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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막아라" 홍준표 vs 대구경찰, 퀴어 축제 유례없는 충돌에 시

나남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6.17 21:5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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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막아라" 홍준표 vs 대구경찰, 퀴어 축제 유례없는 충돌에 시민 경악

대구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시민들(왼쪽), 경찰과 대치하는 대구시 공무원(오른쪽)
대구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시민들(왼쪽), 경찰과 대치하는 대구시 공무원(오른쪽)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에서 대구 행정 당국과 경찰이 정면충돌하였다. 현장 관계자들은 해외 토픽감이라며 두 기관의 갈등을 이례적이라 평가했다.

17일 오전 9시쯤 대구 중구 반월당네거리에서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로 퀴어문화축제를 위한 무대 설치 차량이 진입하려고 했다. 그러자 시청 소속 공무원들이 갑자기 길을 막아서며 축제 참가 시민들과 경찰을 30여 분간 대치했다.

성소수자들은 "대체 신고 절차를 모두 마친 평화로운 집회를 왜 공무원이 막아서느냐"고 항의했다.

경찰 역시 시청 공무원들에게 "퀴어 축제는 이미 등록을 마친 적법한 집회"라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협조해달라"며 몇 번이나 설명했다. 이어 주최 측과 성소수자 시민들의 참가를 위한 무대 설치 차량의 진입을 위해서 길을 뚫었다.

그러나 일부 공무원들은 온몸을 던져 가며 행사 차량을 막아섰고 이에 경찰은 공무원들을 밀어내어 전례 없는 대치 상황이 10여 분간 전개됐다. 이 과정에 몸을 사리지 않던 팀장급 공무원 한 명이 부상을 호소하며 길바닥에 주저앉았다.

경찰의 에스코트 덕에 차량이 무사히 진입하고 오전 10시 마침내 축제 개최 장소였던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중심에 다다랐다. 축제 주최 측 관계자들과 참가자들은 "대구 경찰 파이팅"을 외치며 환호하였다.

자식이 성소수자여서 부모로서 축제에 참여했다는 변홍철(54) 씨는 "별 희한한 상황"이라며 "어째서 적법 절차가 완료된 축제를 공무원이 막아서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정치적인 표 계산 때문이 아니냐"며 "공무원들이 무슨 죄냐.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이 너무 딱하다"라고 평했다.

 

이명박 정권부터 15년 동안 이어져 온 대구퀴어문화축제

홍준표 대구시장 "문재인 시대 경찰이냐"

기자회견을 하는 홍준표 대구시장 / 사진=연합뉴스
기자회견을 하는 홍준표 대구시장 / 사진=연합뉴스

반대로 중앙로 한 상인 이 모(75) 씨는 "애초에 왜 집회를 허락했냐"며 성소수자 축제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공무원들은 '멋대로 대중교통 10시간 차단한 대구 동성애 축제 강력 반대'라고 적힌 현수막을 가지와 대열을 이루었다. 해당 문구 밑에는 '동성로 상인회'라고 적혀있었다.

이를 본 한 시민은 "공공기관에서 만든 현수막도 아니고 상인회 현수막을 시청 공무원이 들고 있냐"며 "부끄러운 줄 알라. 본인들은 스스로 하는 짓이 이해가 가냐"며 소리 높여 질책했다.

오전 10시쯤 현장에 도착한 홍준표 시장은 기자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시청 공무원을 동원해 경찰과 축제 참여자들을 막아선 이유에 대해서 "퀴어문화축제는 불법 도로 점거"라며 "이를 허용한 대구경찰청장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갈등을 심화시켰다.

기자회견을 마친 홍 시장은 현수막을 들고 있는 공무원들에게 다가가 "다들 수고했고 퇴근해라. 고생했다"며 대치 상황을 마무리했다.

이날 동원된 경찰은 1천 500여 명으로 이에 맞서기 위해 대구시 중구청 소속 행정 공무원들 또한 500여 명이 주말 출근을 했다. 오전 7시부터 시작된 대치 국면은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560m를 이어 곳곳에서 긴장을 만들어 냈다.

퀴어문화축제 개최를 위한 대중교통전용지구 도로 차단을 놓고 대구 행정 당국이 경찰에 맞서는 전례 없는 상황이 벌어지자, 경찰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 경찰 간부는 "지금 공무원들하고 싸워야 하는 이 상황이 어이가 없다"라며 "우리야 15년 동안 퀴어문화축제 안전 관리를 위해 매년 나왔는데, 공무원들이 나온 건 생전 처음"이라며 예상치 못한 상황에 곤란함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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