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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 Pick] T1의 '제오페구케', 올가을 밤샘의 즐거움을 준 챔피언에 바치는 찬가

게임조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1.02 01:57:02
조회 6908 추천 13 댓글 27
														
'MAKE THEM BELIEVE' 



11월 2일,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4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 T1의 제오페구케(제우스, 오너, 페이커, 구마유시, 케리아)가 오른다. 

이로써 그들은, 리그오브레전드 역사상 최초로 3년 연속 같은 로스터로 월드 챔피언십 결승에 오르는 전설적인 로스터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년 연속 월드 챔피언십 결승에 오르는 제오페구케는 2022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DRX에게 3:2로 패해 준우승을,
2023년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WBG에게 3:0 으로 이기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23년 월드 챔피언십 우승은 7년만에 이뤄낸 페이커의 월드 챔피언십 우승이기에 우승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페이커는 멤버들을 향해 한마디 해달라는 말에 '이제...' 라고 감정이 복받친듯 말끝을 흐리다 '고맙다' 라는 짦은 말 한마디로 말을 아꼈다.

그 말끝은 제오페구케 로스터가 마지막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나는 것처럼 들렸다.



그렇게 모두가 2023년 월드 챔피언십 우승 후 제오페구케 로스터의 끝을 예상했지만 계약이 남아있던 페이커, 오너를 제외한 제우스, 구마유시, 케리아는 또 한 번 T1과 재계약을 택했다.

우승 공약으로 재계약을 내걸었던 구마유시와 평소 T1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케리아까지는 재계약을 예상했던 바 2023 월드 챔피언십 파이널 MVP 제우스까지는 대다수가 예상하지 못했지만 그 또한 재계약을 택했다.

재계약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실제로 제우스는 T1을 떠나기 직전까지 갔었지만 막상 그렇게 되려고 하니  T1을 떠나기 싫다는 자신의 속마음을 깨달았고, T1과 재계약을 했다고 전해진다.

T1의 전신인 페이커는 이미 2022년에 3년 계약을 한 바 2025년까지 T1 소속이며, 오너는 모든 시즌이 끝나고 시즌 끝에 계약을 하는 보통의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2022년 시즌 중에 2024년까지 연장 계약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2023년 월드 챔피언쉽 우승 후 오너의 섣부른 다년 계약에 사람들은 안타까워 했는데 최근 T1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된 오너 다큐에서 오너는 이에 대해 '팀에 한 명쯤 호구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라고 웃으며 그래야 팀이 조화가 잘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e스포츠가 스포츠로 나아가기 위해서 1년 계약보다 다년 계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사실 제우스, 오너, 구마유시는 T1 연습생 출신으로, 프로 데뷔 후 T1에서만 활동한 선수들이다.

지금까지 한 팀에서만 오랫동안 활동한 선수는 2013년부터 T1에서 활동한 페이커와 2017년부터 Dplus KIA에서 활동한 쇼메이커 단 둘뿐이라고 말할 수 있다.

보통은 한 해 리그에서의 성적을 바탕으로 연봉이 책정되고, 1년씩 계약이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기에 연봉을 더 받기위해 아니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팀을 수시로 옮겨다니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 때문에 제오페구케의 오랜기간 지속되는 로스터는 이례적라고 볼 수 있다.

구마유시는 2019년부터 제우스, 오너, 케리아는 2020년부터 T1에서 쭉 활동 중이다.



올 해 리그오브레전드 전설의 전당 1호에 오른 페이커는 관련 행사에서 지금까지 11년간 활동하면서 제일 인상 깊었던 팀원들의 질문에 지금의 팀원을 들었는데 가장 오래 합을 맞췄고, 정도 많이 들었다며 제오페구케로 올해 많은 것들을 이루고 싶다고 답했다.

제오페구케는 사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로스터로, 2021년 성적이 안나오자 당시 T1의 전 감독은 일명 돌림판이라고 불리는 선수 기용을 감행했다.

매 경기마다 각 포지션의 선수가 바뀌는 형태로, 이에 각 포지션의 선수들은 매번 주전 경쟁에 시달려야 했다. 오너는 당시에는 선수들끼리 말도 없고, 감정이라는 걸 느낄 수도 없을정도로 힘들었다고 한다.



이후 감독이 경질되고, 일련의 사건 이후 2022 스프링 시즌부터 제오페구케로 고정 로스터가 됐고 기다렸다는 듯 2022 스프링 시즌에 전승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그야말로 최강의 로스터를 이룬 듯 했다.

하지만 그 후, 최강의 팀, 최강의 로스터 같았던 T1의 제오페구케는 이후 5개의 대회에서 연달아 준우승에 그치고 만다.

제오페구케 로스터가 최강이라는 것에 물음표가 찍혀갈 무렵 2023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한 T1의 제오페구케는 우승 후보와는 거리가 멀었다.

 

'가장 예쁜 꽃은 우여곡절 끝에 피는 꽃' 이라고 했던가. 

제오페구케는 5번의 준우승 끝에 2023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가장 예쁜 꽃'을 피웠다.



그렇게 2023 월드 챔피언십 우승 후 2024년 다시 한 번 뭉치게 된 제오페구케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컸다. 선수들도 더 많은 우승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제오페구케는 2024 LCK 스프링 준우승, 2024 MSI 3위, 2024 LCK 서머 3위를 차지하며 또 한 번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한 성적을 내고야 만다.

2024월드 챔피언십 선발전에서마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이들은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할 수 있는 단 한자리가 남은 4시드 결정전에서 5경기, 마지막 경기까지 간 가운데 어렵게 kt 롤스터를 꺾고 마지막 시드인 4시드로 진출하게 되었다.

그렇게 도전자의 신분으로 2024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한 디펜딩 챔피언. T1의 제오페구케는 또 한 번 우승 후보에서 멀어졌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의 외면 속에서 어느새 2024 월드 챔피언십의 결승 무대로 향하게 됐다. 그들에게 3번의 준우승을 안겨주었고, 2년 넘게 매치승을 따낼 수 없었던 상대 전적 10연패, 젠지를 상대로 준결승에서 꺾고 말이다.



해당 경기 후 영국의 전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이머이자 해설자, 유명 크리에이터인 캐드럴은 말했다. 

페이커를 뒤를 잇는 스타를 만들기 위해 많은 관계자들과 해설자들이 노력했다고. 하지만 그들은 언제나 페이커에게 꺾어버렸다고. 사실 페이커의 뒤를 잇는 스타는 상대 팀에 있는 것이 아니라 페이커 옆자리에 있는 지금의 선수들이 아닐까라고 말이다.



'MAKE THEM BELIEVE' 

2024 월드 챔피언십 슬로건처럼, 우리는 어찌 그들을 믿지 않을 수 있을까.

결승 상대는 LPL의 1시드인 BLG이다. T1은 다전제에서 BLG를 이긴적이 없다.

하지만 여기는 월드 챔피언십이고, 월드 챔피언십에서 T1은 LPL에게 지지 않는다.

다시 한번, 제오페구케는 믿음에 보답할 준비를 마쳤다.

[김규리 기자 gamemk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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