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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만에 드는 트로피! '2024 LOL 케스파컵' OK저축은행 브리온 우승

게임조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2.08 19:40:31
조회 5991 추천 4 댓글 3
														



8일,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종합e스포츠 경기장 '브이스페이스(V.SPACE)'에서 2024 리그 오브 레전드 케스파컵(이하 케스파컵)의 결승전이 개최됐다.

이번 케스파컵은 3년 만에 재개되는 한국e스포츠협회 주관 대회로 지표와 성적이 추후 진행할 2026 아시안 게임의 리그 오브 레전드 부문 국가대표 선발시 정량 평가 자료로 사용되며 국제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중화 타이베이(대만)과 베트남의 올스타 팀을 초청하는 등 진행 방식과 플랫폼에 변화가 있었다.

결승전은 Bo5로 진행된다. 출전팀 중 디플러스 기아(DK)는 2021년까지 진행한 케스파컵의 2연속 우승기록을 보유하고 있어 쓰리핏을 기대해볼 수 있으며 OK저축은행 브리온(BRO)은 나진 이엠파이어와 콩두 몬스터즈의 기록을 계승하고 있어 2012-2013 챔피언스 윈터 시즌 이후 11년만에 우승 기록을 세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 1세트



DK 측에서 1군 주전을 전부 기용한 강력한 로스터를 들고 나왔지만 전날 4강에서 보여준 BRO의 폼은 플루크가 아니었던 것인지 1세트 승리를 통해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DK 측에서도 분명 교전 개시 능력이 우수하고 잠재력이 강한 조합을 들고 나오긴 했지만, 대놓고 점을 찍고 들어가는 바이를 시작으로 하는 고속 합류전이나 불리한 상황에서 포킹과 지각 변동으로 이를 회피할 수 있는 BRO 쪽의 조합이 전반적으로 공수 밸런스가 좋았다.

특히 탈리야와 사일러스, 렐과 알리스타는 라인전 단계에서 어느 정도 리드를 유지할 수 있는 상성관계가 잡혀 있었는데 클로저(이주현)는 이를 적극 활용하여 쇼메이커(허수)를 상대로 시종일관 타워를 끼고 파밍하게 만드는 강력한 라인전을 선보였다.

함박(함유진)은 미드 갱킹 몇번으로 사일러스에게 복구가 불가능한 치명타를 입히며 DK의 플랜을 망가뜨리는데 일조했고 하이프(변정현)는 초장거리 마법의 수정 화살에서 이어지는 피해망상 연계에 고생하긴 했지만 위기의 순간에서도 침착하게 정화와 점멸을 이용할 카이팅으로 적을 빨아들인 뒤 빠져나가는 상대를 꿰뚫는 화살로 저격하는 등, 끝까지 멘탈리티를 유지하며 제 역할을 수행했다.

그나마 시우(전시우)의 크산테가 바텀에서 홀로 클로저의 탈리야를 끊어내며 모건(박루한)과 함박을 불러들이는 등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을 보여줬지만 다른 라인에서 벌어진 차이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2세트



2세트는 주도권을 잡은 DK의 무서운 속도전과 교전 유도가 빛을 발한 게임이었다. 극초반 라인스왑에 대한 대처가 다소 늦어 시우가 순간이동 주문 손해를 보고 에이밍(김하람)의 자야가 무방비로 노출되어 소환사 주문이 모두 빠지는 사고가 있었지만 루시드(최용혁)이 발빠르게 탑을 찌르며 선취점을 따냈고 시우 또한 그 강력한 럼블을 상대로 꿇리지 않는 라인전을 과시하며 벌크업을 했다.

특히 시우는 바텀 1차 포탑을 밀고 깊게 스플릿 푸시를 진행하다가 상대측의 이상행동을 눈치채자마자 시야에 잡히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순간이동을 써서 무사귀환하거나 허를 찌르는 반격-도약공격-점멸 연계로 4인 스턴을 꽂는 등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심지어 탑 1차 포텁 수성 단계에서는 상대의 4인 다이브를 베릴(조건희)과 함께 핑퐁하며 1명을 데려가고 2명을 빈사 상태로 만드는 등 공수 양면에서 균형잡힌 모습을 보여주며 왜 챌린저스 시절부터 최고의 탑 유망주로 꼽혔는지들 제대로 증명했다.

조합 측면에서는 BRO에게 아쉬운 부분이 어느 정도 있었다. 오로라-녹턴 조합을 견제하기 위해 녹턴을 뺴앗아 온 것은 좋았으나 실질적으로 몸이 쏠리는 것은 녹턴 하나 뿐이었기에 함박에게 가해지는 부담이 꽤 크게 느껴질 수 있었으며 카이사는 이러한 구도에서 템포를 따라올 수 있는 원딜이긴 하지만 유효 교전 사거리가 짧고 생존기 보유 원딜을 순식간에 포커싱하여 녹이기 힘들다는 점 때문에 마지막까지 바텀 픽을 숨긴 DK에게 자야로 카운터를 맞을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 3세트



시야를 잡기 위한 초반 대치전 상황에서 살짝 선을 넘은 모건을 루시드가 점멸을 쓰고 끈질기게 추격하여 만년서리를 걸어버렸고 모건이 이 과정에서 똑같이 점멸이 뽑히면서 갱킹에 매우 취약하게 되어버렸다.

실제로 루시드의 세주아니는 럼블의 점멸이 돌기 전에 탑에 개입하여 퍼스트 블러드를 뽑아낸 반면 함박의 스카너는 파트너인 럼블이 CC 연계를 기대하기 힘든지라 탑 동선을 타고도 별다른 득점을 하지 못했다.

바텀에서도 프렐요드 시너지를 통해 DK가 리드를 유지하는 가운데 쇼메이커의 오로라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4킬을 먹었지만, 지나치게 깊게 파고드는 과정에서 순간이동을 타고 넘어온 럼블에게 제대로 구워져 현상금을 헌납했고 전령을 풀어 1차 포탑을 공략하는 BRO를 응징하려다가 2명이 스카너에게 꿰뚫리며 대패하여 구도가 비틀어진다.

성장에 급물살을 탄 스카너를 탱커 처리 능력이 저열한 DK 입장에서는 도무지 뚫을 방법이 없었다. 연이은 교전마다 스카너가 최전선에서 기합으로 버티다가 꿰뚫기가 들어가면 그대로 떨어지는 이퀄라이저에 불지옥이 재현되어 DK는 패배를 거듭했고 돌려깎기 운영을 당하다가 넥서스를 파괴당하면서 2:1로 벼랑 끝에 몰린다.

 

■ 4세트



정글 캠프의 첫 생성 이전 타이밍에 루시드가 집요하게 함박을 괴롭혀서 점멸을 뽑아냈고 적극적으로 카운터 정글링에 들어가면서 세주아니의 동선이 제한되어 합박의 움직임이 다소 붕 뜬 모양새가 된다.

그나마 모건이 이전 1세트와는 똑같은 잭스-크산테의 구도에서 선전하며 성장세를 잘 따라갔고 다른 라인에서도 비등한 수준을 유지하며 한쪽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게임으로 스노우볼이 굴러가지는 않았다.

클로저가 단독으로 라인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아쉬운 궁극기 활용으로 허무하게 잘리거나 대치 중인 본대에서 체력 관리를 실수하여 비에고에게 덜미를 잡혀 차례차례로 킬이 넘어가는 사고가 있었지만, 동시에 모건이 시우를 솔로킬 내면서 수습을 했다.

집요하게 131운영을 시도하는 BRO를 DK가 내셔 남작을 두들기며 불러냈지만 모건이 다소 위험한 포지션으로 순간이동을 탔음에도 반격을 적절하게 사용하며 상대의 스킬을 뺴고 살아남는 슈퍼 플레이를 보여줬고 인내 끝에 성장을 마친 클로저와 함께 전황을 뒤집어 놓으며 대승, 한방에 DK를 KO시키며 3:1 스코어로 2024 케스파컵의 우승컵을 드는데 성공한다.



승자 인터뷰에서 클로저는 4대 미드로 꼽히는 쇼메이커를 이기고 우승하여 자신을 증명한 것 같아 기쁘다는 답변했으며  에드거(최우범) 감독은 이전까지 인터뷰 자리에서 선수들에게 아쉬운 이야기를 많이 했었는데 정돈된 한타를 잘 하고 피드백을 흡수하는 속도도 빠르며 후반 집중력을 발휘하여 우승을 한 것이 굉장히 의미 있는 발견이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한편 파이널 MVP는 3세트와 4세트에서 역전을 이끌어낸 BRO의 선봉장 모건이 수상했다. 모건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팀원들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우승에 너무 크게 의미를 부여하면 앞으로 우승하지 못하는 상황에 쉽게 실망할 수 있기에 계속 노력하는 그 과정에 의미를 두겠다고 전했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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