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고려거란전쟁 자체와 관련된 인물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서 양규가 빠진게 아쉬웠는데

다시 마지막화 차근차근보니 마지막씬은
나름 좋은 씬임

(여기부터 꿈보다 해몽주의)

강감찬이 거란과의 마지막 일까지 온전히 매듭지은 후 현종에게 사직을 권하고 이를 윤허함
(실제 역사에선 사직 윤허한적 없다고 한다는데 극 자체 연출에 집중해보기 위해 우선 드라마 기준으로만 잠시 보겠음)

강감찬이 고마움과 이별의 아쉬움등을 표현 한 채로 퇴장함.
이 순간을 끝으로 "고려와 거란의 전쟁 서사" 자체는 극 자체의 종료보다 아주 조금 일찍 끝남.

남아있는 하나의 씬은 현종이라는 개인의 삶에 대해 돌아보기 위해 사용됨.
(개인적으로 고려거란전쟁이라는 타이틀을 걸었다면 마지막까지 고거전의 씬으로 마지막을 장식했어야 한다고보지만, 현종 개인에게 포커스 한 것도 최악의 선택은 아니었다고 봄)


아무튼 남아있는 하나의 씬의 시작과 동시에 정전과 옥좌가 어둡게 비춰지기 시작하며, (현종의 죽음이 가까워 옴을 암시)

이때 등장하는 인물들의 공통점

1. 이미 죽은 인물들 (이미 죽은 이들만 등장 시킴은 왕순도 곧 죽을 것임을 연출한 것. 즉 이 장면에서 왕순이 있던 어두워진 정전은 곧 저승과 거의 맞닿은 곳임을 암시.)

2. 왕순의 개인 생애에서, '거란과의 전쟁 이외에' 자신에게 큰 역경이나 위협, 도움 또는 전환점을 제시한 인물들. 전쟁 이외에 역경에 집중한 것은 강감찬의 퇴장을 전후로 고려거란전쟁 자체와 전쟁을 겪어낸 왕인 왕순 개인의 삶을 잠시 구분해보고자 하는 의도였을거라 생각함.


1과 2의 교집합 인물들만 결과적으로 등장했으며
강감찬은 고려거란전쟁 이외에도 왕순 삶에 끼친 영향시 크지만 생존자여서 1에 미해당
양규의 경우, 왕순과의 중요한 만남이 있었으나 양규는 좀더 고려거란전쟁 자체와 연관된 인물이므로 왕순 개인의 삷과 다소 거리감이 있어 2에 미해당

결국 등장인물들은

목종 - (드라마 기준) 같은 용손으로, 왕권의 지속과 옥좌로의 귀환을 그에게서 유년시기부터 약속받음. 왕순이 태어나 처음으로 왕좌와 권력과 가지게 된 연결고리를 상징하는 인물(역시 드라마 묘사 기준).

천추태후 - 유년시기부터 자신의 목숨을 계속해서 노리며 궁밖으로 쫒아낸 왕순 생애 최초의 정적.

강조 - 무력에 의해 왕순에겐 최초의 정신적 멘토인(드라마 기준) 목종을 손쉽게 참살. 왕순을 옥좌에 올린 인물이자, 동시에 자신의 왕권과 신변을 위협한 역신이자, 거란과의 전쟁에서 고려와 왕실을 지키려 한 충신(드라마 기준).  목종과 천추태후가 왕순의 유년시절 역경을 상징한다면, 강조는 청년시절,그리고 치세 초반부 불안정한 입지였던 왕순의 역경을 상징함.

김훈,최질,원정황후 - 왕순에게 있어서 거란의 첫 침공(2차여요전쟁) 이후 본인 스스로 나라의 재건과 국가재정비 및 개혁의 그늘로 상징되는 인문들로 드라마에서 묘사된다.
김훈,최질은 승패가 애매한 2차전쟁 이후 혼란기동안 급진스럽고 예외적인 공과상벌/소외당한 반발세력을 상징함.
황후의 경우 왕순 개인에게는 인생의 반려자였으나 현종이라는 왕에게는 정적에 가까웠다

김은부 - 마찬가지로 같은 시기 왕순 스스로 행한 재건과 재정비 시기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드라마 기준) 급진적인 개혁으로 왕순 개인에게 어려움도 남긴 인물이며, 동시에 많은 도움도 주었던 공신



결과적으로 1과 2의 교집합인 인물들과
현종 개인의 삷에서 떨어뜨릴수 없는 고려거란전쟁을 의도적으로 떼어내려다 보니
연출이 어색해질수밖에 없었던 아쉬운 씬.
그래도 현종이 임종 직전의 본인의 삶을 돌아보며 먼저 죽은 이들을 떠올린다면 나올법한 장면이라 나쁜것만은 아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