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홈런을 더 많이 쳐야 한데요.”

kt 외국인 타자 앤디 마르테(32)가 후반기 첫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빼어난 실력과 인성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마르테에게 “3루수 골든글러브에 도전해보라”고 말하자 “동료들이 ‘3루수는 홈런을 많이쳐야 한다’고 말했는데, 내가 생각해도 그런 것 같다”더니 첫 타석에서 대포를 터트린 것이다.

마르테는 22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KBO리그 한화와 홈 경기에서 0-1로 뒤진 1회말 상대 선발 안영명의 바깥쪽 높은 직구(143㎞)를 밀어 우월 2점 홈런을 뽑아냈다. 오른쪽 폴을 맞고 파울지역에 떨어져 비디오 판독 끝에 홈런으로 인정된 시즌 9번째 아치였다.

이날 홈런을 포함해 2안타 3타점으로 5-3 승리를 견인했다. 시즌 타율 0.369에 48타점을 기록하며 중심타자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고 있다. 마르테는 “전반기에는 공격이나 수비 모두 큰 문제없이 원하는 방햐ㅇ으로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상으로 두 차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한 달 반 가량 팀을 떠난 것은 매우 아쉽다. 개인적으로도 실망스러운 부분이고, 무엇보다 팀에 도움을 주지 못한 것 같아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후반기에는 다치지 않고 팀 승리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스포츠서울] kt 위즈 마르테가 지난달 28일 대구 구장에서 진행된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텍사스 추신수와 같은날 콜업 돼 클리블랜드에 입성한 그는 KBO리그에서 활약 중인 어떤 외국인 타자들보다 진중한 태도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활달하고 장난기도 많지만, 그라운드 위에서는 좀처럼 흥분하지 않는 차분한 성격이 눈에 띈다. 그는 “16살 때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이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야구장에 있는 모든 사람은 다 같은 식구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아버지에게서 배운 덕목인데, 감독님부터 구장 관리 등을 위해 기용된 용역업체 직원들까지 직책만 다를뿐 같은 식구라고 생각한다. 모든 분들을 존중하고 이들의 일을 인정하라는 아버지 말씀을 신념으로 삼고 지내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며 겸손해 했다.

6월 28일 대구 삼성전 이후 13경기 만에 3타점 경기를 한 그는 이날 경기 후 “홈런을 쳐서 기쁘다. 판정에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맞는 순간 홈런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한화전에 좋은 성적을 내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노리는 공을 놓치지 않은게 비결이 아니겠는가. 개인적인 목표는 없고 팀이 탈꼴찌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며 구장을 찾은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추신수가 히트 포 더 사이클을 기록했는데, 나도 KBO리그에서 한 번 달성해보고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효자 외국인 선수’로 사랑받고 있는 마르테가 코리언 드림을 실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