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지난 2011년 1월 25일 게재한 ‘손대면 톡하고 반응하는 입력장치 - 터치스크린(Touch screen)‘을 2021년 현황에 맞춰 수정 및 보완한 기사입니다.
입력 장치란 음성(육성 또는 기계음) 외에 기기 및 장치와 의사소통을 하는데 필요한 데이터를 입력 매체로부터 읽어 들이는 장치를 말한다. 예를 들어 컴퓨터는 0과 1로 정보를 표시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컴퓨터의 입력 장치는 문자, 도형, 목소리, 숫자 등의 데이터를 읽어 들인 뒤, 컴퓨터가 이를 처리할 수 있도록 0과 1의 이진수 형태로 바꾸어 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키보드(Keyboard), 마우스(Mouse), 트랙볼(Trackball, 위로 드러난 볼을 손가락으로 돌리는 장치), 포인트 스틱(point Stick)/터치 패드(Touch Pad, 노트북용), 조이스틱(Joystick), 스캐너(Image Scanner) 등이 대표적인 입력 장치에 속한다. 여기에 단순하면서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입력 장치가 대세로 떠올랐으니, 바로 터치스크린(Touch screen)이다.
터치스크린은 그저 화면을 꾹꾹 눌러서 입력할 수 있어, 단순하면서 사용이 편리한 인터페이스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각광 받고 있다. 스마트폰 등 최신 모바일 기기가 물밀 듯이 쏟아지고 있는 요즘, 터치스크린은 그야말로 전성시대를 누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터치스크린의 작동 원리
터치스크린은 구현 원리와 동작 방법에 따라 다양한 방식(저항막/광학/정전용량/초음파/압력 등)으로 구분된다.
1.누르는 터치스크린(저항막, 감압 방식)
‘저항막 방식(감압식) 터치스크린’은 액정 위에 여러 겹으로 막(스크린)이 쌓여있는 형태이다. 가장 바깥쪽(손이나 펜이 맞닿는 부위)엔 부드러우면서 흠집에 강한 재질의 막이 있고, 다음에는 충격을 완화해주는 막, 그리고 다음은 입력을 감지하는 투명 전도막(전기가 통하는 얇고 투명한 기판) 2장이 겹쳐있다.
사용자가 화면을 누르면, 투명 전도막 2장이 서로 맞닿으면서(전기적 접촉, 압력) 발생한 전류와 저항 변화를 감지해 입력을 판별(가로, 세로 좌표 인식)한다. 따라서 손가락은 물론, 스타일러스 펜(터치펜), 손에 쥘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이용해 화면을 터치할 수 있으며, 연속된 필기 입력이나 작은 아이콘 터치에도 유리하다. 또한, 원리가 간단한 만큼 제조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
처음 스마트폰이 나왔을 당시엔 터치를 인식하는 방식은 주로 감압식이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액정 위에 여러 겹으로 막을 쌓아 올린 만큼 화면 선명도가 떨어지고, 충격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필름이 접촉될 정도의 압력을 가해야 하므로, 터치 인식률이 낮으며 여러 군데의 터치를 동시에 인식하는 '멀티터치'를 구현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였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정전용량 방식(정전식)의 터치스크린이 주로 사용된다.
2.만지는 터치스크린(정전식)
‘정전식 터치스크린’은 우리 몸에 있는 정전기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즉 액정 유리에 전기가 통하는 화합물을 코팅해서 전류가 계속 흐르도록 만들고, 화면에 손가락이 닿으면 액정 위를 흐르던 전자가 접촉 지점으로 끌려오게 된다. 그러면 터치스크린 모퉁이의 센서가 전자의 흐름을 감지해서 입력을 판별하게 된다. 장갑을 끼거나 물 묻은 손으로 터치를 시도하면 잘 안 되는 이유도, 이로 인해 전자의 흐름이 방해받기 때문이다. 전도성이 있는 특수 섬유를 덧댄 터치 장갑을 쓰면, 장갑을 쓴 채로도 터치를 할 수 있다.
정전식에선 화면을 살짝 스치듯 만져도 터치 입력이 가능하며, 멀티터치도 지원된다. 또한 유전체(전기가 통하는 화합물)가 코팅된 액정 유리를 사용했기 때문에 화질이 저하될 염려도 없다.
이를 활용한 주요 기기로는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있으며, 이들 제품처럼 작은 화면에 효과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적용하는 데는 정전식 입력 방식이 적합하다. 최근에는 휴대폰보다 화면이 큰 태블릿 PC(삼성 갤럭시탭, 애플 아이패드 등)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들 역시 대부분 감압식보다는 정전식 터치스크린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정전식 터치스크린도 단점은 있다. 가장 먼저 손가락처럼 전자를 유도하는 물질이 아닐 경우(비전도체: 전기가 흐르지 않음) 터치 입력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감압식 터치스크린에서 쓰이는 일반적인 스타일러스 펜을 이용할 수 없으며, 손가락이나 정전식 전용 스타일러스 펜을 이용해야만 한다. 뿐만 아니라, 정전식 터치스크린의 내구성은 감압식 비해 뛰어난 것(코팅된 강화 유리를 사용하기 때문)은 분명하지만, 작은 손상(충격으로 인한 흠집, 화면 일부 찍힘 등)에도 터치스크린이 오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터치스크린 자체를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 또한 상대적으로 비싸다.
터치스크린의 전성기 시대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의 모바일 기기 이외에도 터치스크린이 우리 실생활에 적용된 사례는 대단히 많다. 지하철 역사 등의 전자지도 기기, 현금자동인출기(ATM), 공공장소에 설치된 키오스크(kiosk, 정보전달) 기기, 극장 등의 자동발권기 등 터치스크린 기술은 알게 모르게 우리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이렇게 특정 입력 도구를 사용해야 했던 과거를 지나 손가락으로 직접 터치, 입력하는 현재를 살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손가락이 닿지 않아도 사용자의 행동이나 제스처에 따라 정보를 입력할 수 있는 입력 방식이 대중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터치스크린이 일상화되면서, 이를 사용하는 데 불편함을 겪는 노인 및 장애인 등의 디지털 소외계층도 함께 늘고 있다. 코로나 19 팬데믹의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면서, 도입이 가속화된 비대면 결제 단말기 ‘키오스크’는 우리 사회의 큰 숙제로 대두됐다. 대다수의 노인이 터치스크린으로 주문 및 결제를 하는 키오스크를 잘 활용하지 못해,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 하나를 편하게 사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키오스크는 점자나 음성 서비스 등의 터치스크린을 대체하는 수단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장애인에게도 무용지물이다.
터치스크린은 결국 우리들 사용자의 편의를 돕기 위해 발전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디지털 소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터치스크린 기반의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홍보하고 교육하는 것이 급선무다. 또한, 휠체어를 탄 상태에서도 화면 높낮이를 조절하거나, 저시력 장애인도 화면 글씨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저시력 화면모드'와 점자패드 등을 탑재한 키오스크 보급을 활성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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