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한만혁 기자]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산업에서 커뮤니티는 프로젝트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운영자뿐 아니라 투자자, 사용자 등 모든 참여자가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관여하기 때문이다. 이에 프로젝트 운영자는 커뮤니티와 활발하게 소통하면서 신뢰도를 높여야 프로젝트를 수월하게 운영하고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웹3 컨설팅 기업 디스프레드의 리서치 전담 조직 디스프레드 리서치가 국내 가상자산 커뮤니티의 2023년 트렌드를 분석한 ‘한국 크립토 커뮤니티’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구글 트렌드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입지를 분석하고,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가 자주 사용하는 커뮤니티 플랫폼을 통해 국내 투자자의 주요 관심사와 투자 성향을 제시한다.
디스프레드 리서치가 ‘한국 크립토 커뮤니티’ 보고서를 발표했다 / 출처=디스프레드
디스프레드 리서치는 보고서에 대해 “국내 가상자산 커뮤니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국내 진출을 희망하는 글로벌 프로젝트에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소개했다. 참고로 디스프레드 리서치가 꼽은 국내 주요 가상자산 커뮤니티 플랫폼은 텔레그램,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코인판, 디시인사이드, X(전 트위터), 디스코드, 네이버 카페다.
증가하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영향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영향력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해외 가상자산 전문 미디어 헤드라인에서 한국 언급량을 분석한 결과 시간이 흐를수록 그 빈도가 늘고 있다. 지난 2022년 하반기에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관련 기사가 많았지만, 2023년 하반기부터는 정부 규제, 시장 상황을 다루는 기사가 늘고 있다. 디스프레드 리서치는 “국내 시장 동향과 정책이 세계적인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2023년 현물 거래량 기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순위 / 출처=디스프레드
국내 가상자산 거래량도 상위권이다. 2023년 글로벌 가상자산 현물 거래량을 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가 바이낸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빗썸 역시 11위 규모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시가총액이 큰 알트코인의 거래량이 많다. 알트코인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을 말한다. 실제로 지난해 8월 기준 비트코인 레이어2 프로젝트 ‘스택스’는 글로벌 거래량의 90%가 우리나라 거래소에서 발생했다. 이더리움 최대 대체불가토큰(NFT) 마켓플레이스 ‘블러’ 역시 지난해 1월 글로벌 거래량의 60%가 한국에서 이뤄졌다. 이 역시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영향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주식보다는 ‘가상자산’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주식보다 가상자산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프레드 리서치가 구글 트렌드를 이용해 한국, 미국, 일본의 주식 및 가상자산 관련 키워드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 미국과 일본은 주식에 대한 검색률이 높았지만 우리나라는 주식보다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미국의 경우 ‘Stock(주식)’이 ‘Crypto(크립토)’보다 20배 많은 검색량을 보였고, 일본은’株式(주식)’이 ‘コイン(코인)’보다 약 7배 많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코인’ 검색량이 ‘주식’보다 25% 가량 더 많았다.
구글 트렌드 기반 주식 및 가상자산 관련 키워드 검색량 분석 결과 / 출처=디스프레드
이런 성향은 실제 투자자 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22년 기준으로 주식을 1주 이상 보유한 국내 주식 투자자는 1441만 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가상자산 거래 가능 계좌 보유자는 627만 명이다. 우리 국민의 약 12%에 해당하는 수치다. 일본의 경우 2022년 12월 기준 가상자산 거래소 등록 계정 수는 약 63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5%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거래소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디스프레드 리서치는 한미일의 대표 거래소로 코인베이스, 업비트, 비트플라이어를 선정하고 구글 트렌드를 통해 각국의 관심도를 분석했다.
구글 트렌드 기반 한미일 대표 거래소 관심도 / 출처=디스프레드
단순히 검색량만 보면 코인베이스가 압도적이다. 하지만 인구 대비 관심도를 보면 코인베이스와 업비트의 차이가 5% 이내로 줄어든다. 우리나라의 가상자산 거래소 관심도 및 이용률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일본의 비트플라이어는 검색량, 인구 대비 관심도 모두 낮게 나타났다.
국내 커뮤니티, 투기 성향 강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커뮤니티 활성도는 가상자산 시세와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투기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비트코인 시세와 국내 가상자산 관련 텔레그램 채널 110개의 월별 메시지 수를 비교한 결과 비트코인 시세가 급등한 10월~12월은 채널 메시지 수도 급증했다. 반대로 비트코인 시세가 하락한 8월~9월은 메시지 수 역시 감소했다.
비트코인 시세와 텔레그램 월별 메시지 수 비교 / 출처=디스프레드
시세 상승 시에는 투자자의 관심도가 높아져 정보 공유와 토론이 활발해지고, 하락 시에는 투자자 참여도가 낮아지며 커뮤니티 활동이 위축되기 때문이다. 이런 성향은 디시인사이드, 네이버 카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디시인사이드 비트코인 갤러리 게시물 제목에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 중에는 ‘숏(공매도)’이 포함되어 있다.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적인 성향이 강한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디스프레드 리서치의 ‘한국 크립토 커뮤니티’ 보고서 / 출처=디스프레드
디스프레드 리서치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글로벌 가상자산 분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라며 “국내 가상자산 커뮤니티의 경우 텔레그램, 카카오톡 등 메신저 기반 플랫폼이 활성화되어 있고, DEX, NFT, 디파이에 대한 관심이 적으며, 단기 시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투기적 성향이 두드러진다”라고 정리했다. 또한 “국내 시장 진입을 원하는 해외 가상자산 프로젝트의 경우 커뮤니티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라며 “국내 시장의 정서와 니즈를 반영한 맞춤형 마케팅 전략, 커뮤니티 운영 노하우를 갖춰야 초기 커뮤니티 형상 과정에서 국내 투자자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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