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뿌리는 29일 14시에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사옥에서 집게손가락 논란 해명을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약 16명 이상의 언론매체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일반 이용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스튜디오 뿌리측에서는 장선영 대표와 김상진 총감독이 참석했다. 이 밖에 한국게임소비자협회의 김민성 대표, 게임개발자연대 김환민 대표, 법무법인 덕수의 범유경 변호사가 참석해 기자회견간의 질문에 답했다.
시작에 앞서 김민성 대표는 "이번 기자회견은 이용자들과 논란이 된 장면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간담회 자리 형식으로 준비하려 했으나, 회사 직원 보호 등을 위해 서명과 연락처를 요구했는데 답한 이용자가 없어 이용자들이 참석하지 못해 부득이하게 기자회견으로 진행하게 되었다"라고 설명한 후 기자회견이 시작됐다.
좌측부터 김상진 총감독, 김민성 대표, 김환민 대표이다 / 게임와이 촬영
기자회견은 약 2시간 정도 진행됐으며 사전질문이 끝난 후 현장질문으로 이어졌다. 논란이 된 장면들에 대한 해석과 제보된 내용들은 후속기사를 통해 작성될 예정이며, 이번 기사는 기자회견간에 나온 질문들을 위주로 작성됐다.
아래는 진행된 스튜디오 뿌리의 기자회견간 공개된 질의응답 내용의 일부이다.
Q1 : 뿌리측은 작업과정에서 특정 직원이 상징을 집어넣을 수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런데 감독자가 해당 의미를 모른다면 검수 과정에서 포함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앞으로의 검수 작업에 대해 이야기 해줄 수 있나?
김상진 총감독 : 기획 단계에서부터 첫 번쨰로 스크립트를 먼저 한 다음 콘티 작업을 진행한다. 콘티 작업이 끝나면 원청과 한 번 원청과 소통이 생긴다. 거기서 수정 작업을 진행하거나 추가 제공을 하게 된다.
이후 작업에 대한 검수 과정으로 들어가는데, 제가 세 번 정도 검수를 한 후 작화, 동화 부서를 통해 다시금 검수가 진행된다. 그렇기에 제가 몰랐다 하더라도 의도적으로 그런 장면을 넣을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만약 이렇게 했는데도 누락이 된다고하면 특정 직원의 작업한 한 컷에만 많이 나오거나 저희가 작업한 작품에서만 나와야되기에 고의로 상징을 넣었다고 할 수 없다. 이번 의혹으로 인해 해당 작업자가 작업했던 내용도 확인해봤지만 A 직원이 입사하기 전 작업물들도 많았다.
그래서 현재는 모든 동작에 있어 손의 구조를 바꾸거나 해당 모양이 나오지 않도록 변경하고 있으며, 걱정이 되는 부분은 발주사와 다시금 의논하여 재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Q2 : 한국게임소비자협회와 함께 공식 기자회견을 열게 된 배경이나 이유가 궁금하고, 이번 논란을 겪으면서 느낀 심정에 대해서도 말해줄 수 있나?
김상진 총감독 : 제가 약 32년정도 애니메이터 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겪는 일이다 보니, 회사 자체가 전체적으로 어수선하고 당황스러운 상황이 되어버렸다. 동시에 지나칠 정도로 개인 및 회사에 대한 공격이 발생해 혼란스러운 상태였는데, 한국게임소비자협회 측에서 처음으로 먼저 연락을 주셔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기자회견의 경우는 저희가 그림을 그리는 애니메이션 제작사이기 때문에 이용자들에게 작업 공정상에 대한 내용을 충분히 설명드리고 해명하는 자료를 보여드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이러한 자리를 준비하게 되었다.
Q3 : 이번 논란으로 인해 뿌리측이 잃은 경제적 피해, A직원의 현황, 현재 넥슨과의 관계 등을 말해줄 수 있나? 그리고 넥슨 법무법인쪽에서도 연락이 오고 있는지 궁금하다.
김상진 총감독 : 저희 입장에서 9년동안 쌓아온 작업물들이 오해를 받는 것이 가장 큰 피해라고 생각한다. 이번 논란으로 인해 내년 상반기 6월까지의 작업물의 60%가 취소된 상태이다.
A 직원의 경우는 회사 보호 차원에서 조치를 취한 상태이며, 이에 대한 회사 내부 결정 사항도 함께 진행중이다. 퇴사자의 경우는 원래 퇴사를 준비하고 계시던 1명 만이 퇴사한 상태다.
장선영 대표 : 아직 넥슨쪽에서 공식적으로 방문한 적은 없으며, 담당자와는 통화를 했으나 공식적인 입장으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Q4 : 12월 28일, 넥슨 '메이플스토리'의 김창섭 디렉터가 관련 내용의 공지사항을 작성한 바 있다. 해당 내용에서는 외주사에 대한 영상 조사 및 외주업체 선정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뿌리측에서 관련 조치가 있다면 설명해줄 수 있나?
장선영 대표 : 관련 공지사항이 작성된 것은 알고 있으나, 아직 뿌리측에 연락 온 것은 없다.
Q5 : 이번 기자회견 전까지 게임사들에게 수정 관련으로 연락이 온 것이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김상진 총감독 : 일부 개발사들이 컷을 지정해서 오해의 요소가 있는 부분들을 수정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어 수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게임사에서 요청한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Q6 : 이번 논란이 하청관계에서의 갑질 문제로도 번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장선영 대표 :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9년동안 저희를 믿고 맡겨주신 회사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관련 문제로는 따로 대응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Q7 : 위의 답변에서 내년 상반기 작업물의 60%가 취소됐다고 말했다. 혹시 취소를 요청해온 게임사들이 어떤 사유로 계약 취소가 됐는지 알려줄 수 있나?
장선영 대표 : 이러한 사건이 생기며 정신이 없는 와중 사회적 논란으로 인해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들이 왔는데, 사실상 이번 이슈가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취소한 게임사들에 대해서는 내부사정으로 인해 말씀드리가 어렵다.
Q8 : 오해 소지가 있는 장면들에 대해 수정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혹시 어떤 장면들을 어떻게 수정하고 있는지 설명해줄 수 있나?
김상진 총감독 : 논란이 된 손의 형태 및 손가락의 모양을 전체적으로 수정하고 있다. 이른바 액팅 과정에서 집게손가락이 나올만한 장면을 전체적으로 모두 수정하고 있다고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다. 해당 장면만 제외하면 애니메이션이 자연스러울 수 없다고 생각해, 전체적인 동작을 아예 수정하고 있다.
원화의 예시를 들며 해당 손모양이 나온 이유를 설명한 다음, 집게손 모양이 나오지 않도록 수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 게임와이 촬영
Q9 : 정치권에서도 집게손에 대한 발언이 나왔다.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해당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김상진 총감독 : 이번 논란이 간단하게 끝날 것이라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 논란이 생기고 몇일 동안 원청의 조사와 연락을 기다리고 있어 관련된 의견을 내기가 조금 애매한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정치권에서 저희가 고의적으로 해당 내용을 그렸다고 확정하는 듯한 말을 하다보니 해명을 안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확인 절차만 부탁해주셨어도 작업자가 A직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드릴 수 있는데, 확정적인 느낌으로 말씀해주셨기에 관련된 내용을 설명하는 이러한 자리를 가질 수 밖에 없었다.
Q10 : 이번 기자회견 및 논란에 대한 해명을 한국게임소비자협회 및 일부 단체들과 함께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한 간략한 소감이나 의견을 말해줄 수 있나?
김상진 총감독 : 사건으로 인해 정신이 없고, 어떻게 해야될지도 모르는 와중에 저희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데 도와주셔서 이번 기자회견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기에 이번 자리를 이용자들에게 그림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자리로 만들어, 방문한 이용자분들에게 작업 과정에 대한 내용을 보여주면서 정말 자세하게 설명해드리고 싶었다. 스튜디오에서 이용자들을 납득시키게 설명하면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을까라는 희망도 가지고 있다. 저는 이용자분들과 만나는 것을 적극적으로 희망하고 있으며 언제든 이용자들을 만날 생각이 있다.
Q11 : 아직까지도 회사에 악성 전화나 비난 메시지, 연락 등이 오고 있는지 궁금하다. 또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한다고 밝혔는데, 이에 대한 내용도 말해줄 수 있나?
장선영 대표 : 회사 내선번호가 없어 개인 번호로만 컨택하고 있는데, 이전에 상당히 많은 전화가 왔었다. 현재는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오면 아예 받고있지 않다.
김민성 대표 : 회사 직원들에 대한 개인 번호 및 신상을 유포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강경하게 법률도 대응할 예정이며, 지속적인 괴롭힘에 대해서도 대응할 예정이다.
범유경 변호사 : 12월부터 뿐만 아니라 최근까지도 제보가 들어오고 있으며 모니터링 팀도 유지중이다. 타 언론 매체에서 1,200건 정도라고 말했는데 지금은 약 1,400건 정도로 늘어난 상태다. 요약한다면 A직원 뿐만 아니라 뿌리측에 대한 자료도 준비하고 있으며, 그 중 심각한 내용이나 요소들을 고려해서 법적절차를 진행하려고 하고 있다.
Q12 : 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넥슨 요청으로 인해 사과문을 작성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2차 사과문은 삭제된 상태인데 관련된 내용과 해당 문제로 넥슨과 연락이 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장선영 대표 : 사과문 작성 당시 대외적으로 공격을 많이 받고 있었고, 강경대응을 하겠다는 내용의 기사와 정치권에서도 관련 내용이 나오다보니 아무도 저희를 믿지 않았다.
실제로 2차 사과문이 작성된 날에 발신자 표시 제한 번호로 연락이 왔고 회사로 사람들이 찾아와 직원들의 사진을 찍거나 신원을 찾으며 위험한 상황이 생겼다. 그러다보니 주변에 자문을 구했는데 사과문이 가장 빠르다는 답을 들어서 관계자 측에게 검수를 받고 2차 사과문을 작성하게 됐다. 그렇기에 사과문을 작성했지만 정신적으로 몰린 상태에서 올렸기에 '이게 옳은 방향일까'라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고 진정성이 없어질 것이라 생각해 사과문을 내리게 됐다.
삭제됐던 2차 사과문의 내용 / 출처 게임와이 DB
Q13 : 현재 넥슨과의 관계나 전수조사를 주장한 넥슨 노조측에 대한 생각을 말해줄 수 있나? 그리고 근무 환경이 바뀐 것이 있다면?
장선영 대표 :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넥슨측에서 공식적으로 연락받은 것은 없는 상태며, 노조측에 대한 의견에는 게임사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는 저희가 뭐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근무 환경의 경우 대부분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시작했고, 회사 앞에 직원 보호를 위한 CCTV가 설치된 상태다.
Q14 : TIG 측에서도 이용자 간담회가 진행될 예정인데, 이번 기자회견을 한 이유에 대해 말해줄 수 있나?
김민성 대표 : 원래 TIG에서 진행하는 간담회와는 별도로 이용자들이 주가 되는 간담회를 진행하려 했다. 그러던 중 언론 매체와 이용자들이 함께하면 더 좋을 것이라 생각해 기자회견을 진행하게 됐다.
Q15 : A직원의 근황과 타 매체에서 언급된 40대 남성 애니메이터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나?
김상진 총감독 : A직원의 경우 보호조치가 진행됐다는 사실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40대 애니메이터의 경우 게임사들의 업데이트가 주로 여름, 겨울에 몰려있다보니 많은 인원이 필요했는데, 간곡한 저희의 도움 요청을 받아주셔서 관련 작업에 있어 도움을 받았다. 저희 회사 소속분이 아니며 다른 본업이 있는 분이다.
Q16 : 애니메이션 동작에서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집게손 모양이 나온다고 설명했고, 현재 이러한 내용을 수정한다고 말했다. 현재 어떻게 수정이 되고 있는지 자세한 설명과 관련 자료를 보여줄 수 있나?
김상진 총감독 : 대부분의 손 동작을 모으고 있는 상태나 주먹을 쥐고 있는 상태로 표현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캐릭터 감정이나 개성을 살리는 부분에 있어 걱정스러운 부분이 생긴 것은 맞다. 이용자 및 게임사에서 불편하다는 의견을 주셨으니 최대한 연관되지 않게 작업 중이다.
Q17 : 문제가 되는 손동작을 고침으로써 뿌리측의 작업량이 늘었을 것 같은데,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있나?
장선영 대표 : 실질적인 작업을 미루고 수정 작업을 먼저 진행하고 있다. 수정 요청이 띄엄띄엄 들어오다 보니 현재 많은 양을 수정하고 있지는 않다. 작업물들은 현재 현재 무보수로 진행되고 있다.
Q18 : 결국 이용자들이 오지 않아 해명 및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를 별개로 진행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김상진 총감독 : 저는 무조건 진행하려고 하고 있다. 이용자분들이 응할지가 중요하다. 저도 제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는 만큼 실명이나 연락처 정도는 보내줘서 직접 만나보고 설명을 해드리고 싶다.
그래야 진정성 있을 거라 생각하고, 그림적인 부분을 해결한다면 나머지 과정들에 대한 문제는 이용자들이 이해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 오늘도 원래 그럴 생각이었다. 자리가 마련되면 관련 자료를 들고가 현장에서 표현을 그려서라도 설명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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