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추종자 제보하자마자 맞닥뜨린 추방위기...베일에 가려진 그날의 진실은?
이슬람 테러 조직 IS의 추종자가 국내에서 테러를 계획한 정황이 드러나 추방됐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위험을 무릅쓰고 수사당국에 제보하고,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한 여성 이주 노동자였다.
하지만 정작 그는 지금 강제로 추방될 처지에 놓여있다. IS의 테러 위협으로 국내에도 긴장감이 높아지던 지난 2018년 광주의 한 공장에서 31살의 인도네시아 출신 남성 노동자가 경찰에 검거됐다.
IS 추종자로 밝혀진 이 남성에게서는 테러에 쓸 수 있는 폭탄, 총기 제조 방법이 담긴 자료와 탄피가 발견됐고 경찰은 즉각 추방 조치했다. 당시 사건 수사 경찰관은 "노트북에 그런 내용만 따로 저장해 입국해서... '언젠가는 사고 한번 치겠다' 이런 사람이었죠."라고 설명했다.
이 남성을 검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같은 인도네시아 출신 노동자인 푸트리 씨였다. 이 남성이 IS와 접촉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푸트리 씨는 자신의 불법체류 사실이 드러나는 걸 무릅쓰고 경찰과 국정원에 제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슬람에 대한 인식 나빠져요. 한 사람 때문에요. 그렇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어요. 빨리빨리 (신고해야)..."라며 당시 상황을 이야기했다. 국정원 요원으로부터 증거 수집 요청을 받은 푸트리 씨는 임신 중에도 다섯 달을 추적해 남성의 숙소에서 실탄과 공포탄을 찾아냈고, 사제 폭탄 제조법이 든 USB도 빼 왔다고 한다.
덕분에 테러를 막은 경찰은 푸트리 씨가 '국가 안보 침해 사범 검거에 기여했다'며 출입국 관리사무소에 '국내 체류를 긍정적으로 검토해달라'고 공문을 보냈다. 인도네시아로 돌아가면 신변에 위해가 갈 우려가 있다는 거다.
임시 비자를 발급받은 푸트리 씨는 불법체류 신분을 벗고 국내에 자리 잡았다. 그런데, 돌연 출입국관리사무소가 매년 연장되던 포트리 씨의 비자를 거절했다. 푸트리 씨가 실제로 보복 위협을 받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는 거다.
이에 푸트리 씨는 "계속 마음이 무서워요. 나 때문에 그 사람 잡혀서... 나중에 나한테 칼, 총... 우리나라(인도네시아) 가면..."이라고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인도네시아 말을 할 줄 모르는 9살 딸과 5살 아들은 졸지에 엄마를 따라 인도네시아로 가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에 푸트리는 "(첫째가) '나 (인도네시아) 안 가고 싶어 엄마'. 음식도 인도네시아 음식은 잘 못 먹어요. 배추김치 좋아해. 엄마는 못 만들어요."라고 덧붙였다. 불법 체류라 해도, 6년 넘게 한국에서 자란 아이가 있는 가족은 아이의 고등학교 졸업까지 추방되지 않도록 지난해 정책이 바뀐 상황이다.
하지만 출입국 당국은 푸트리 씨가 이미 임시 비자를 받아 여기에 해당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푸트리 씨로서는 테러를 신고했다가 오히려 불법체류보다 못한 처지가 된 거다.
한편 이 사건을 접하게 된 광주 이주여성지원센터 정미선 소장은 "불법체류자 구제도 안 되고 특수기여자나 '우리나라를 위해 애썼다' 이런 인정도 없으니까, 오히려 가만히 있는 게 더 나았던 거죠."라고 시사했다.
그에게 이제 남은 체류 기간은 불과 열흘가량. 푸트리 씨가 비자를 연장해 달라며 낸 행정소송 결과는 내일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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