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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남시현 기자] “주력 제품인 호두먹빵은 언제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빵이라는 의미다. 재작년까진 호두먹빵뿐이었지만, 올해는 우리밀을 활용한 페이스트리, 밀가루 없이 구워낸 찰떡, 호두 부산물을 활용한 국내산 호두기름 및 호두차 등 신기술 기반 제품들을 내놓을 예정이다. 호두, 포도, 자두가 많이 나는 김천의 지역 상생과 기술 기반의 식품 개발이 투마루의 전략이다”
김용준 투마루 대표가 주력 제품인 호두먹빵을 소개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김용준 대표는 경력 35년의 제빵사인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식품공학과를 나와 명장 제과점에서 근무했고, 그렇게 빵을 만든 지 5년이 넘었다. 대학을 졸업하고서 식품 기업으로 진로를 정했지만, 아버지가 만든 김천 호두빵을 먹어보고 ‘이 빵을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 제과 제빵 사업으로 뛰어들었다. 투마루는 방향성을 뜻하는 ‘To’와 최고를 뜻하는 순우리말 ‘마루’를 합친 이름으로, 호두 제품으로는 최고의 기업이 되자는 뜻을 담는다.
호두과자는 천안을 떠올리지만, 국내산 호두 근본은 ‘김천’
투마루는 김천 호두를 활용한 다양한 식품을 개발한다 / 출처=IT동아
호두 하면 천안, 호두 빵의 대표주자는 천안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김천이 더 근본이다. 국내 호두 중 약 30%는 김천에서 생산되며, 김천 시가 직접 호두 품종을 개발하거나 산림청의 임산물 지리적 표시(PGI)를 등록할 정도다. 김용준 대표가 이끄는 투마루도 김천의 풍부한 국내산 호두를 활용해 다양한 제과제빵, 호두 기반 제품을 선보인다.
김용준 대표는 청년창업사관학교을 시작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라이브커머스 및 팝업스토어 개점 등을 통해 사업을 알리고 있다 / 출처=투마루
김용준 대표에게 투마루를 설립한 계기부터 창업 후 걸어온 길을 물었다. 그는 “처음엔 단순히 호두빵 가게를 생각했는데, 제조업에 대한 귀띔을 듣고 제조업으로 투마루를 설립했다”라면서, “정부의 창업지원 사업도 모르고 시작했고, 시행착오도 많았다. 그러다 21년부터 청년사관학교로 사업을 정비하고, 22년에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을 만나 사업을 체계화했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하 농진원)은 작년부터 도움을 받고 있고, 이제야 스타트업을 제대로 시작하는 느낌이 든다”라고 소개했다.
주력 제품은 김천 호두를 활용한 호두빵, 그리고 푸드 업사이클링
투마루의 주력제품은 지금까지 약 100만 개를 판매한 호두먹빵이다. 김 대표는 “기존 페이스트리 앙금 빵은 앙금 수분이 겉피로 전달돼 쉽게 마르고 냉동도 어렵다. 투마루는 특허를 통해 빵과 앙금 사이에 공간을 만들어 냉동하므로 겉은 바삭하고 속의 수분은 유지한다. 해동 후에도 앙금의 맛과 빵 특성을 모두 유지한 게 인기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주력 제품 이외에도 우리밀 등을 활용한 제품이나, 호두 부산물을 활용한 푸드 업사이클링 제품 등도 판매한다 / 출처=IT동아
그러다 올해부터 페이스트리의 가루날림, 보관 시 식감 등을 해결한 2세대 호두먹빵을 선보였고, 우리밀 페이스트리 호두과자와 찰떡, 크림치즈와 쌀가루로 만든 미링, 지역 캐릭터를 활용한 쌀가루 빵도 출시했다. 또한 거의 모든 빵에 국산 호두가 들어간다. 투마루가 여타의 빵류 제조업과 다른 점은 ‘푸드 업사이클링’의 도입이다.
김 대표는 “푸드 업사이클링은 버려지는 부산물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지닌 제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제품을 만들고 남은 호두 부산물도 영양이 많아서, 기술적으로 가공해 제품화 한다. 그렇게 만든게 국내산 호두 기름과 호두 차다”라면서, “푸드 업사이클링으로 탄소배출도 줄이고, 부가가치도 만든다. 지역에서 호두를 수급하니 탄소발자국도 줄인다. 호두 부산물을 인증 수준의 식품으로 가공하기가 어렵지만, ESG 측면에서 제품화했다”라고 말한다.
“단가 5배 이상 비싸··· 지역 특산품과 상생에서 의미 찾죠”
김용준 대표도 약 5년 이상 제빵 경력을 갖췄고, 모든 빵은 직접 개발한다 / 출처=IT동아
그는 국내산 호두의 단가가 외산 호두보다 5배 정도 비싸다고 한다. 하지만 지역의 호두 산업 확대를 위해 김천 호두를 고집한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구매 수량도 적고, 또 규격화된 수매가 필요해 협조를 구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지역 상생과 판로 개척의 진심을 인정받고 지금은 수급 문제를 많이 해결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판매 수익 중 일부를 복지원, 관공서, 축구팀 등에 지원해 사회 환원하고, 김천 지역사랑 기부제나 KTX 김천구미역 특산품으로 제공하는 등 지역 산업 생태계에도 기여하고 있다.
김 대표는 특산품에 대한 접근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대다수 특산품은 원물로 가공되지만, 어떤 형태든 소비자가 원하는 형태로 제공돼야 한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호두를 대용량으로 파는 게 편하지만, 소비자는 소포장을 원한다. 우리 역시 소비자 목소리를 듣고서 부스러기가 적고 크기도 작은 개선 버전을 낸 것이고, 이렇게 특산품에 접근해야 소비자들의 마음을 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제조업 너머의 가치 실현,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돕는다
호두 부산물로 제조한 국산 호두차 및 국산 호두기름 / 출처=IT동아
투마루는 빵류 제조 기업이지만, 호두를 활용한 푸드 업사이클링 산업과 콘텐츠 산업으로의 확장도 꿈꾼다. 김 대표는 “국내산 호두는 외산과 달리 크기가 다 달라 수작업으로 분류해야 하고, 속도도 느리다. 그래서 작년부터 호두를 분쇄해서 가공하는 방법을 연구해 올해 중으로 기존 생산성을 두 배 이상 늘릴 예정이다. 그러면서 호두 알맹이는 물론 껍질을 포함한 모든 부분까지 업사이클링으로 가공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농진원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농진원은 농업 기술기업의 육성에 확고한 의지가 있는 기관이다. 농식품 벤처육성 과정을 통해 멘토링이나 벤처기업 인증, 식품 경영 및 관련 사업 네트워킹 등을 지원받았다. 박람회 참가도 행사 내내 부스를 방문해 힘을 보탠다. 농업 관련으로 사업을 하는 게 쉽지만은 않은데, 농진원의 지원이 큰 힘이 된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원물 가공이나 확인, 제조 과정까지 직접 꼼꼼히 확인한다 / 출처=투마루
기술 지원이나 시제품 제작 등에서도 도움을 받았다. 그는 “농진원으로부터 빵을 더 빨리 성형할 수 있는 기계 관련 특허도 전수받아 생산성이 늘었다. 또한 농진청이 개발한 가루쌀 품종 바로미 2를 제과제빵에 응용할 수 있도록 제공해 국산쌀을 활용한 새로운 빵 개발도 시작했다. 기업 관리부터 제품 생산까지 전 과정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양한 사업 꿈꾸지만, 핵심은 김천 호두의 진심 담는 것
이외에도 투마루의 이름으로 다양한 콘텐츠 사업도 구상한다 / 출처=IT동아
콘텐츠 산업 진출도 김 대표가 추구하는 방안이다. 그는 “지역 특산물을 그 자체로 소비하기보다는 캐릭터나 브랜드 산업으로 키워야 더 가치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디자이너를 고용해 지역 특산품인 호두, 포도, 자두나 호두를 깔 수 있는 다람쥐를 각각 캐릭터화했다. 단순히 빵만 파는 것으론 차별화가 어려워서 콘텐츠 및 브랜드 사업으로 투마루를 고유화하는 게 전략”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민적 사랑을 받는 빵을 만드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빵류 제조업에서 푸드 업사이클링 스타트업으로 거듭나고, 콘텐츠 기업으로 나아가 신산업을 육성하는 게 투마루의 방향이다. 그 근간은 김천 특산물의 흥행과 지역 사회에 대한 동반 성장에 있다. 우리의 빵이 전 국민에 사랑받는 빵이 되도록 정진하고, 또 정진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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