튜의 비밀
릭 바르바와 빅토리아 로젠탈이 저자로 참여한 갓 오브 워 공식 요리책은 9개의 세계(Nine realms)를 만나볼 수 있다는 부제에 걸맞게 북유럽 신화를 기반으로 하는 '갓 오브 워', '갓 오브 워:라그나로크'에 등장하는 미드가르드, 알프헤임, 요툰헤임 등 다양한 지역의 온갖 요리들을 만나볼 수 있다.
바이킹의 원산지답게 갓 오브 워 공식 요리책은 대체로 큼직하게 재료를 손질하거나 계량하는 호쾌한 조리법, 그리고 소화 잘 되는 고기 요리의 비중이 높지만 각 요리마다 비건, 글루텐 프리를 찾는 이용자들을 위해 레시피를 조정할 수 있는별도의 식이요법 참고사항이 첨부되어 있어 자신의 식생활과 어느 정도 타협을 하면서 게임 속 요리들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가장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던 요리는 바로 티르가 만들어준 비프 스튜였다. 북유럽 전쟁의 신이라는 작자가 밥상머리에서 꼴사납게 반찬 투정이나 부리고 자기가 직접 요리하겠다고 하니, 요리랑 영 동떨어진 인생을 살았을 전쟁의 신이 해봐야 얼마나 하겠냐고 다들 의심하는건 당연지사였다,
그러나 작중에서 티르의 비프 스튜를 맛보고 다들 맛에 놀라며 호평하는 장면이 나왔기에 과연 어떤 비프 스튜인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았고 드디어 갓 오브 워 요리책에서 그 정체가 밝혀졌으니 자랑스러운 '갈비찜'이었다(...)
분명 까다로운 북유럽 신들 입맛에도 '갈비찜'이 충분히 기립박수 받을 수 있는 요리라는 점에 이견을 제시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본다.
■ 소닉이 준비한 요리와 담 쌓은 게이머 최적화 레시피
빅토리아 로젠탈 그리고 이안 플린이 출간한 '소닉 더 헤지혹 공식 요리책'은 다른 요리책과 다르게 수준 높은 요리 스킬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특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서장의 가이드 부분에서도 본 요리책은 되도록 어렵지 않은 조리법과 짧은 조리 시간 위주로 내용을 채워넣었다고 밝히고 있으며, 게임 테마에 맞게 요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5단계의 스피드(Speed Scale)로 구분하는 재치있는 구성이 돋보인다.
재료도 또한 어느 정도 기성품을 사용하는 것을 긍정하여 재료 가이드(Ingredient guide) 항목에서는 직접 손질하는 방법 외에도 대체 재료로 쓸 수 있는 것을 마트에서 구매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요리와 친하지 않은 게이머 입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요리하는 기분은 좀 덜하겠지만, 그래도 도전하는데 큰 부담이 느껴지지 않아 입문자용 요리책으로 손색이 없다고 볼 수 있다.
대표 메뉴는 역시 소닉하면 빼놓을 수 없는 '칠리 도그' 그리고 '링 모양의 양파 튀김'이다. 칠리 소스를 직접 만들고자 한다면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긴 하지만 시판용 칠리 소스를 사용한다면 고기와 구운 야채, 강낭콩과 함께 졸이는 간단한 과정만 거치면 금새 만들 수 있으며 사이드인 양파 튀김도 결코 난도가 높지 않은 튀김 종류인지라 음료만 곁들이면 보기 좋고 먹기도 좋은 핫도그 세트 한상 차림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양파링 레시피에 포함되어 있는 블루 치즈 소스는 추천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블루 치즈가 냄새 이슈로 원래부터 호불호가 갈리는 재료인데 완성된 블루 치즈 소스의 비주얼이 소닉의 색을 표현하고 싶었는지는 몰라도 식욕이 떨어뜨리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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